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3E 수율 경쟁 본격화…장비株 몸값 '쑥' [엔터프라이스]

정호진 기자 2024. 5. 2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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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정호진 기자]
<기자> 역시는 역시나, 역시였습니다. 엔비디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고, 슈퍼 칩에 탑재될 HBM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권재순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HBM 3E 제품의 수율이 80%에 근접했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의 제품 수율은 50% 남짓으로 점쳐지는 만큼, 엄청난 수율인데요. 이 같은 보도에 SK하이닉스의 주가는 20만 원 선을 뚫어냈지만, '수율 80%'라는 발언을 두고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의 기술 자신감으로 볼 수도 있지만, 최근 경쟁이 과해지며 SK하이닉스가 무리수를 둔 게 아니냐는 것이죠.

실제 최근 HBM 3E 12단 제품을 둘러싸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은 치열한 속도전을 펼치고 있는데요. '수율'이 이번 경쟁의 핵심으로 부각되며, 반도체 장비주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짚어드리겠습니다.

<앵커> 수율이란 생산품 가운데 정상품이 몇 개나 되는가 하는 비율입니다. 80%라면 100개 중 80개가 정상품이라는 건데요. 정 기자, 수율 경쟁력이 곧 어떤 의미로 이어지는 겁니까?

<기자> 말씀대로 수율은 불량품을 솎아내는 지표입니다. 수율이 높아질수록 생산에 들어가는 시간이나 비용은 줄어들고, 원가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거죠. 이렇게 중요한 만큼 수율이 외부에 공개되는 지표는 아니거든요. 그래서 이번 SK하이닉스의 수율이 공개된 게 이례적인 것이고요.

지금까지 SK하이닉스의 HBM 수율은 약 60~70% 정도로 추정됐습니다. 삼성전자는 50% 수준으로 점쳐졌고요. '생각보다 낮은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HBM은 아파트처럼 다이 위에 D램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형태입니다. 그냥 쌓는 것도 어려운데, 예민한 반도체를 8단, 12단까지 쌓아서 서로 연결하는 게 상당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 작업입니다. 때문에 현재 기업들이 수율을 잡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 기자, 이 수율을 높이기 위한 과정에서 반도체 장비 기업들의 몸값이 뛰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실수를 줄이려면 연습을 많이 해야 하잖아요. 반도체도 마찬가지입니다. 테스트 공정이 수율 제고에 직결됩니다. 현재 테스트 공정 쪽은 일본의 어드반테스트와 미국의 테라다인, 두 개 회사가 양분하고 있는데요. 이 두 군데가 몰려드는 물량을 전부 처리하지 못하고 있어서, 국내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는 겁니다.

우선 후공정 테스트는 크게 3단계로 구성됩니다. 먼저 전공정을 마치고, 불량한 칩이 패키징 되는 걸 막기 위해 웨이퍼 테스트를 진행하고요. 다음엔 패키징이 끝난 칩을 테스트하는 패키징 테스트, 끝으로 칩과 기판을 결합한 완성품을 보는 모듈 테스트까지 이뤄집니다. 국내 기업이 많은데, 공정별로 참여하는 기업들을 정리해 드리면요. 웨이퍼 테스트에 디아이, 와이씨 같은 기업들이 있고, 패키지 테스트에선 리노공업, ISC, 티에스이 같은 기업이 소켓, 테크윙은 테스트 핸들러를 제공합니다. 끝으로 모듈테스트에는 엑시콘, 유니테스트, 네오셈 등의 기업이 들어갑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 기자, 이들 기업 중에 오늘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들 몇 개만 살펴볼까요?

<기자> 네, 다들 좋은 기업들인데, 시간 관계상 2개만 골라봤습니다. 먼저 유니테스트인데요. 국내에선 처음으로 메모리 모듈과 컴포넌트 테스터를 개발한 기업이고요. 최근 SK하이닉스에 검사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리고 흥미로운 점이 반도체 장비뿐만 아니라 매출의 60%는 태양광 사업에서 나옵니다. 태양광 발전 시스템도 시공하고요. 최근엔 태양전지 분야에서 개발도 이어가고 있는 기업입니다.

다음으로 디아이인데요. 디아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웨이퍼 테스트 장비를 납품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이 가운데에서도 '번인'이라고 해서 반도체에 전압이랑 온도를 가해서, 잘 버틸 수 있는지 테스트하는 공정에 들어가는데요.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HBM4부터 전용 장비를 개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정 기자, 오늘 어떻게 마무리할까요?

<기자> "수율을 잡아야 길이 열린다"
정호진 기자 auv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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