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줄 넘어가면 안 읽어... MZ세대가 찾는 뉴스는?

이가현 2024. 5. 2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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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공략한 뉴스 콘텐츠, 직접 제작해봤더니... 짧고 쉬운 뉴스 찾는 경향 보여

[이가현 기자]

'요즘 세대'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여러 매체는 MZ세대를 빗대며 저마다 개인성과 효율성을 부각한다. 일각에서는 무지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시사에는 관심 없는 청년들, MZ세대의 눈으로 이들을 공략한 뉴스 콘텐츠를 제작해 봤다.

레거시 언론, 전통적 미디어인 TV·신문·라디오 등에서 다루는 언론이라고 정의한다. 뉴스 없는 세대라고 불릴 만큼 뉴스와 멀어진 MZ세대는 점차 레거시 언론을 접하지 않는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3년 언론수용자 조사 결과, 뉴스 시청을 위해 TV를 이용한다고 응답한 20대는 8.1%에 그쳤다.

실제로 대학생 A씨는 지난 17일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TV에서 나오는 뉴스는 제시간에 맞춰서 봐야 하고 정형화되어 있어 부담스럽다"면서도 "관심 있는 기사만 보고 싶은데 TV 뉴스는 그것을 조절할 수 없다"라고 답했다. 긴 기사를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 탓에 인터넷상에선 '세 줄 요약'이 매너가 되기도 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3 언론수용자 조사 중 '우리나라 언론에 대한 인식'에서 '공정하다'는 답변은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 한국언론진흥재단
 
MZ세대들은 기성언론의 공정성을 거론하며 신뢰도가 높지 않음을 이야기 하기도 한다. 위 조사에서 우리나라 언론에 대한 신뢰도는 계속해서 하락하는 가운데 '공정하다'는 인식은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인터뷰에 응한 대학생 B씨는 17일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기성 언론은 예전에 비해 신뢰도가 낮다"며 "정권에 많이 휘둘리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14.2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인스타그램 숏폼 크리에이터 '어제그거(@yest_erdaynews)' 계정주도 3월 말 서면 인터뷰에서 "한쪽에겐 우호적이고 한쪽에겐 적대적인 매체가 아닌, 사실만 전달 후 양쪽의 입장을 다 언급하고 싶었다"는 뉴스 큐레이팅 계기를 밝혔다. 

결국 MZ세대는 쉽고 간단하며 편 가르기 하지 않는 공정한 뉴스 콘텐츠를 원한다.

일주일에 한 번, 뉴스 큐레이팅을 해 봤다

TV 뉴스를 찾지 않는 MZ세대에게서 주목할 점은 SNS를 통한 뉴스 수용이다. 이들은 SNS를 이용하던 도중 관심 있는 주제의 뉴스가 뜨면 자연스레 클릭하게 되고 원하는 뉴스를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에서 SNS 뉴스를 접한다.

이에 여러 언론사도 MZ세대 맞춤형 보도를 시작했다. 2015년 SBS의 '스브스뉴스'를 시작으로 중앙그룹의 '헤이뉴스' 등이 그 예다. 이는 정형화되고 정적인 형태의 뉴스에서 벗어나 젊은이들이 쉽고 가볍게 확인할 수 있는 형태로의 변화를 시도한 결과다.
 
 ▲직접 제작한 뉴스 큐레이팅의 표지 카드뉴스다. 인스타그램 @a__lot_of_thing에서 확인 가능하다.
ⓒ 이가현
 
이런 흐름에 맞춰 두 달간 한 주의 뉴스를 모은 카드뉴스를 인스타그램에 직접 게재해 봤다. 매일 올라오는 기사를 한데 모아, 업로드 직전까지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기사를 선택했다. 중립성을 위해 최소 5개 이상의 언론사 기사를 비교·분석하며 공통적인 부분만을 발췌했으며 정치, 경제, 사회, 국제 4개의 분야에서 총 6~8개의 사실을 다루곤 했다. MZ세대가 원하는 '짧고 중립적인' 큐레이팅을 위한 과정이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업로드 첫날인 4월 7일부터 5월 18일까지, 약 7주간 총 2373개의 계정에 노출됐고 이 중 73.4%는 팔로워가 아닌 사람이었다. 콘텐츠 시작 이후 팔로워가 300명가량 늘어 현재 1096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97.3%가 18세~34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응이 따라오지 않았던 초반 업로드 기간은 그야말로 MZ세대의 뉴스 수용 현실을 체감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계정을 찾는 대부분의 이유는 '알고리즘에 떠서, 짧고 쉬운 뉴스를 찾다 보니'였다. 

팔로워는 "카드뉴스 속 키워드가 강조되어 있고 시각화되어 있어서 일반 뉴스보다 훨씬 도움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 공식 언론사가 아닌 개인 큐레이터였기에 정치적 편향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조금 더 간단하고 시각화된 콘텐츠를 원하는 이용자도 있었다. 

MZ의 중심에서 언론에 던지다

이제 독자는 점차 더욱 짧고 간단한 정보만을 원하고, 조금이라도 어려워 보이면 가차 없이 넘겨버린다. 많은 시간을 소비하지 않으면서도 겉핥기식으로라도 알 수 있을 만한 짧은 뉴스 콘텐츠를 찾아 나선 것이다.

직접 올린 카드뉴스 또한 이용자의 반응을 위해서는 간단함·명료성·깔끔함이 주가 돼야 했다. 그러나 요약된 뉴스를 또다시 짧게 줄여가면서 정보의 깊이는 낮아져만 갔다. 무작정 짧은 콘텐츠에 집착한, 지나친 단순화의 폐해였다.

MZ세대가 뉴스를 찾지 않는 이유는 지루하고 어려우며 편향적인 이미지 때문이다. 이제 뉴스도 트렌드를 읽을 차례다. 많은 언론사의 반복되는 글 사이에서 선택받기 위해서는 '첫인상'이 중요하다. 트렌드를 파악해 제작한 맞춤형 섬네일은 뉴스 그리고 언론사의 첫인상이 된다. 그렇게 유입된 독자들을 계속해서 머무르게 하기 위해서는 이해하기 쉬운 설명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특히 그들이 기성 언론에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이유는 '이해하기 어려워서, 부담스러운 정형화와 어려운 용어' 때문이다. 뉴스의 조건은 10대 초반의 학생이 읽어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용어와 설명이라는 점을 다시금 생각해 봐야 한다. 더불어 조회수를 위해 짧은 기사를 많이 게재하기보다 명료한 타임라인과 비유, 쉬운 설명이 MZ세대를 이끄는 데 일조할 것이다.

마지막 비결은 해당 언론사의 독자로 자리 잡기 위한 정확성이다. 중립성을 해치는 편파적인 글이나 정확하지 않은 글은 '뉴스'로 정의할 수 없다. 맞춤형 섬네일이 첫인상을 담당했다면 뉴스의 기본인 정확성이 언론사의 이미지를 정착시킨다. 즉 앞으로의 언론은 무작정 짧은 콘텐츠가 아닌 트렌드를 읽는 첫인상, 이해도에서 우러나오는 지속성, 언론사를 신임할 수 있을 정도의 정확성을 갖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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