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열며] 문학도시 은평구

김남중,문화체육부 2024. 5. 23.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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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계의 숙원이던 국립한국문학관이 첫 삽을 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한국문학관은 지난 20일 서울 은평구 진관동의 옛 기자촌 터에서 한국문학관 착공식을 가졌다.

시인인 도종환 의원은 한국문학관 착공식에서 축사하면서 강남에 있는 한국문학번역원도 은평구로 이전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고전번역원이 이미 은평구에 있고 국립한국문학관이 생기니 한국문학번역원도 이쪽으로 이전하면 좋겠다. 그래서 은평구가 한국문학의 중심지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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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중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문학계의 숙원이던 국립한국문학관이 첫 삽을 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한국문학관은 지난 20일 서울 은평구 진관동의 옛 기자촌 터에서 한국문학관 착공식을 가졌다. 건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2026년 하반기에 개관한다. 착공식엔 은평구민과 공무원들도 다수 참여했다. 한국문학관은 은평구의 숙원이기도 했다. 한국문학관은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기관인 동시에 은평구를 대표하는 문화 기관이 된다.

한국문학관이 반드시 은평구에 들어서야 할 이유 같은 건 없었다. 구청장들의 비전과 주민들의 호응으로 품게 됐다.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된 김우영 전 은평구청장은 문화를 은평구의 미래로 보고 한국문학관 유치에 매달렸다. 문체부와 국회, 서울시, 문인단체들을 쫓아다니며 설득했고 이런 열정은 그다음 김미경 현 구청장에게 그대로 이어졌다. 구민들도 전체 45만명 중 28만명이 문학관 유치 청원에 서명했을 정도로 마음을 합쳤다. 김미경 구청장은 “아이들 빼고는 다 서명했다”고 얘기했다.

은평구를 문학의 도시로 여겨온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은평구는 문학을 깊게 껴안으며 지역의 새로운 브랜드로 구축해 왔다. 은평구는 과거 기자촌이 있었던 곳이고, 기자들이 한국 근현대 문학의 한 축이었다는 점을 잊지 않았다. 또 소설가 이호철과 최인훈을 비롯해 시인 정지용, 윤동주 등이 은평구에서 창작 활동을 한 역사를 자산으로 여겼다.

은평구는 2017년부터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을 제정해 운영해 오고 있다. 이 상은 박경리문학상과 함께 세계 작가들을 대상으로 시상하는 대표적인 국제문학상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은평구는 도서관의 도시이기도 하다. 서울의 다른 구보다 훨씬 많은 8개의 구립도서관이 있고, 2개를 더 짓고 있다.

다른 지역이 일자리도시나 교육도시를 얘기할 때 은평구는 문학이나 문화, 도서관 같은 것들을 붙잡고 미래를 준비했다. 한국문학관 개관은 은평구의 이런 여정에서 하이라이트가 될 수 있다. 또 은평구가 한국문학의 현대적 중심으로 자리 잡는 시작이 될 수 있다. 한국문학관은 은평예술마을, 이호철문학관과 지그재그로 이어진다. 또 사비나미술관, 증권박물관, 한옥마을, 진관사와도 멀지 않다. 올해 말엔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도 인근에 준공된다. 한국문학관을 정점으로 은평구가 그동안 구축해온 문화 자산들이 하나로 꿰어지게 된다. 은평구는 한국문학관 바로 위쪽에 한글테마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해외에서 한글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한글문화를 한눈에 보여주고 체험도 하는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한글과 한국문학을 보러 외국인들이 은평구를 찾아오는 날도 그려볼 수 있다.

시인인 도종환 의원은 한국문학관 착공식에서 축사하면서 강남에 있는 한국문학번역원도 은평구로 이전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고전번역원이 이미 은평구에 있고 국립한국문학관이 생기니 한국문학번역원도 이쪽으로 이전하면 좋겠다. 그래서 은평구가 한국문학의 중심지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문학번역원은 번역자들을 양성하는 번역아카데미 과정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어 현재보다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한 실정이다. 은평구 이전을 통해 이런 문제를 풀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번역원도 좋고 은평구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겠다. 번쩍이는 거대도시 서울에 문학을 주제로 한 동네가 만들어진다는 것, 문학이 서울의 한 지역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동화 같은 이야기다. 은평구가 쓰는 ‘문학 도시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지 않길 바란다.

김남중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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