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글로벌 성적표...누가 누가 잘했나 [스페셜리포트]

나건웅 매경이코노미 기자(wasabi@mk.co.kr), 조동현 매경이코노미 기자(cho.donghyun@mk.co.kr) 2024. 5. 2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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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유망한 식품·음료 기업요? 다른 것보다 일단 ‘해외 매출 비중’을 보면 됩니다.”

국내 식음료(F&B)업계 관계자와 전문가가 입을 모아 하는 얘기다. 논리는 사뭇 단순하다. 인구절벽으로 내수 시장 한계가 명확한 현 상황에서 해외 시장을 선점해나가는 이가 결국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도 F&B 기업 평가 시 다른 무엇보다 ‘글로벌 사업 현황’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진다.

최근 전 세계 K푸드 열풍이 뜨겁지만 모든 기업이 웃는 것은 아니다. 어떤 기업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어떤 기업은 축제에서 소외돼 있다. 여기서 드는 궁금증. 그렇다면 ‘해외에서 누가 누가 잘할까’다. 매경이코노미는 국내 주요 F&B 상장 기업 20개를 대상으로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을 비교해봤다. 각 사에서 보내온 자료와 공시 자료를 참고했다. 종합 기업인 경우 식품 사업 부문으로만 한정했다.

삼양식품과 오리온이 투톱을 형성하는 가운데 CJ제일제당, 농심, 대상 같은 기업도 30%가 넘는 높은 해외 비중을 기록 중이다. 반면 위 기업과 동종 업종임에도 불구하고 10%를 밑도는 해외 비중을 보유한 기업도 많다.

삼양·오리온 ‘투톱’

해외 매출 비중 60% 훌쩍

단연 ‘투톱’이다. 삼양식품과 오리온이 국내 F&B 기업 중 해외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 1·2위다.

1위는 삼양식품이다.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이 무려 69.4%다. 전체 매출 1조1655억원에서 수출로 벌어들인 돈이 8093억원에 달했다. 매출 비중은 점점 늘어나는 중이다. 2016년 30%를 밑돌았지만 2017년 40%를 넘어서더니 2021년 처음으로 60%를 돌파했다. 최근 5년 연속으로 해외 매출 최대 실적을 경신, 지난해에는 사상 첫 8000억원을 돌파했다.

K푸드 한류 스타로 자리매김한 ‘불닭볶음면’이 효자다. SNS상에서 ‘매운 라면 챌린지’로 화제를 모은 이후 글로벌 판매가 급증했다. 현재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누적 기준 40억개 가까이 팔려 나갔다. 한번 자리를 잡고 나니 끊임없이 바이럴 마케팅이 이어지는 선순환에 들어섰다. 예를 들어 올해 3월 미국 유명 여성 래퍼 ‘카디 비’가 차로 30분을 운전해 까르보불닭볶음면을 사왔다며 직접 조리해 먹는 영상을 틱톡에 올리며 다시금 화제몰이를 했다. 여기 힘입어 최근 현지 유력 매체인 뉴욕타임스에서 까르보불닭볶음면 품귀 현상을 보도하기도 했다.

올해 1분기 실적도 날았다. 삼양식품은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857억원, 영업이익 801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7%, 영업이익은 무려 235% 증가한 수치다. 역시나 해외가 효자다.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3% 늘어난 2889억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오리온이 해외 매출 비중 63.7%로 2위를 차지했다. 20개 기업 중 해외 매출 비중이 50%가 넘는 기업은 삼양식품과 오리온이 ‘유이’하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해외법인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63.7%였다. 총매출이 2조9124억원, 해외 매출이 1조8547억원이다. 지난 2022년(매출 비중 68.1%, 해외 매출 1조9576억원)에 비하면 성장세가 다소 꺾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눈에 띄는 수치다.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서 오래전부터 공을 들여온 데다 최근 K콘텐츠 열풍까지 불어닥치며 날개를 단 모습이다. 특히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에서 오리온 초코파이는 이미 국민 음식이다. 최근에는 ‘꼬북칩’ 등 스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3년 4월에는 베트남 현지에 생산 체제를 갖추고 꼬북칩을 한류 열풍에 맞춰 한국어 ‘맛있다’를 그대로 옮긴 ‘마시타(Masita)’로 선보였다.

해외 선전에 힘입어 오리온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썼다. 전년 대비 26.2% 증가한 1251억원을 기록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해외 생산기지를 계속 늘려나가는 중이다. 중국 선양시에 200억원을 투입해 추진한 감자 플레이크 공장은 연내 완공을 앞두고 있다. 현재 베트남 하노이에 3공장 부지 매입 후 설계를 완료했고 하노이 4공장 부지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식품 브랜드 글로벌 인지도 자체가 커지며 해외 매출이 호조를 보이는 중이다. 왼쪽부터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오리온 ‘꼬북칩’, 빙그레 ‘메로나’가 현지서 팔리는 모습. (각 사 제공)
30% 넘는 F&B 기업은

CJ·농심·대상…비결은 현지 생산

삼양식품과 오리온에는 못 미치지만 30%가 넘는 해외 매출 비중을 자랑하는 기업이 여럿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식품 사업이 매출 11조2644억원 중 47.8%에 달하는 5조3861억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지난해 7월 중국 현지 식품 자회사인 ‘지상쥐’를 매각하며 중국 법인 매출이 감소했는데도 불구하고 전체 해외 매출 비중이 도리어 늘었다. 북미 매출이 2022년 4조356억원에서 지난해 4조3807억원까지 늘어나며 승승장구한 결과다.

