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전기차 좀 사시죠"…EV3 내놓고 '脫캐즘' 자신한 기아

편은지 2024. 5. 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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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소형 전기 SUV EV3 최초 공개
전기차 구매 가로막는 '높은가격' 해소
전기차 캐즘 뚫고 '대중화' 나선다
1회 충전거리 최대 501km… 완충 31분
송호성 기아 사장이 지난 21일 진행된 EV3 온라인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V3 온라인 미디어 컨퍼런스 화면 캡처

"얼리 메이저리티(early majority) 고객들은 실용적이고, 가격에 민감하고, 다양한 코스트를 따지고, 분석적인 고객층입니다.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현재 전기차가 전동화로 가는데 있어 장애물인 가격, 충전 인프라 관련 부분에서 상당한 해결책을 드려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 21일 온라인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진행된 EV3 공개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간 기아를 비롯한 여러 업체들이 출시한 모든 전기차에 뒤따르던 가격, 주행거리, 충전 문제 등 소비자들의 불만을 수용하고 직접 짚은 것이다.

충전 인프라야 기아 단독으로 단기간 내에 드라마틱한 개선을 이끌긴 힘들지만, 가격 측면에서는 3000만원대 중반의 매력적인 수준을 제시했다. 여기에 뛰어난 디자인과 성능, 상품성을 더해 EV3를 연간 최대 3만대를 판매하는 볼륨 차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날 공개된 EV3 글로벌 프리미어 영상에도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실질적인 고민이 담겼다. 영상에는 '나도 이런곳 까지 올 수 있을까? 더 작은 차가 필요한데? 주행거리 불안감. 넉넉한 공간이 필요한데?' 등의 고민이 이어졌고, 끝엔 EV3가 이를 해결해줄 것이라는 문구와 함께 영상이 종료됐다.

그간 EV6, EV9 등 E-GMP 기반 전용 전기차를 공격적으로 쏟아냈던 기아가 직접 전기차의 문제점을 공격하고 나선 건 '캐즘(대중화 전 정체기)'을 해결 할 수 있는 차량이 없었던 탓이다. EV6, EV9의 경우 상품성은 높지만 가격이 동급 내연기관차보다 높아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송 사장은 그간 출시했던 EV6, EV9의 가격이 높았단 점을 인정함과 동시에 EV3의 매력을 그 대척점에서 찾았다. 바로 3000만원대의 공격적인 '가격 경쟁력'이다. 내연기관 소형 SUV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해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EV3의 시작 가격은 미국에서는 3만5000달러, 국내에서는 3000만원 중반대다.

낮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주행거리는 작은 몸집으로 낼 수 있는 최대치로 늘렸다. 일각에선 가격을 낮추기 위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기아는 주행거리를 늘리기위해 NCM(삼원계) 배터리를 탑재했다. 전기차에 기대하는 소비자들의 심리적 한계선이 500km라는 판단에서다.

EV3는 81.4kWh 배터리를 탑재한 롱레인지 모델과 58.3kWh 배터리를 탑재한 스탠다드 모델 두 가지로 운영되며, 롱레인지 모델의 경우 1회 충전 시 501km를 주행 가능하다. 충전 속도는 350kW급 충전기로 급속 충전 시 배터리 충전량 10%에서 80%까지 31분이 소요된다.

기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대중적 전기차 시장에선 선택지에 제한이 많았다. 너무 크기 크거나, 가격대가 너무높았다. 더 작은 전기차를 원한다면 공간성이나 주행거리에서 타협해야했다"며 "이것이 바로 ev3의 출발점이었다. 근본적 불만을 해결하면서, 동시에 차급을 넘어서는 혁신적 기술을 담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EV3, 하이브리드와 경쟁 아니다… "대중화가 목표"

EV3 티저 이미지 ⓒ기아

통상 자동차업계에서 저가 차종에 고급 옵션을 제외시키거나, 전기차의 경우 저렴한 LFP 배터리를 탑재하는 등의 방법으로 원가절감을 해왔지만, 이번 기아의 EV3의 경우 그런 공식에서 모두 벗어난다. 게다가 플래그십 모델인 EV9에 적용됐던 디자인과 혁신 기술 등이 EV3에 적용되기까지 했다.

전기차 태동기를 책임졌던 얼리어답터를 넘어 전기차가 '대중화' 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얼리 메이저리티(신제품을 먼저 사용하는 사람들)을 공략해야한다는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얼리 메이저리티는 대중화 전 새로운 상품을 일찍 구매하는 축에 속하지만, 얼리어답터보다 경제성이 낮아 가격이 저렴하고 효율적인 상품을 원한다는 특성이 있다. 사실상 얼리 메이저리티의 눈에 들어야 본격적인 대중화가 시작되는 셈이다.

송 사장은 "얼리 메이저리티층이 기대하는 가격대라 생각한다. 주행거리는 전기차를 사용하고자 하는 고객들의 심리선을 보면 450km~500km는 돼야한다고 생각했다. 대중화 모델이던, 고급모델이던 마찬가지"라며 "EV가 얼리 메이저리티 층을 공략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대중화 모델로 생각하는 EV4, EV5등도 이런 고객들을 대상으로 론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EV3가 가격과 주행거리 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신하는 만큼, 기아는 EV3의 대중화를 위해 충전 이슈를 해소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긴 주행거리와 빠른 충전속도, 충전 동안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등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류창승 기아 고객경험본부 전무는 "EV3는 대중화를 위한 중요한 차다. 가장 중요한 걸림돌인 충전 이슈를 해소하는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며 "500km 가까운 주행가능거리,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데 31분 걸리는 이런 충전 솔루션, 주행중, 주차중, 정차중에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경험 등을 통해서 충전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중화'를 선언한 모델인 만큼 판매목표도 높게 잡았다. 국내 시장에서 월 2500~3000대, 연간 2만5000대~3만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다. 올해 1~4월 EV6가 2495대, EV9는 930대 판매됐음을 감안하면 상당히 공격적인 수치다.

전기차 판매가 줄며 하이브리드차 인기가 치솟고 있지만 기아는 EV3의 판매확대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 가솔린, 디젤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차를 선택하고 있으며, 전기차 판매를 저해하지는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송 사장은 "전기차의 수요가 하이브리드로 간다는 걸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이브리드의 차종은 2028년도 9개 차종까지 신규 투입함으로써 대응할 계획"이라며 "전기차는 대중화 모델을 가지고 수요를 창출하고 고객의 필요한 부분을 대응해 성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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