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다니던 길 일부러 돌아서…우크라전쟁, 독수리 삶도 바꿔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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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철새인 독수리가 지난 2년간 비행경로를 바꾼 것으로 조사됐다.
단 기존 비행경로보다 더 힘들고 오래 날아야 하는 경로를 택하게 되면서 독수리의 목숨도 위협받을 우려가 커졌다.
BBC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영국 조류학 트러스트'의 독수리 비행경로 연구 결과에 대해 보도했다.
해당 단체 소속 과학자들은 독수리의 다리에 GPS 추적 장치를 부착해 매년 철새의 이동 경로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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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경로보다 85㎞ 더 날아
번식 스케줄에 차질 줄 수도
대표적인 철새인 독수리가 지난 2년간 비행경로를 바꾼 것으로 조사됐다.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전쟁이 장기화하면서다. 단 기존 비행경로보다 더 힘들고 오래 날아야 하는 경로를 택하게 되면서 독수리의 목숨도 위협받을 우려가 커졌다.
BBC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영국 조류학 트러스트'의 독수리 비행경로 연구 결과에 대해 보도했다. 해당 단체 소속 과학자들은 독수리의 다리에 GPS 추적 장치를 부착해 매년 철새의 이동 경로를 파악한다. 그러나 지난 2년간 독수리의 비행 루트가 급격히 변화했다고 한다.
경로가 바뀐 시점은 2022년 2월이었다. 공교롭게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시기와 맞물린다. 당시 러시아군 기갑 부대는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남하했고,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북부 전역에 걸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연구원인 찰리 러셀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사람과 환경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건 사실"이라며 "이번 연구는 인간의 전쟁이 자연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포착할 수 있게 해준 드문 기회"라고 평가했다.
연구팀이 추적 중인 독수리는 항라머리검독수리다. 크기는 65~75㎝ 정도이며, 2017년 멸종위기 야생 생물 2급으로 지정된 위기종이다. 한국에선 매년 10월경에 도착해 이듬해 3월까지 서식하는 겨울 철새인데, 주로 쥐·포유류·양서류·곤충·다른 조류·동물 사체 등을 가리지 않고 포식한다.
동물 보호단체 및 연구단체들은 2017년부터 항라머리검독수리의 이동을 추적해 왔다. 하지만 전쟁으로 인해 철수의 이동 경로가 바뀔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제 항라머리검독수리는 기존 대비 평균 85㎞ 더 먼 거리를 이동하고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일명 '재급유'할 시간이 없어졌다는 데 있다. 철새는 목적지로 가기 전 여러 중간 기착지를 들러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열량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제는 안전하게 쉴 중간 지점이 사라졌다.
이 때문에 목적지에 도착할 때쯤이면 극히 지친 상태가 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번식 스케줄에도 차질을 줄 우려가 커졌다. 러셀 연구원은 "개체 수가 적은 야생 동물은 번식을 방해하는 모든 변수가 종 전체를 위협한다"며 "생물학자들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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