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m 스크린, 항공기 항적 빼곡했다…24시간 잠들지 않는 이곳 [르포]
“KE082편 기장입니다. 말씀하세요.”
“워싱턴에서 출발한 KE093편에서 라이트 터뷸런스(약한 난기류)가 있다고 해서 비행에 참고하시라고 연락드렸습니다.”
23일 오전 10시.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8층 종합통제센터(Operations & Customer Center, OCC). 뉴욕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KE082편 기장에게 김성진 대한항공 통제운영팀 차장이 실시간으로 기상 상황을 설명했다. 같은 항로를 먼저 비행한 항공기가 난기류를 보고하자 뒤따르는 항공기들이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
━
안전운항 브레인 OCC
센터 가장 안쪽에는 가로 18미터, 세로 1.7미터 크기의 대형 월 스크린이 자리 잡고 있다. 이날 방문 당시엔 운항 중인 항공기 85대의 레이더 항적을 실시간으로 표시하는 비행 감시 화면이 띄워져 있었다. 수십개의 비행기 아이콘들 아래 항공편명이 표시 돼 있고, 흰색 점선으로 표시된 항로와 함께 난기류·제트기류 같은 기상 정보가 한 눈에 펼쳐졌다. 뉴욕에서 인천으로 비행 중인 KE082편의 아이콘을 클릭하자 실시간 비행 고도와 남은 연료량 정보가 나왔다. 이 스크린 양옆으로 배치된 모니터 4개에선 전 세계 뉴스 속보가 방송 중이다.
안전사고 ‘제로’에 도전
OCC에 이어 대한항공 정비 격납고를 방문했다. 소형 항공기 3대가 정비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파트 10층 높이에 달하는 높이(25m)에, 길이 180m, 폭 90m로 축구장 2개 크기의 면적을 자랑하는 이곳은 국내 최대 규모의 정비 격납고다. 3100명의 전문 정비사들이 기체와 각종 부품을 검사하고 수리하는 작업을 24시간 쉼없이 한다. 이륙 전과 착륙 후 기체 상태를 이곳에서 점검한다.
대한항공은 국내에서 항공기 핵심 부품인 엔진을 분해하고 검사·수리해서 원 상태 그대로 복원하는 최상위 정비 단계 ‘오버홀’을 진행할 수 있는 유일한 항공사다. 이런 정비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 세계 항공사보다 평균 1~2% 높은 정시 운항률을 자랑한다. 항공기 제작사 보잉이 매년 발표하는 전 세계 항공사 실적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023년 기종별로 99.17~99.84%의 정시 운항률을 보였다.
이밖에 대한항공은 이날 기내 객실 승무원의 교육과 안전을 책임지는 객실훈련센터와 항공 종사자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항공의료센터 등도 공개했다. 대한항공 측은 항공기와 부품 교체 비용 외에 안전 분야에만 매년 400억원 이상을 투입한다고 설명했다. ‘안전에는 타협이 없다’라는 경영 방침에 따라서다. 회사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80% 이상의 직원이 안전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라며 “운항과 정비 등 항공 안전을 위한 모든 요소를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꼬박 7시간 100쪽 고쳐쓴 尹…“밥 먹자” 버너로 찌개 끓였다 | 중앙일보
- "김호중 어이없는 행위에…" 11년전 술자리 떠올린 박훈 변호사 | 중앙일보
- 6주 전 돌아가신 엄마 휴대폰, 마지막 통화한 남자의 정체 | 중앙일보
- 임영규, 사위 팔아 2억 사기?…"이승기한테 돈 받아야지" | 중앙일보
- 배우 박철, 신내림 근황 "23년째 몸 망가져…안 죽은 게 다행" | 중앙일보
- 다른 전 직원 "강형욱 마녀사냥…뺀질이 직원이 피해자 코스프레" | 중앙일보
- 김호중 소주 10잔만?…유흥주점 직원 "혼자 3병 마셨다" 진술 | 중앙일보
- “계약 위반”“임기 보장”…이 주주계약서, 민희진 운명 가른다 | 중앙일보
- 윤 대통령·홍준표 안 가리고 때린다…개딸 닮아가는 '한동훈 팬덤' | 중앙일보
- 심은우, 학폭 폭로 동창 무혐의에 "억울하다…재수사 요청할 것"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