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당원들엔 "회초리 들어달라" 편지·부산 찾아선 "각성한 당원 늘려야"…이재명 광폭행보

김은지 2024. 5. 24.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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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명 이상 탈당엔 "당혹스럽다"
"당내 선거·공천·정책결정에서
당원 역할과 책임 확대 강화하고
당원국 설치 등 모두 열어놓을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이 23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당원주권시대 더불어민주당 부산·울산·경남 컨퍼런스'에 참석해 행사진행을 지켜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른바 개딸(개혁의딸)로 불리는 강성 당원의 '탈당 러시'를 수습하기 위한 당원 권한 강화에 총력을 쏟고 있다. 민주당 국회의장 경선에서 추미애(하남갑) 당선인이 낙선한 결과에 반발해 탈당한 당원은 2만명을 넘어섰다. 이 대표는 추미애 당선인을 지지했던 강성 당원들을 달래는 차원에서 '당원 중심 대중정당'의 필요성을 재차 역설하고, 실제 '당원권 강화'를 위한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급기야 당내 선거·공천·정책결정에서도 당원의 역할과 책임을 확대하고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자칫 민주당이 강성 당원들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당원들에게 당의 주인으로서 회초리를 들어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쓰고, 동시에 '당원국' 신설을 약속하는 등 내부 결속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 메시지 추모글에서도 '당원 중심'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김해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에서 열린 추도식을 마친 후 자리한 '당원 주권시대 콘퍼런스 부산·울산·경남 편'에서는 "각성한 우리 당원들"이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이날 이 대표는 노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을 위해 봉하마을로 이동하던 길에도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켜고 강성 당원들에 대한 권한 강화를 약속했다.

이 대표는 "현재 2만명 넘게 탈당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당원 중심의 대중 정당으로 확실히 변모시키자"고 독려했다. 또 "변화의 에너지와 역동적 에너지를 누를 것이 아니라 키워가야 한다"며 "당원의 역할을 확대해 책임감과 자긍심을 높여내는 것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말했던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행동'이 되지 않을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라이브) 방송이 늦어진 이유는 탈당한 당원들에게 편지를 쓰는 문안을 작성하느라 늦은 것"이라며면서 "(당을) 포기하면 끝이다. 포기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대신 혼을 내달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몇 시간 뒤 페이스북에 '떠날 결심을 한 오랜 동지들께 보내는 편지'란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이 대표는 "탈당자 총수가 2만명을 넘어서는 것도 문제지만 탈당자 중에는 민주당과 함께 수십 년 풍파를 견뎌오신 백전노장들이 많아 당혹스럽다"라며 "누구보다 민주당을 사랑하고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포기하고 탈당할 것이 아니라 당의 주인으로서 회초리를 들어 민주주의를 위한 여러분의 도구로 바꿔달라"라고 적었다.

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는 대의제 중심의 과거형 민주주의에서 직접민주제 중심의 미래형 민주주의로 혁신해 가는 거대한 변화의 한복판에 서 있다"라며 "일당독재 국가가 아닌 민주국가에서 대한민국 민주당은 가장 크고 활력 있는 정당이다. 이 역시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당원들의 주권 의지가 제대로 발현될 수 있도록 당원들의 의지를 모아 당 제도를 정비하겠다"며 "당 운영과 당내 선거·공천·정책결정 과정에서 당원의 역할과 책임을 확대하고 강화하는 방안, 당원국 설치 등 당원과의 일상적 소통 참여 창구를 만드는 방안까지 모두 열어놓고 제안받고 검토하고 또 토론하겠다"고도 공언했다.

아울러 "우리 앞에 놓인 이 역사적인 변화로 당이 분열되는 결과가 만들어질 것인지, 아니면 '당원 중심 대중 정당'으로 확실히 나아갈 기회로 삼을 것인지 그 모든 일이 당의 주인인 여러분께 달려 있다"라며 "비 온 뒤 더욱 굳어지는 땅처럼, 아픔을 이겨내고 더욱 단단한 '원팀 민주당'이 돼 국민의 삶을 지켜내고 더 나은 세상을 함께 열어가자"라고도 촉구했다.

이 대표는 부산에서 열린 당원 콘퍼런스에서는 "구조적 소수라고 할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 사회의 진보 개혁 진영이 큰 전쟁에서 구조 자체로 이기려면 방법은 딱 한 가지밖에 없다"라며 "그것은 결국 깨어 행동하는 조직된 더불어민주당의 당원과 지지자들의 실천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각성한 우리 당원들을 지금부터 더 늘리고 그들의 실천 의지를 강화하고 행동과 실행을 더 확대해 나가는 것, 이것이 유일한 이기는 길"이라며 "'당원들이 당의 주인이다. 대한민국 주인이 국민이다. 국민이 곧 국가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강성 당원들이) 자발적으로 최선을 다하지 않겠느냐"라고도 덧붙였다.

이날 민주당 22대 총선 당선인들도 1박 2일간의 워크숍을 마무리하면서 '당원권 강화'와 관련한 내용을 채택했다. 당선인들은 "당원은 민주당의 핵심이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당원의 의사가 민주적으로 반영되는 시스템을 더욱 확대하고 강화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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