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세이브 감흥 'NO' 전미르…친구 김택연보다 '9분' 늦은 것만 아쉽다 [부산 현장]

김지수 기자 2024. 5. 2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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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신인투수 전미르. 지난 5월 21일 KIA 타이거즈와의 사직 홈 경기에서 1.1이닝 무실점으로 프로 데뷔 첫 세이브를 따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조금 더 빠르게 타자와 승부할 걸 그랬어요."

롯데 자이언츠 슈퍼루키 전미르는 지난 21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손에 넣었다. 팀이 4-1로 앞선 8회초 2사 후 마운드에 올라 롯데의 6-1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을 직접 책임졌다. 1⅓이닝을 퍼펙트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프로 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전미르는 지난 4월 2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프로 데뷔 첫승, 4월 1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프로 데뷔 첫 홀드를 따낸 데 이어 세이브까지 수확했다. 프로 데뷔 시즌부터 승리, 홀드, 세이브를 모두 따내는 값진 경험을 하게 됐다.

전미르는 22일 KIA전을 앞두고 훈련을 마친 뒤 "8회초 2사 후 4-1 리드 상황에서 등판했는데 8회말 유강남 선배님의 2점 홈런이 없었다면 9회초에 김원중 선배가 던지셨을 것 같다"며 "유강남 선배님 덕분에 운 좋게 데뷔 첫 세이브를 하게 됐다. 사실 크게 의식하거나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공교롭게도 전미르는 동기생 두산 베어스 김택연과 같은 날 프로 데뷔 마수걸이 세이브를 기록했다. 김택연은 지난 21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서 ⅔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 투수가 됐다.

롯데 자이언츠 신인투수 전미르. 지난 5월 21일 KIA 타이거즈와의 사직 홈 경기에서 1.1이닝 무실점으로 프로 데뷔 첫 세이브를 따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잠실 경기가 저녁 9시 31분, 사직 경기가 저녁 9시 40분에 종료된 까닭에 2024 드래프트 신인 1호 세이브의 주인공인 전미르가 아닌 김택연이 됐다.

전미르는 큰 의미는 없지만 김택연에게 '9분' 밀린 부분을 아쉬워 하는 눈치였다. 자신이 조금만 더 빠르게 타자와 승부했다면 김택연보다 먼저 세이브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전미르는 "몇 분 차이로 김택연보다 세이브가 늦어져서 아쉽다. 내가 스트라이크를 계속 빵빵 던졌어야 했는데 시간을 조금 끌었다"고 웃은 뒤 "아직 김택연과 연락을 하지는 못했다. 오늘 축하한다는 말을 전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미르와 김택연은 아마추어 시절 청소년 대표팀에서 함께 뛰며 친분을 쌓았다. 소속팀은 다르지만 종종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서로의 선전을 응원하고 있다. 

전미르는 지난 3월 23일 정규시즌 개막 때부터 줄곧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면서 생애 한 번뿐인 신인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140km 중후반대 빠른 공과 낙차 큰 커브의 조합을 바탕으로 롯데 불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으로 자리 잡은 상태다. 

롯데 자이언츠 신인투수 전미르. 지난 5월 21일 KIA 타이거즈와의 사직 홈 경기에서 1.1이닝 무실점으로 프로 데뷔 첫 세이브를 따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롯데는 1992년 염종석이 자이언츠의 처음이자 마지막 신인왕 수상자로 남아 있다. 전미르가 올해 지난 31년의 한을 깨주길 내심 바라고 있다. 

전미르는 신인왕 자체에는 큰 욕심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 김택연을 비롯한 동기생들이 1군에서 선전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긍정적인 자극을 받고 있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전미르는 "신인왕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의식하는 순간 심적으로 쫓길 것 같아서 욕심을 안 내고 있다"며 "그래도 김택연을 비롯해서 동기들이 잘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확실히 동기부여도 되고 좋은 자극도 받는다. 나도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롯데팬들이 우려하는 체력 문제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강조했다.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닝 파트에서 세심하게 관리를 받고 있어 스스로 힘들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야구장과 집만 오가는 생활 패턴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입단 동기 강성우가 1군에 올라오면서 외로움도 줄었다.

전미르는 "웬만하면 집 밖으로 잘 안 나간다. 유강남 선배님이 나를 잘 챙겨주시는데 종종 같이 밥 먹을 때가 아니면 퇴근 후 집에만 있는다"며 "강남 선배님께서 '형이라고 불러'라고 하셨지만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더라. 13살 차이라서 처음에는 삼촌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항상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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