쭉~ 고무처럼 늘려도 무선통신 가능한 '전자피부'가 나왔다 [세상을 깨우는 발견]

유창재 2024. 5. 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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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복합소재 기술 이용... 신축성 웨어러블 무선통신 시스템 개발

[유창재 기자]

▲ 고무처럼 늘려도 고성능 전기적 특성을 유지하는 웨어러블 기기 아무리 늘려도 장거리 무선 통신과 고효율 무선 전력 수신 기능을 유지하는 신축성 웨어러블 기기
ⓒ 한양대학교 정예환 교수
 
최근 '전자피부(E-skin)'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각종 웨어러블 기기의 개발이 급성장 하고, 동시에 실시간 데이터 통신을 위한 무선 장치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마음대로 늘리거나 줄여도 무선통신 성능을 유지하는 전자피부를 개발했다. 

전자피부란 딱딱한 전자소자를 유연하게 만든 것으로, 사람 피부에 부착하면 인체 신호 측정이 가능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 아래 과기정통부)는 22일 "한양대학교 정예환 교수(융합전자공학부)와 유형석 교수 공동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고무처럼 형태를 변형해도 무선통신 성능을 유지하는 전자피부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 고무처럼 늘려도 고성능 전기적 특성을 유지하는 웨어러블 기기 해당 기기를 피부에 부착하여 맥박, 온도, 전기생리학신호, 움직임 등 다양한 생체 신호를 무선으로 측정할 수 있음. 특히 고성능 신축성 무선주파수 소자 및 회로로 인해 인간의 움직임에도 안정적인 무선 구동이 가능하다.
ⓒ 한양대학교 정예환 교수
 
정예환 한양대학교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이날 오전 세종시 과기정통부 브리핑룸에서 연구성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정 교수는 먼저 기존 연구에 대해 "지금 현재 웨어러블 기기는 팔에 차거나 몸에 입거나 하는 형태로 개발이 발전되고 있다"면서 "전자기기는 아직까지도 딱딱하고, 비유연한 반도체칩, 밑에 있는 기판을 활용해서 그냥 유연하게 패키징한 형태로만 개발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다가올 미래에는 패키징된 형태뿐만 아니라 전자칩 자체가 굉장히 유연하고 또는 신축성이 있어서 피부, 우리 몸 안에 있는 장기에까지 붙일 수 있도록 발전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굉장히 많은 연구진들이 이러한 연구를 향해서 좀 다양한 센서, 헬스케어 센서나 웨어러블 기기를 향한 새로운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웨어러블 기기다 보면, 몸에 착용하고 자유롭게 움직여야 되는 상황이 많이 발생을 하는데, 그럴 때 무선통신 기능과 이 칩들을 구동할 수 있는 전력 문제가 아직 해결이 되지 않은 상태"라고 짚었다. 

또한 정 교수는 "무선주파수(Radio Frequency, RF) 기술은 흔히 하는 DC, 직류 형태의 전기를 활용한 게 아니라 교류(AC, Alternating Current : 위아래로 움직이는 전류 또는 전압)를 가지고 멀리 통신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장거리 통신을 하기 위해서는 교류 전류의 주파수가 굉장히 높아지게 되는데, GHz 대역으로 굉장히 높은 주파수로 올라가면 여기서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유전율 가변형 복합탄성체는 강유전 나노입자를 고분자 내에 자가조립할 수 있는 새로운 공정 기법을 통해 개발됐으며, 나노입자가 무리지어 조립됨. 이러한 입자는 변형 시 높은 유전율 가변 특성을 지니게 된다.
ⓒ 한양대학교 정예환 교수
 
현재 '전자피부' 기술을 기반으로 한 웨어러블 기기는 의료, 건강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가 제대로 동작하려면 신축성을 갖는 무선 주파수(RF) 소자와 회로가 필수적이란 것.  하지만 RF 회로는 고주파에서 동작하는 특성상 아주 조금만 늘어나거나 구부러지기만 해도 회로의 작동 주파수 대역이 변화하여 통신이 끊기거나 전력 송·수신 효율이 급격하게 낮아진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피부 표면과 같이 물리적으로 변화하는 환경에서 제 기능을 수행하려면, 신축성을 가지면서 어떠한 조건에서도 무선통신 성능을 유지하는 기술개발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한다. 특히 물리적인 변형에도 무선통신 성능이 유지되려면 변형된 크기에 맞게 회로 기판의 전기적 특성도 바뀌어야 하는데 기존에 보고된 연구는 회로 기판의 특성이 간과되어 왔다. 

