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 정면으로 파고든 '설계자', 관전포인트 둘

이선필 2024. 5. 23.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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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일 쏟아지는 사건사고 중 기획 혹은 조작된 것은 없을까.

돈과 권력이 파고들면 그 또한 있을 법한 일이 되고 상상 가능하다.

23일 서울 롯데월드타워 내 롯데시네마에서 언론에 선 공개된 <설계자> 는 장르 공식에 충실하면서도 제법 도전적인 면모가 엿보인다.

사건 기획자인 영일마저 영화 말미까지 혼돈에 빠져 있기에 관객 입장에선 영화적 설정이 주는 스릴링(thrilling)에 기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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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영화] <설계자>

[이선필 기자]

 
 영화 <설계자> 관련 이미지.
ⓒ NEW
 
연일 쏟아지는 사건사고 중 기획 혹은 조작된 것은 없을까. 돈과 권력이 파고들면 그 또한 있을 법한 일이 되고 상상 가능하다. 영화 <설계자>는 이 단순한 발상에 기대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작품. 23일 서울 롯데월드타워 내 롯데시네마에서 언론에 선 공개된 <설계자>는 장르 공식에 충실하면서도 제법 도전적인 면모가 엿보인다.

영화는 음지에서 각종 의뢰를 받아 특정 대상의 사고를 기획, 사망에 이르게 하는 범죄 집단에 대한 이야기다. 리더 격인 영일(강동원)과 각자 능력치가 서로 다른 인물들이 한 팀이 돼 의뢰인의 요구를 들어주는 식이다.

기본적으로 범죄자들의 두뇌싸움을 소재로 하기에 케이퍼 장르로 분류할 수 있지만 그보단 미스터리 스릴러 요소가 강화된 모양새다. 자신들보다 더욱 큰 범죄 집단인 이른바 '청소부'에 의해 팀원들을 하나 둘 잃어온 영일은 끊임 없이 주변인들을 의심하며 청소부의 정체를 찾아가는 이야기 구조다.

관건은 애초에 범죄자에게 몰입할 수 있는지 여부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영일을 비롯해 주인공 집단에 감정이입을 관객들이 할 수 있어야 따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장애물을 영화는 선악의 모호성을 지닌 캐릭터들로 상쇄했다. 영일과 단짝이자 가장 먼저 청소부의 희생자가 된 짝눈(이종석)마저 모든 사건을 조작해 내고 팀을 위기에 빠뜨린 밀정일 수도 있음을 영화 곳곳에서 암시하기 때문이다.

결국 누가 밀정이고 배신자인지는 중요하지 않게 된다. 사건 기획자인 영일마저 영화 말미까지 혼돈에 빠져 있기에 관객 입장에선 영화적 설정이 주는 스릴링(thrilling)에 기댈 수밖에 없다.

이점이 <설계자>의 약점일 수도 있다. 명쾌하고 분명한, 권선징악이 뚜렷한 이야기를 대체로 대중이 선호한다고 여긴다면, <설계자>는 상당한 악수를 둔 셈이다.

캐릭터 구성에 신선함을 더하다
  
 영화 <설계자> 관련 이미지.
ⓒ NEW
  
 영화 <설계자> 관련 이미지.
ⓒ NEW
 
이를 반대로 말하면 쉬운 선택을 피해서 나름 도전했다고 볼 수도 있다. 장르 영화로써 우선 <설계자>는 서사와 캐릭터 구성에서 신선함을 담보했기 때문이다. 인과 관계를 흩어 놓고, 주인공이 하나씩 단서를 찾아가게끔 했지만 애초에 선악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게 만들었다. 범죄 자체를 옹호할 수 없다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캐릭터 구성에선 영일의 손발이 되어 주는 월천(이현욱)이 성소수자로 묘사되고, 검찰총장의 딸이면서 영일에게 혼란을 주는 의뢰자 주영선(정은채)과 기획 살인 조직을 옥죄는 경찰인 조사관(김신록)이 여성으로 설정됐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이들은 모두 주체성을 갖고 이야기 전반에 큰 영향력을 끼친다. 무엇보다 영일과 가장 오랜 인연이 있는 재키 역을 맡은 이미숙을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는 것도 반갑다. 신구 조화가 된 팀구성만으로도 <설계자>는 제법 도전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장단점이 분명한 영화에 관객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홍콩 영화 <엑시던트>를 원작으로 했음에도 제법 한국적 기획력이 가미됐다. 대중의 호응도가 제법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평점: ★★★(3/5)
한줄평: 극장가에 활력은 이런 도전에서 시작된다

 
영화 <설계자> 관련 정보

영제 : The Plot
각본 및 감독 : 이요섭
출연: 강동원, 이무생, 이미숙, 김홍파, 김신록, 이현욱, 이동휘, 정은채, 탕준상
제공 및 배급 : NEW
제작: 영화사 집
관람등급: 15세이상관람가
상영시간: 99분
개봉: 2024년 5월 29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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