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딜 더 남았다…에코프로 3사 연쇄 충격

강미선 기자 2024. 5. 2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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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3社 적자 가능성

[한국경제TV 강미선 기자]
<앵커> 지난해 기업공개(IPO) 최대어였던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코프로머티)의 시가총액이 이번 주 1조원 가까이 증발했습니다.

IPO 당시 묶였던 보호 예수가 해제된 뒤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소식이 알려지면서입니다.

에코프로를 포함해 3형제로 불리는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데, 이에 관련해 산업부 강미선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강 기자, 이 번주 월요일 장 마감 후 블록딜이 알려진 뒤 주가가 급락했지요?

<기자> 네, 블록딜 발표 첫날 10만원 선이었던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코프로머티) 주가는 현재 8만원 선까지 떨어졌습니다.

7조 원을 웃돌던 시가총액도 일주일 사이 5조8,500억원 대까지 내려앉았습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보호예수 물량은 지난 17일 해제됐습니다. IPO 이후 6개월간 묶였던 물량이 풀리자 20일 2대 주주인 블루런벤처스(BRV)가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2,000억원 상당을 매각했습니다.

블록딜은 시장가에서 할인율을 보통 5~7% 정도 적용받는데, 이번 할인율은 9.7%로 꽤 높습니다. BRV가 주식을 더 싸게 내놓은 겁니다. 다시 말해 시장에서 현재 에코프로머티의 주가가 꽤 비싸다고 평가를 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보호예수 해제에 따른 잠재매물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건데, 시장 반응은 더 차가운 이유 있을까요?

<기자> BRV가 앞으로 더 팔 수 있다는 것과 높은 할인율 때문입니다.

BRV가 판매한 주식의 비중은 전체 지분의 약 3.2% 정도입니다. 2,000억원 규모를 팔아도 여전히 21%를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2대 주주의 엑시트도 타격인데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높은 할인율, 즉 예상보다 더 싸게 시장에 주식을 내놓아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앞으로 또 6개월 뒤면 공모주의 20%를 차지하는 임직원 우리사주조합 물량도 풀려 시장의 충격 요소가 계속 남아있습니다.

블록딜 이후 에코프로 계열 상장사 3곳의 주가도 줄줄이 미끄러지며 연쇄 충격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에코프로머티리얼, 에코프로비엠 등 에코프로 뒤에 뭐가 붙는 회사가 너무 많아 헷갈립니다. 이번 블록딜과 별개로 이들 계열사들이 사업적으로도 엮여 있나요?

<기자> 에코프로그룹의 계열사(상장사 4곳, 비상장사 19곳)들은 모두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를 만들기 위해 존재합니다.

한마디로 양극재 제조공정 별로 회사를 만들어 쪼갠 건데,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정별로 회사를 다 나눴다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에코프로머티가 만드는 전구체는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의 전 단계 원재료입니다.

전구체에 리튬을 더하면 양극재가 됩니다. 즉, 에코프로머티가 만드는 전구체 대부분은 내부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에 납품돼 사업상 종속 구조입니다.

지주사인 에코프로의 매출 90% 가까이가 에코프로비엠, 그다음이 에코프로머티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양극재를 중심으로 모든 계열사가 긴밀하게 엮인 구조이기 때문에 최근 전기차 수요부진에 모든 계열사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겁니다.

에코프로머티가 먼저 올해 1분기 적자를 냈고, 2분기에는 에코프로비엠도 영업 적자가 예상됩니다. 지주회사인 에코프로 역시 1분기 적자로 돌아섰는데 2분기엔 주력인 에코프로비엠마저 적자가 예상돼 손실 폭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앵커> 양극재 등 이차전지 소재 업황은 언제 회복될까요?

<기자> 시장에서는 2분기가 가장 큰 고비라고 봅니다.

3분기 신차 출시로 수요 증가와 메탈값이 2분기 들어 상승세로 접어들면서 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원재료를 비싸게 사와 싸게 팔아야 하니, 지난해 메탈값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이 컸습니다.

에코프로비엠은 엘앤에프 다음으로 컸습니다. 다행히 메탈값이 연초와 비교해 리튬은 25% 넘게 올랐는데요.

메탈값은 3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판매가에 연동되기에 하반기 실적 반등을 노려볼 수 있습니다. 신차 출시 기대감, 메탈값 상승이 있다 해도 중요한 건 전기차 시장 자체입니다.

이달 들어 완성차업체들의 배터리 주문 축소 결정,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채택 급증으로 양극재 업체들의 실적 반등 시기가 1년 정도 더 걸릴 것이란 시각도 있습니다.
강미선 기자 msk524@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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