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초대형 프로젝트 연속 수주... 신재생에너지 강자 부상에 역할

신문웅 2024. 5. 2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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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2의 중동 붐' 주도하는 한국서부발전 고윤호 해외사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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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웅(태안신문) 기자]

 고윤호 한국서부발전(주) 해외사업실장.
ⓒ 신문웅
 
"2030년까지 중동지역에서 만 무려 70GW 규모의 태양광 입찰이 예정돼 있을 뿐 아니라 풍부한 재생에너지 입지와 값싼 전력요금은 그린수소의 생산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이룬 성과에 만족하지않고 태양광 사업의 지속적인 확장을 통해 향후 그린수소 및 암모니아의 생산과 도입까지 사업 밸류 체인을 구축해 제2의 중동 붐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17일 충남 태안군에 있는 한국서부발전(사장 박형덕) 본사에서 만난 해외사업실 고윤호 실장은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2022년 12월부터 해외사업실장을 맡은 고 실장은 한국서부발전이 지난 1년간 중동 지역에서 이룬 괄목할 만한수주 성과를 주도한 핵심적 브레인으로 평가된다.

국내 기업이 수주한 태양광발전 사업 중 단일사업 '최고'

서부발전은 지난해 오만수전력공사(OPWP)가 발주한 마나(Manah) 500MW 태양광 발전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올해 아랍에미리트 수전력공사(EWEC)의 아즈반(Ajban) 1500MW 태양광 입찰사업을 연속 수주하며 중동신재생에너지 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서부발전은 프랑스 전력공사인 EDF(Electricite de France)의 재생에너지 자회사인 EDFR(Renewables)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UAE 수전력공사(EmiratesWater and Electricity Company)에서 발주한 발전 설비용량 1500MW 규모의 초대형 태양광발전 입찰에 참여해 쟁쟁한 글로벌 에너지기업들을 따돌리고 사업을 따냈다.

이 사업은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동쪽으로 70km 떨어진 부지에 1조 원 이상을 투입해 15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단지를 조성하는 것으로 수출형 원전 1개 호기보다 크다. 부지는 분당 신도시 넓이에 달하며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큰 규모가 된다. 국내기업이 수주한 태양광발전 사업 중 단일 사업으로는 최고다.

이 발전단지는 오는 6월 착공해 2026년 7월 준공 될 예정이며, 준공 이후 예상 발전량은 연평균 4500GWh로 2022년 기준 인천광역시의 한 해 가정용 전력 소비량과 같다.

또 30년간 발전소를 운영하며 생산된 전력은 UAE 수전력공사가 전량 구매하고 아부다비 정부가 이를 보증한다. 이는 사업의 안정성이 확보되는 것을 의미하며, 누적 매출 전망치는 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글로벌 기업들간의 경쟁이 가장 치열한 중동 입찰시장에서 거둔 성과는 무엇보다 서부발전과 EDF-R 양사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파트너십이 시너지를 발휘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UAE 아즈반 1,500MW 태양광발전 사업 예정지
ⓒ 신문웅(한국서부발전 제공)
 
EDF-R과의 인연은 지난 오만마나 태양광발전 입찰사업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오만 수전력공사가 2019년 수도무스카트(Muscat)에서 남서쪽으로 170km 지점인마나 지역에서 1000MW(500MW 2개 부지)의 태양광발전 입찰을 발표했고, 서부발전과 EDF-R은 각자 입찰을 준비했다.

경쟁사 EDF-R과 컨소시엄 이뤄 파트너로 새로운 관계로 어려움 돌파

하지만 이 사업은 지역주민의 민원과 코로나 확산 등의 이유로 난관에 봉착했다. 서부발전 역시 부지 변경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그리고 파트너의 사업 포기 등의 악재로 사업을 포기할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경쟁사였던 EDF-R과 컨소시엄을 이뤄 파트너로 새로운 관계를 형성했다.

