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망하게 할거라던 쓰레기 처리시설이 제주 동네 살렸다

천권필 2024. 5. 24.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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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동복리에 있는 쓰레기 처리 시설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사진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혐오 시설로 인식됐던 쓰레기 처리장이 지역 경제를 살리는 랜드마크로 거듭나고 있다. 2019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과거 제주도는 관광객 증가와 인구 유입으로 인해 쓰레기 처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의 소각·매립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폐기물 처리에도 숨통이 트였다.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가 들어서면서 인근 마을에도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센터 측은 자녀를 둔 부모들이 싸게 들어올 수 있는 공동주택을 짓는 등 학교 살리기 사업을 진행했고, 지역 주민들도 직접 채용했다. 현재는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해 수영장과 찜질방 등의 주민편익시설을 짓고 있다. 특별지원금으로 만든 풍력발전소와 청년주유소의 수익은 마을 주민들에게 돌아간다. 안 팀장은 “마을 청년회에서 운영하는 청년주유소의 경우 제주도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매출이 많다”며 “수입이 많아지다 보니 이젠 고향을 떠났던 사람들도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했다.

쓰레기 처리 시설의 가장 큰 변화는 악취가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생활쓰레기를 그대로 매립했지만, 이제는 소각한 뒤 남은 재만 매립하기 때문이다. 또 물놀이장이나 공원을 조성하는 등 인근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환경부와 서울시·인천시·경기도는 3월 28일부터 6월 25일까지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매립지 3차 공모를 진행 중이다. 이전 공모보다 부지 면적을 줄이고, 매립지가 설치된 기초지자체에 주어질 특별지원금은 2500억 원에서 3000억 원으로 늘렸다. 서용석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기획조정처 차장은 “시설 디자인부터 편익시설까지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사업을 진행한다”며 “매립장 역시 소각재만 매립하기 때문에 악취나 환경 영향도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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