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고 하는 말, 진심일까 헛소리일까? [별별심리]

신소영 기자 2024. 5. 2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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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술에 취해서 하는 말이 진심이라고들 말한다.

오죽하면 '술이 웬수다'라는 말이 생겼을까.

◇술 마시면 뇌 통제 느슨해져 속마음 말하게 돼100%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술을 마시고 하는 말은 속에 있던 진심일 가능성이 크다.

단국대 심리학과 임명호 교수는 "술을 마시면 일종의 최면 상태가 된다"며 "자아 방어기제가 약한 사람은 무의식이 드러나서 진심을 말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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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시면 뇌의 통제가 느슨해져 속마음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흔히 술에 취해서 하는 말이 진심이라고들 말한다. 일명 ‘취중진담’. 실제로 맨정신에 하기 힘든 속마음을 고백할 때 술의 힘을 빌리는 사람이 많다. 술을 마시면 평소 하지 못했던 말을 하는 용기가 솟기 때문이다. 물론 사랑 고백이 성공했다면 좋은 경우다.

하지만, 반대로 술에 취해 상사에게 막말을 하거나 전 애인에게 연락하는 등 실수를 하는 경우도 잦다. 오죽하면 ‘술이 웬수다’라는 말이 생겼을까. 다음날 정신이 깨면 “술김에 튀어나온 헛소리였다”고 핑계를 대기 일쑤다. 술 마시고 하는 말, 진심일까 헛소리일까?

◇술 마시면 뇌 통제 느슨해져 속마음 말하게 돼
100%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술을 마시고 하는 말은 속에 있던 진심일 가능성이 크다. 술은 긴장한 뇌 신경세포를 이완시키고, 중추신경계의 활동을 둔화시키기 때문이다. 단국대 심리학과 임명호 교수는 “술을 마시면 일종의 최면 상태가 된다”며 “자아 방어기제가 약한 사람은 무의식이 드러나서 진심을 말하게 된다”고 말했다. 무의식 상태에서는 감정이 쉽게 드러난다. 그래서 술을 마신 뒤에는 속에 눌러왔던 감정이 올라와 우는 사람도 있고, 화를 내는 사람도 있다.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 교수 역시 “술을 먹지 않은 상태에서는 말하려던 것을 억제하고 있다가 술이 들어가면 화학작용으로 인해 억제가 풀려 속에 있는 말을 내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취중진담이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 2013년 강남을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재원 교수 연구팀은 성인 남성에게 오렌지주스를 먹인 뒤 뇌파를 측정하고, 1주일 뒤 같은 사람에게 알코올이 든 오렌지주스를 먹이고 뇌파를 다시 측정했다. 그 결과, 일반 주스를 마신 경우 대뇌피질이 붉은색으로 나타났지만, 알코올이 든 주스를 마신 경우엔 푸른색을 보였다. 대뇌피질의 색은 푸른색을 띨수록 활성이 떨어진다. 즉, 감정을 통제해 이성적인 의사결정을 하던 뇌가 알코올이 들어가면 통제가 느슨해져 감정적인 말을 쏟아낸다는 것이다.

◇과음하면 역효과… 판단 능력 떨어뜨려
물론 이러한 술의 특징 때문에 술은 마음을 열고 진심을 끌어내기 좋은 수단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뭐든 과한 것은 문제가 된다. 과음을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는 것. 술은 중추신경을 자극해 감정을 고양시키고, 판단 능력을 저하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에 따라 본인이 느끼는 감정 이상으로 부풀려 말하는 경우도, 자아 방어기제가 심하다면 헛소리를 늘어놓을 수도 있다. 실제로 알코올 농도 수치 0.05%에 이르면 운동신경이 둔화하기 시작한다. 0.1%에 이르면 교감신경이 서서히 마비되기 시작해 시야가 흐려지고 몸도 뜻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된다. 그래서 과음한 뒤 자신이 무슨 말을 한 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필름이 끊기는’ 상황도 나타난다. 음주는 끊을 수 없다면, 자신의 의지대로 말할 수 있을 만큼 적당히 즐기는 것이 좋다.

한편, 술을 마실 때마다 폭력적으로 변한다거나 심한 말실수가 잦은 사람은 술을 아예 끊어야 한다. 술을 이용해 억눌렸던 화나 억울함을 잘못된 방식으로 표출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덕현 교수는 “의식이 있는 상태에선 충동 조절이 되다가 술을 마셔 무의식의 상태에서 충동 조절이 안 되는 경우 술을 절제하지 않는 이상 억제할 수 없다”며 “술을 무조건 끊는 게 유일한 해결 방법이다”고 말했다. 술이 아닌 다른 야외활동이나 운동 등 에너지를 소모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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