서부발전은 발전 설비 용량 16GW에 달하는 재생에너지를 개발·건설·운영하고 있는 EDF-R의 EPC 능력이 필요했고, EDF-R은 안정적인 기업 신용도를 바탕으로 한 서부발전의 금융 조달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이렇게 서로의 부족함이 채워지면서 새로운 동반자로서의 여정이 시작됐다. 

서부발전·EDF-R 컨소시엄은 지난해 5월 오만 수전력조달공사(OPWP)에서 발주한 오만마나 태양광 발전 사업 중 500MW 규모의 1단계 사업을 수주하면서 진가를 발휘했다.

오만 마나 태양광 사업은 여의도 면적의 2.6배 부지에 약 6000억 원이 투입되며, 이미 지난해 11월 착공해 한창 공사가 진행 중으로 내년 3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 실장은 "중동 국가들은 대부분 국가신용도가 높은 편으로 다른 개발도상국에 대비해 사업리스크가 낮은 편이며, 특히 공공 형식의 대규모 입찰방식으로 진행돼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전량 PPA(전력구매계약)를 통해 구매하고 정부가 이를 보증해 준다. 뿐만 아니라 부지 무상 임대, 송전 제약 보상 등 사업주 친화적인 다양한 조건들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서부발전, 글로벌 친환경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최선"

여기에 박형덕 사장의 에너지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와 경영진의 적극적인 지원은 해외사업에 추진력과 속도를 더했다. 지난해 3월 고 실장은 박형덕 사장과 함께 프랑스 파리에서 EDF-R 사장과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의 신재생 에너지사업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고, 이러한 협력은 곧장 UAE 아즈반 태양광발전 입찰에서 성과를 만들어 냈다.

향후 양사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가 얼마나 더 큰 결과로 확대될지 기대감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고윤호 실장은 "오만마나와 UAE 아즈반 태양광 입찰사업의 연이은 수주는 서부발전이 글로벌 에너지기업으로 인정받은 사례"라며 "향후 중동에서 태양광, 그린 수소 사업 등 친환경 에너지원을 확대해 에너지 전환과 무탄소 에너지 확산에 기여하는 글로벌 친환경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고 실장은 "정부의 재정 건전화 계획 이행 등 어려운 사업 여건 속에서도 서부발전은 국가별로 차별화된 전략과 함께 수익성과 리스크 등을 고려해 사업별 우선순위를 정해 조직의 한정된 재원을 선택적으로 집중하고 있다"며 "그간 많은 해외사업 개발의 실패와 성공 경험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는 회사의 큰 자산이 돼 서부발전만의 높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양한 나라에서 해외사업 추진

서부발전은 균형 있는 해외사업 포트폴리오 구상해 전세계로 다양하게 사업 영역을 확장 중에 있다. 2005년부터 시작해 15년간의 개발과 건설끝에 2019년 12월 준공한 라오스 세남노이 수력발전소는 연간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고윤호 서부발전 해외사업실장이 UAE 정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태양광 사업 설명회를 하고 있다.
ⓒ 신문웅(서부발전 고윤호 실장 제공)
 
2016년부터 3년간 라오스 세남노이 수력 해외 법인 대표로 근무하며 세남노이 수력발전소 준공와 시범운영을 주도해 온 고 실장은 라오스 정부에서도 인정받는 성과를 올렸다.

협력사인 중국 전력 기업과의 파트너쉽도 만들고 100여 명의 현지 직원을 채용하며 고용 창출에도 기여했다.

2018년에는 호주 빅토리아주에서는 110MW 태양광 발전사업 개발에 성공하였고, 2020년부터 북유럽의 핀란드 및 스웨덴에 총 314MW 규모의 풍력발전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

서부발전은 중소기업 판로개척 지원 사업으로 대연씨앤아이와 세남노이 수력발전소 인근의 사남싸이 중등학교에 50kW 용량의 태양광 발전소를 지어 라오스 정부에 기증했다.

