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상현' 키우려면 온 마을 필요하네…장성우·원태인·육청명·안영명 코치까지 [현장 인터뷰]

최원영 기자 2024. 5. 24. 09:4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T 위즈 신인 선발투수 원상현이 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모두의 도움을 받아 성장 중이다.

KT 위즈 신인 우완투수 원상현은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5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선전했다. 팀의 9-2 대승과 함께 미소 지었다.

총 투구 수는 79개(스트라이크 53개)였다. 패스트볼(26개)과 슬라이더(19개), 커브(17개), 체인지업(17개)을 섞어 던졌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7km/h를 기록했다. 시즌 2승째(4패)를 챙겼다.

이강철 KT 감독은 "원상현이 좋은 피칭으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포수) 장성우의 리드도 너무 좋았다"며 박수를 보냈다. 원상현은 자신을 도와준 수많은 얼굴들을 떠올렸다.

KT 위즈 포수 장성우가 경기 중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장성우 선배

원상현은 "이번에 잘 던질 수 있었던 건 다 장성우 선배님 덕분이다. 마운드에 많이 올라와 주시고, '나만 보고 던져. 나만 믿고 투구하면 좋은 결과 있을 거다'라고 해주셨다"며 "'제발 집중해서 던져라'라고도 하셨다. '잘 던지고 있다'며 파이팅을 많이 외쳐주시기도 했다. 선배님의 리드가 정말 컸다"고 밝혔다.

이어 "제구가 안 됐을 때 선배님이 계속 다독여 주셨다. 아무리 볼을 던져도 '이 타자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끔 해주셨다. 선배님의 말들 덕분에 정말 큰 힘이 났다"며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지고 간 게 결정적이었다. 확실히 타자를 잡아낼 수 있었다. 선배님께 감사하다"고 힘줘 말했다.

개막 후 몸무게가 7kg이나 빠졌다. 원상현은 "체력이 조금씩 떨어지고 구속도 많이 줄었다. 매일 경기가 있고 에너지도 많이 사용하다 보니 그런 듯하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여긴다"며 "(프로에서) 첫 시즌이라 그런 것 같은데 (몸 컨디션을) 꾸준히 유지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음식을) 많이 쑤셔 넣고 있다"고 전했다.

선배들의 사랑으로 채우는 중이다. 원상현은 "룸메이트 (김)민이 형이 잘 챙겨주신다. 밥도 많이 사주시고 배달 음식도 시켜주신다"며 "장성우 선배님이나 (강)백호 형 등 모든 선배님들이 예뻐해 주신다"고 귀띔했다.

2022년 은퇴식 당시 안영명 코치의 모습. KT 위즈 제공

▲안영명 코치

안영명 KT 멘털 코치와도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원상현은 "엄청난 도움이 됐다. 원래 경기 전 완전히 각성해 등판하곤 했는데 그게 내게 좋은 게 아니더라"며 "코치님이 류현진(한화 이글스) 선배님의 영상을 보여주면서 차분하게 해야 한다고, 우리가 점수를 내든 홈런을 치든 신나는 상황에도 계속 (평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래 나는 타자들이 점수를 내면 '와~' 이렇게 했다. 선발 등판하는 날만큼은 그냥 박수 쳐주고 계속 마음을 유지하려 한다. 그게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KT 위즈 신인 선발투수 육청명이 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육청명 동기

원상현은 올해 1라운드 7순위, 육청명은 2라운드 17순위로 KT에 입단했다. 두 루키는 나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육청명은 원상현에 앞서 지난 21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실점으로 좋은 투구를 펼쳤다. 23일 대구 삼성전을 마치고 인터뷰하는 원상현을 기다리던 육청명은 "내가 삼성 타자들에 관해 말해줬다"고 귀띔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눴을까. 원상현은 "(육)청명이에게 두산 베어스보다 더 (상대하기) 힘드냐고 물어봤다"며 입을 열었다. 지난 10일 두산전서 6이닝 5실점(4자책점)을 기록한 바 있다. 육청명 역시 12일 두산전서 3이닝 7실점으로 흔들렸다.

원상현은 "청명이가 두산보다 (삼성이) 더 힘들다고 하더라. 진짜 쉽지 않겠다 싶었다"며 "구자욱 선배님에겐 체인지업을 던지면 한 번 맞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진짜 그렇게 됐다(3회말 우전 2루타). 요즘 페이스가 좋은 김영웅 형도 있지 않나. 삼성은 콘택트 능력이 좋아 볼카운트가 조금만 불리해지거나, 변화구를 확실히 떨어트리지 못하면 빅이닝을 허용할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기존 선발 웨스 벤자민, 고영표, 소형준 등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두 신인이 씩씩하게 선발진을 지키는 중이다. 원상현은 "대체 자원으로 들어왔지만 벌써 10경기에 나섰다. 내겐 정말 뜻깊은 기회라 무조건 잡아야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며 "사실 초반엔 조금 방심해 '내가 난데'라는 생각도 했는데 지금은 완전히 수그리고 하나씩 배운다는 마음으로 투구한다. 한 경기 할 때마다 성장하는 느낌이 든다. 감사한 일이다"고 고백했다.

선발진에 선배들이 복귀하면 출전 기회가 줄어들 수도 있다. 원상현은 "매 경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투구하니 좋은 결과가 나온다. 선발로 던질 수 있는 날이 그리 많지 않다는 걸 나도 안다. 매 순간 감사하게, 후회 없이 던지자는 마음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팀 내에서 '원쪽이(원상현+금쪽이)'라 불린다. 원상현은 "난 이해할 수 없다. 하던 대로 한 것뿐이다"고 말한 뒤 "내 행동을 하나하나 돌이켜봤더니 금쪽이 같은 행동을 하는 것 같긴 하다. 요즘엔 튀지 않고 차분해지려 하는데 뭘 해도 튀는 느낌이다"고 멋쩍게 웃었다.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원태인이 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원태인 형

원상현은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메시지를 보내고 직접 만나기도 하며 체인지업을 배웠다. 그립 잡는 법과 던지는 방법 등을 들었다.

실전에서 활용 중이다. 현재 완성도는 어느 정도일까. 원상현은 "80% 정도 되는 것 같다. 아직 왔다 갔다 하는 부분이 있다"며 "확실히 장착하진 못했지만 써본 결과 좌타자에게는 통할 듯하다. 높게만 던지지 않고 잘 다듬으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원태인은 지난 21일 대구 KT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도중 허리에 이상을 느꼈지만 책임감을 발휘했다. 5회까지 어떻게든 버텨냈다.

원상현은 "그날 (원)태인이 형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럼에도 그 정도로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게 대단했다"며 "난 컨디션이 안 좋은 날 완전히 박살 나는 경우가 많았다. 형을 보며 여러 가지를 느꼈다"고 눈을 반짝였다.

이어 "삼성전에 등판하게 돼 태인이 형의 등판 날짜를 알아봤다. 형이 몇 선발인지 잘 몰라 찾아봤더니 (3연전 중) 첫 번째 경기에 나오더라"며 "아쉬웠다. 선발 맞대결을 펼쳤으면 재밌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KT 위즈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