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40도 추위 속 왕복 50㎞ 등하굣길 위험 없도록… 키르기스스탄 오지에 통학버스를 선물하다

유경진 2024. 5. 23.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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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은 국토의 80%가 해발 2000m 이상 고산지대에 자리잡고 있다.

내륙국가인 만큼 키르기스스탄은 한겨울이 되면 기온이 영하 40~50도까지 내려간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밥상공동체·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 방문단이 키르기스스탄 이식쿨주를 찾았다.

연탄공장이 없는 키르기스스탄은 석탄으로 난방하며 겨울을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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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공동체·연탄은행 현지 방문
오르토토코이마을에 승합차 지원
연료난 주민 위해 연탄·석탄 7302t
자연재해 복구용 포크레인 전달도
허기복(가운데) 목사 등 밥상공동체·연탄은행 관계자들이 지난 16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 이식쿨주에 있는 오르토토코이 마을에서 통학버스 3대를 기부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은 국토의 80%가 해발 2000m 이상 고산지대에 자리잡고 있다. 동서로는 톈산산맥과 아라이산맥이, 남쪽으로는 파미르 고원이 펼쳐져 있다. 내륙국가인 만큼 키르기스스탄은 한겨울이 되면 기온이 영하 40~50도까지 내려간다. 주민들은 10월부터 6개월 넘게 이어지는 폭설과 극한의 추위 속에서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여야 한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밥상공동체·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 방문단이 키르기스스탄 이식쿨주를 찾았다. 수도 비슈케크에서 240㎞ 떨어진 이식쿨주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산정호수인 이식쿨 호수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차로 3시간을 달려 도착한 이식쿨주 오르토토코이 마을 입구 공터에는 15인승 승합차 3대가 주차돼 있었다. 연탄은행이 마을 아이들의 통학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다. 아이들은 처음 보는 승합차가 신기한 듯 맴돌기도 했다. 마을 아이들은 겨울이 되면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혹한을 뚫고 매일 수십㎞를 걸어 통학한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2시간30분을 걸어가야 학교에 도착한다. 왕복 5시간에 이르는 대장정이다. 길은 모두 비포장도로인 탓에 시시때때로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통학버스를 이용한다면 시간이 30분대로 단축된다.

다섯 남매의 엄마 라하트 아르바에바(39)씨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돼 안심된다”고 말했다. 그는 “겨울엔 아침에도 밖이 캄캄해 아이들이 학교에 도착할 때까지 마음 졸였는데 한시름 놓을 수 있어 기쁘다. 통학버스를 기증해 준 연탄은행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아이대미 누르가지에바(11)양은 “일찍 일어나도 학교가 멀어 지각하기 일쑤였다. 더이상 지각을 안 해서 좋다”고 활짝 웃어 보였다.

이어 연탄은행은 차로 20여분 떨어진 총사르오이 마을을 방문해 석탄 1t과 포크레인을 기증했다. 주민 40여명은 직접 나와 각 가정에 필요한 석탄을 가져가기도 했다. 연탄공장이 없는 키르기스스탄은 석탄으로 난방하며 겨울을 지낸다. 또 해당 지역은 산사태와 눈사태, 홍수 등으로 매년 수백t의 쓰레기가 생겨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자느벡 에밀가노브(68)씨는 “석탄이 비싸 구매하는 것이 부담됐는데 무료로 얻을 수 있어 든든하다”며 “자연재해로 인해 쓰레기 처리하는 게 큰 고민인데 포크레인이 생겨 치우는 일이 수월해질 것 같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연탄은행은 2011년 10월 비슈케크에 ‘키르기스스탄 연탄은행’을 설립한 후 13년간 6103가구에 7302t의 연탄과 석탄을 지원했다. 전날에는 탈라스주 바카이아타 지역 학교 24곳에 전자칠판을 기증했다.

이식쿨(키르기스스탄)=글·사진 유경진 기자 yk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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