정 교수는 "회로를 디자인하는 데 있어 DC는 굉장히 간단하지만, AC는 굉장히 정교한 디자인, 외부환경 조성이 중요하다"며 "지금 저희가 접근하려고 하는 신축성 회로 기기에서는 이런 기판소재가 제대로 개발이 안 되어 왔고, 무선통신이나 무선전력을 신축성 기기에서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신축성 기판의 개발을 이루고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 교수 연구팀은 오랫동안 관심을 갖고 연구한 고주파 공학과 웨어러블 기기 분야에 대한 경험을 살려 새로운 회로 기판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소재 분야 연구진과 협업하기 위해 공동 연구팀을 구성했다.
 
▲ 늘어나면 유전율이 변하는 복합탄성체 기반 신소재 늘어나는 신축성 전자기기의 특성 변화를 보상하기 위해 늘어나면 유전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복합탄성체를 개발했다.
ⓒ 한양대학교 정예환 교수
 
공동 연구팀은 신축성을 가진 고무 재질의 기판에 세라믹 나노입자를 혼합하고 나노입자가 무리지어 조립되는 공정을 사용했고, 마침내 마음대로 늘리거나 줄여도 무선통신 성능을 유지하는 기판 개발에 성공해냈다. 

이는 그동안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세계 최초의 기술이며, 연구팀은 이를 응용하여 그동안 구현하지 못했던 90미터 이상의 장거리에서도 무선으로 통신이 가능한 전자피부도 개발했다. 

정 교수는 "기존 기술 같은 경우 굉장히 조금만, 약 30%만 늘려도 무선통신기능이 약 2m에서 끊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반면에, 저희가 개발한 기기는 90m까지도 늘렸을 때 구동을 하는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기기들을 활용해 각종 생체신호를 저희는 측정을 했는데, 예를 들어 팔에다가 붙여서 맥박을 측정을 한다든지, 뇌파, 신체 움직임, 근전도, 피부온도도 저희가 개발한 신소재를 활용해 무선으로 최대 30m까지 생체신호를 정확히 송 ·수신할 수 있음을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개발한 신축성 웨어러블 무선통신 기술의 응용 활용으로 "웨어러블 기기뿐만 아니라 신축성 디스플레이 또는 implantable 디바이스, 생체이식형 디바이스, 아니면 옷감 형태의 e-Textile 형태로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굉장히 무궁무진한 응용 분야를 갖고 있다"고 전망했다.  

정 교수는 차세대 통신 기술인 6G 이동통신 기능을 탑재한 신축성 무선 웨어러블 기기 개발에도 착수한 상황이라고 한다.  
 
 정예환 한양대학교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장 교수는 연구를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기판 개발에 있어 신소재 개발이 필요했기 때문에 어떤 소재를 먼저 테스트를 하고, 어떤 공정방법으로 저희가 원하는 3차원 형태의 기판 안 속의 구조를 구현하느냐에 있어, 소재 전문가들과 논의를 굉장히 오랫동안 했다"면서 "공정법을 찾는 데 있어서 굉장히 어려웠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고 꼽았다. 

다른 질문으로 연구의 상용화 관련해 "유전율이 떨어지는 소재 같은 경우 여러 기업들이 관심을 가졌던 부분들도 있고, 특히 디스플레이 분야 쪽에서 저희 소재를 활용해 새로운 무선주파수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다른 데도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면서 "상용화를 추진하려고 계획은 하고 있고, 특허는 다수 출원을 해놓은 상태이고, 기술 이전과 상용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사업(우수신진연구)과 뇌과학 원천기술개발사업,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전파연구센터 사업, 인공지능반도체대학원사업 등 지원으로 수행했으며,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변형-불변 신축성 무선주파수 전자기기(Strain-Invariant Stretchable Radio-Frequency Electronics)'란 제목으로 5월 23일 자정(현지시각 22일 16시, GMT) 게재됐다. 

한편, 강호원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진흥과장은 이번 연구의 성과에 대해 "형태를 변형해도 무선통신 기능이 그대로 유지되는 세계 최초의 기술이라는 측면에서 학문적, 그리고 산업적 의미가 매우 크다"면서 "앞으로도 연구 의지와 역량을 갖춘 연구자가 자율적으로 꾸준하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변형-불변 신축성 무선 전력 수신기
ⓒ 한양대학교 정예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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