서방 측 러시아 자산 동결에 푸틴 "미국 자산으로 피해 보상" 맞불

임주리 2024. 5. 2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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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 내 미국 자산으로 서방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에 대한 피해를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자국 내 러시아 자산을 우크라이나 지원에 활용하려는 미국·EU에 맞불을 놓는 모습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타스=연합뉴스

지난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조치로 러시아 중앙은행이 본 피해를 보상하는 특별 절차'에 관련한 법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정부와 중앙은행은 미국의 비우호적인 조치로 재산권을 박탈당한 사실을 입증할 경우 법원에 손해 배상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러시아 내 외국 자산을 관리하는 외국인투자통제위원회가 자국에서 압류 가능한 미국의 증권·부동산·동산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 보상을 받게 된다.

미국을 위시한 주요 7개국(G7)은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러시아 자산을 동결하는 제재를 가했다. 전쟁 장기화에 따라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우크라이나 지원에 쓰자는 논의가 활발해졌다.

지난 21일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러시아 동결자산에서 나오는 수익을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활용하는 데 처음으로 합의했다. 미국·영국·일본도 동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U·G7이 동결한 러시아 자산은 2800억 달러(약 383조6000억원)에 달하며, 이 중 3분의 2 이상이 EU 내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왼쪽)과 샤를 미셸 유럽의회 의장. 최근 EU는 러시아 동결 자산 수익을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에 사용하는 데 합의했다. AFP=연합뉴스

이에 대해 러시아 측은 "러시아의 자산이 압수될 경우 대칭적으로 행동하겠다"(드미트리 비리체프스키 외무부 경제협력국장)고 '맞불'을 예고해왔다.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는 비우호국 투자자가 자국에 투자할 때 당국의 허가 없이 해외송금을 할 수 없도록 특정 계좌만을 사용하도록 강제해왔는데, 이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기준 이 계좌에 묶인 자금은 적어도 2800억 루블(약 4조2000억원)이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러시아는 이미 여러 서방 기업의 자산과 러시아 내 유럽 은행들이 보유한 수백만 달러를 압류했고, 외국 기업들이 철수할 때도 엄청난 세금 등을 물린 바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전쟁 이후 외국인 투자가 급감해 서방에 큰 타격을 주긴 어려운 상황이나 개인 투자자들의 현금 자산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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