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 강구 안 하면 온 산천이 노랗게 된다"는 경고

정수근 2024. 5. 2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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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이었던 지난 22일 노란 큰금계국이 '점령'한 낙동강 해평습지(고아습지) 현장을 찾은 <한국식물생태보감> 의 저자 김종원 전 계명대 교수는 절망했다.

김 전 교수는 "큰금계국 문제는 지난 5년 전 대구MBC 보도가 중앙방송을 탈 정도로 크게 회자됐고, 당시 환경부가 제대로 대처하겠다고 했는데 그때 제대로 대처했다면 이런 사태까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환경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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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큰금계국 점령 낙동강 해평습지 본 김종원 전 교수의 일침 "환경부 직무유기"

[정수근 기자]

 낙동강 해평습지(고아습지)에 엄청나게 번져버린 큰금계국.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이었던 지난 22일 노란 큰금계국이 '점령'한 낙동강 해평습지(고아습지) 현장을 찾은 <한국식물생태보감>의 저자 김종원 전 계명대 교수는 절망했다. 23일 전화통화로 기자와 다시 연결된 김종원 전 교수는 "이는 명백히 환경부의 직무유기고, 국가가 없는 식민시대 같다"고 개탄했다(관련 기사 :
샛노랗게 물든 낙동강 해평습지... 생태폭력의 현장 https://omn.kr/28rif ).

"환경부의 직무유기고, 국가가 없는 식민시대인가"

김 전 교수는 "큰금계국 문제는 지난 5년 전 대구MBC 보도가 중앙방송을 탈 정도로 크게 회자됐고, 당시 환경부가 제대로 대처하겠다고 했는데 그때 제대로 대처했다면 이런 사태까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환경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5년 전인 2019년 7월 8일 대구MBC는 "국립생태원이 지난해(2018년) 1년 동안 외래생물정밀조사를 벌인 결과 큰금계국을 유해성 2등급 식물로 나타났다.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커 지속적 감시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보도했었다. 그러면서 "환경부도 유해성이 확인된 큰금계국을 지자체가 마구잡이로 심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종원 전 교수는 "그러나 환경부는 아직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이 때문에 (큰금계국이) 전국적으로 크게 확산됐을 것"이라고 봤다.
 
 낙동강 해평습지(고아습지)를 뒤덮고 있는 큰금계국의 모습.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그는 "이런 큰금계국 같은 식물을 외국에서는 'Invasive Alien Plant' 즉 '생태계교란 침투외래식물'이라고 규정하고, 생물다양성협약에서 이런 생물에 대한 철두철미한 통제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큰금계국이 화려한 꽃과 향기 때문에 벌들이 상당히 빈번하게 찾는다. 그래서 우리 고유의 충매화 식물(곤충이 수정해주는 식물)은 그만큼 꽃가루받이가 불리해지기 마련"이라며 "이 점은 생태학에서 상식이다. 결국 그렇잖아도 희귀해져버린 그런 고유 식물들은 완전히 멸종의 벼랑으로 내몰리게 된다"고 부연했다. 

김 전 교수는 큰금계국의 생태계 교란 정도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환삼덩굴이나 가시박 같은 생태계교란종은 이 친구들이 아무리 심각한 위해를 가한다 해도 일년초다. 그러나 큰금계국은 여러해살이 다년초다. 그런 의미에서 정말로 심각한 종이다.

왜냐하면 이 친구들은 한번 자리를 잡으면 그 자리를 비켜주지 않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고유 서식처가 건강하게 회복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게릴라번식전략이란 것으로 몸집도 점점 키우지만 뿌리 한 조각이라도 떨어져 다른 곳에 정착하면 그곳에서 또 크게 번성하는 식물이다. 그러니까 씨앗으로 그리고 뿌리로도 확산하는 그야말로 좀비처럼 사는 최강의 식물이다.

그래서 일일이 뽑아내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 이웃 나라들은 일반 가정집에 심으려 할 때도 주의사항을 철저하게 알릴 정도로 확산을 통제하고 정기적으로 큰금계국을 제거하는 작업을 벌일 정도로 애를 먹고 있다. 우리도 무슨 방법을 강구하지 않으면 온 나라 산천이 큰금계국밭이 될 것이다."

"한국 강하천시스템마저 붕괴시킬 것... 빨리 제거해야"
 
 낙동강 주변으로 점점 번져가고 있는 큰금계국. 이는 멸종위기종의 서식처인 모래자갈땅을 잠식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김 전 교수는 이에 더해 한국 강하천시스템마저 붕괴시킬 것이라면서 다음과 같이 우려했다.

"한국의 강하천시스템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식물이다. 하천 범람원의 우리 고유식생으로 (단양)쑥부쟁이류, 쑥 종류, 비수리, 패랭이류 등이 있고, 갈풀, 물억새, 달뿌리풀 등이 있다. 이 친구들이 정착해야 할 자리를 큰금계국이 뿌리를 내려 완전히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

마침내 하천바닥은 점점 육역화 그러니까 육상으로 변해가면서 강하천 구조와 기능이 크게 망가지고 만다. 그만큼 어마어마한 세금을 써서 애를 쓰더라도 강하천 기능을 겨우 유지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큰금계국은 한국 강하천시스템에 결정적인 방해 요소다. 큰금계국이 차지한 모래자갈땅은 여름철새나 겨울철새에게 아주 중요한 서식처가 된다. 특히 멸종위기종 쇠제비갈매기, 흰목물떼새와 같은 여름철새들에게는 멸종을 막을 수 있는 결정적인 산란 장소다."

김 전 교수는 "이 정도 되면 큰금계국은 하루빨리 제게해나가는 것이 맞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 가운데 정말로 서둘러야 할 일은 "모든 지자체에서 일제히 큰금계국을 제거할 수 있도록 소상한 실행 지침을 담은 정성어린 관리 매뉴얼 마련"이라면서 국가가 환경부가 제대로 일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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