아울러 산업통상자원부의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을 활용해 금호이엔지, 에스엔디 파워닉스 등 국내 중소기업들과 함께 라오스 중부 캄무안주에 태양광 440kW, ESS 918kWh, 비상발전기 240kW로 구성된 친환경에너지타운을 구축하여 4개 오지마을 560여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는 한편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서부발전, '올해의프로젝트상' 수상

한편, 서부발전은 지난 4월 24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IJ 글로벌어워즈 2023'에서 오만 마나 사업으로 '중동·북아프리카지역 신재생 에너지 부문 올해의 프로젝트상'을 수상했다

IJ 글로벌은 세계적 경제전문매체 유로머니(Euromoney)가 발행하는 프로젝트 금융(PF) 전문지다. IJ 글로벌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매해 최고의 골을 선정해 푸스카스상을 수여하듯 전 세계 우수 PF 사례를 엄격히 심사해 '올해의 프로젝트'를 가린다.

최근 중동지역의 재생에너지 사업이 서부발전에 중요한 이유는 향후 발전 연료로 사용될 청정수소·암모니아를 조달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안정적으로 발전 연료를 조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중동은 풍부한 일사량과 저렴한 생산 단가를 확보할 수 있어 글로벌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확충 및 수소·암모니아거점 확보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고윤호 서부발전 해외사업실장(사진 왼쪽 두번째)이 오만 태양광 사업 수주 체결하고 있다.
ⓒ 신문웅(서부발전 고윤호 실장 제공)
 
서부발전은 높은 신용도와 수소시장의 오프테이커(Off-taker) 즉 수요자로서의 지위를 적극 활용해 쇄도하는 사업참여 요청 속에서도 옥석을 가려 가장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혼소 물량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 실장은 "서부발전은 중동이 앞으로 그린수소 시대를 선도할 것으로 내다보고 여기서 입지를 공고히 해 나갈 방침"이라며 "그 일환으로 올해 예정된 오만과 UAE, 쿠웨이트 등 대규모 태양광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추가 사업 수주 시 서부발전은 사업 확장을 통해 중동 내 입지를 더욱 굳건히 다지고, 향후 수소 생산 및 도입까지 밸류 체인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고 실장은 이러한 중동에서의 사업 추진과 향후 추가 사업의 수주를 위해 올 하반기 UAE에 현지 법인 설치를 준비하는 등 한국서부발전이 국가를 대표하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준비 중에 있다.

태안궁도 대표 선수로 활약하는 등 고향 사랑 실천

고 실장은 충남 태안군 남면 양잠리 출신으로 남면중, 태안고, 한남대를 졸업하고 1995년 한전에 입사해 2001년 한국 서부발전으로 전적해 재무팀 차장, 위험관리담당 차장, 신성장사업처 차장, 신성장사업처 부장, 라오스 세남노이 수력 해외법인 대표, 인사운영 부장를 거쳐 2022년 12월부터 해외사업실장을 맡아 한국서부발전의 해외사업을 이끌고 있다.
  
 한국서부발전(주) 고윤호 해외 시업실장이 취미로 시작한 궁도를 꾸준히 해 어느새 태안군 대표 선수로 각종 대회에서 출전하고 있다
ⓒ 신문웅
 
또한 고 실장은 해외 사업부 파견 신청과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설명하고 소통하기 위해 20여 년 전에 시작한 매일 외국인과의 아침 영어 회화를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휴일이면 남면 양잠리 어머님의 농사일도 돕고 태안 본사 옆에 위치한 소성정에서 취미로 시작한 궁도는 부단한 노력으로 태안군 대표 선수로 선발돼 군을 대표해 각종 대회에 출전해 수상하기도 했다. 이어 한국서부발전에 궁도 동아리 창단을 주도해 직원들과 지역 주민들간의 소통에도 앞장서는 고향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바른지역언론연대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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