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의 블루 시그널] 보훈문화, 교회가 앞장서자

2024. 5. 23.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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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6월이 오면 참전용사 노병들의 얼굴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내가 섬기는 새에덴교회는 6·25 참전용사 초청행사를 18년째 이어오고 있다. 나는 투철한 국가관과 보훈의식, 애국심을 가지고 교인들과 함께 보훈의 메시지를 나누며 섬겨왔다. 참전용사 초청행사는 한국교회 어느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최초의 애국보훈 행사였고, 지금은 다수의 교회들이 동참하며 선한 영향력의 파도를 일으키고 있다.

2007년 제1회를 시작으로 올해 18회째를 맞게 된 참전용사 초청행사는 공식적인 정부 행사를 제외하고는 종교 및 민간단체로는 최대, 한국교회로는 최초 행사였다. 17년간 8개국 6000명 넘는 참전용사와 가족을 한국으로 초청하거나 혹은 참전국 현지에서 초청행사를 진행했다.

참전용사들은 인천공항에서 환영 행사를 마주하며 첫 인사를 나누고 한강 유람선 선상 만찬을 함께한다. 이어 현충원, 미8군 캠프, 판문점, 안보 견학관, JSA부대, 도라전망대, 서울타워전망대, 삼성전자, 용산 전쟁기념관 등을 방문한다. 이들은 전쟁기념관 전사자 명단에 있는 옛 전우의 이름을 발견하곤 뜨거운 눈물을 쏟으며 감회에 젖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들을 한국에 초청해 준 것에 대해 눈물 젖은 감사의 마음을 표현한다.

새에덴교회에서 드리는 ‘한국전쟁 상기 및 평화기원 예배’는 태극기와 성조기(참전국가 국기)를 흔드는 어린이들의 환영 세리머니에서부터 특별한 순간을 선사한다. 나는 설교 시간에 한·미 양국의 평화 증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메시지를 전한다. 한·미 양국 대통령과 장관, 국회의원, 각국 대사 등의 축사가 이어질 정도로 국가적 행사로 발전했다.

참전용사 초청행사는 KBS, SBS 방송 다큐로도 방영되고 수많은 메이저 방송과 일간 신문에 보도되면서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고 섬기는 한국교회의 이미지를 고양시켰다. 이런 애국적 보훈 행사를 실천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 개인부문 보훈문화상을 수상했고, 2023년에는 새에덴교회가 단체부문 보훈문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새에덴교회가 참전용사 초청행사를 하는 이유는 첫째로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수고를 잊지 않기 위해서다. 둘째는 이 땅에 전쟁의 비극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셋째로 이 땅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진정한 평화와 통일의 꽃길을 열기 위해서다. 마지막으로 자녀들에게 고난의 역사를 교육하고 투철한 국가관과 애국심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노령의 참전용사들이 돌아가시면서 해마다 숫자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대부분 90대 초고령이기 때문에 거의 매월 1000명 이상 별세하고 있다. 현재 생존자가 3만7000여명 수준까지 줄었다고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참전용사들이 살아계실 때 보훈문화운동을 펼쳐야 한다. 특히 이 일에 한국교회가 앞장서야 한다. 초기 한국교회는 하나님 사랑과 나라 사랑을 동일하게 여기며 가장 낮은 자리에서 눈물로 기도하며 섬겼지 않았는가.

이번 6월에는 때를 놓치지 말고 교회마다 지역의 참전용사들을 초청해서 식사도 대접하고 조금이라도 위로금을 드리면 좋겠다. 보은이 한 인격의 품격이라면 보훈은 한 국가의 품격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한국교회가 보훈문화에 앞장서는 것은 교회 품격을 높일 뿐만 아니라 국가 품격까지 높이는 것이다. 나 역시 앞으로도 진심이 담긴 선한 애국사역을 이어갈 것이다. 18년째 참전용사를 초청해 섬겨 왔듯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묵묵히 참전용사들을 섬길 것이다.

진정한 애국사역은 보훈에서부터 출발한다. 결코 상대를 거짓으로 공격하고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다. 이 땅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청춘의 피와 땀과 눈물을 쏟은 참전용사 한 분 한 분께 진심으로 감사하고 그분들의 희생을 기억하며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다시, 6월이 온다.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화를 위해 싸워준 이들의 희생을 기억해야 할 때다. 보훈문화, 교회가 앞장서자.

(새에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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