CJ제일제당의 미국 내 인기는 대단하다. 비비고 만두가 약 38% 점유율을 기록, 2위 브랜드(약 14.5%)와 격차를 계속 벌려나가고 있다. 냉동피자 브랜드 ‘레드바론’ 역시 지난해 2분기 사상 처음으로 경쟁 브랜드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최근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적도 호조를 이어가는 중이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75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8.7% 늘었다. ‘해외 매출 → 영업이익 개선’이라는 공식은 삼양식품과 오리온에 이어 CJ제일제당에도 유효한 모습이다.

농심(36.7%)과 대상(32.3%) 역시 높은 해외 매출 비중을 보였다. 농심은 역시 ‘신라면’, 대상은 ‘종가 김치’ 수출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양 사 모두 현지 생산기지를 발 빠르게 건설해 해외 매출을 늘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 농심 신라면 매출은 국내(41%)보다 해외(59%)에서 훨씬 더 많이 팔렸다. 특히 미국 법인 신라면 매출은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올해로 가동 2년을 맞은 미국 제2공장이 기반이 됐다. 제2공장 가동에 맞춰 ‘신라면골드큰사발’ ‘신라면볶음면’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해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한 것이 주요했다. 제2공장은 이르면 오는 10월 신규 용기면 고속라인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신규 라인에서는 기존 원형 용기면(컵라면) 외에도 미국 현지 소비자에게 익숙한 형태인 사각 용기면 생산이 가능하다. 미국 법인 연간 생산 가능량은 8억5000만식에서 10억1000만식까지 약 20% 증가할 예정이다.

대상그룹 국내외 식품 사업 법인 매출은 지난해 3조2186억원이다. 그중 수출과 해외법인 매출 등을 더하면 1조385억원이다. 글로벌 건강식으로 각광받는 김치 수출 열풍을 대상이 견인하고 있다. 대상 종가 김치 수출액은 2016년 2900만달러에서 지난해 8300만달러로 3배 가까이 늘며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2023년 기준 국내 총 김치 수출액 중 대상 종가 김치 비중이 53%에 달한다. 최근에는 미국·유럽을 넘어 아프리카나 남미 등 지역까지 수출선을 다변화하는 중이다.

2022년 초 ‘김치 세계화’를 내세우며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미국 현지에 대규모 김치 공장을 완공,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현재 LA 공장은 연간 2000t 김치 생산이 가능한 제조라인과 원료창고 등 기반시설을 갖췄다. 최근에는 공장에 이어 미국 현지 식품 업체 ‘럭키푸즈’를 인수하며 추가 생산기지 확보에 나섰다. 대지면적 2000평에 달하는 폴란드 크라쿠프 김치 공장 역시 2023년 착공, 2025년 준공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뒤를 이어 풀무원식품(24.5%), 롯데웰푸드(24%), 롯데칠성(22.2%) 순으로 해외 비중이 높았다. 풀무원식품은 두부와 생면 기반 아시안 누들, 그리고 스틱형 식물성 단백질 식품 ‘두부바’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며 선전 중이다. 롯데웰푸드는 인도를 중심으로 해외 매출을 끌어올렸다. 인도 초코파이 매출이 크게 늘었고 신공장 완공에 따른 빙과 매출 증가가 해외 매출을 견인했다.

해외 매출 비중 성장폭으로만 보면 롯데칠성이 업계 1위권이다. 2022년 14.3%에서 지난해 22.2%까지 늘었다.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거듭난 ‘밀키스’와 ‘순하리’가 쌍끌이 중이다. 밀키스 해외 매출은 전년비 약 20% 성장한 450억원을 기록했다. 순하리 역시 다양한 과일 맛 소주 선호가 높은 동남아 지역 중심으로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농심 ‘신라면’과 대상 ‘종가 김치’는 각각 K라면과 K김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사진 왼쪽은 영국 택시에 랩핑된 신라면블랙, 오른쪽은 대상 종가 미국 LA 공장 이미지. (각 사 제공)
해외 매출 적은 기업은

오뚜기·해태·유업계, 10% 밑돌아

해외 매출이 한 자릿수인 F&B 기업도 많다. 유업계가 대표적이다. 남양유업은 7.5%, 매일유업은 3.7%에 불과하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유통기한이 짧은 유제품 특성상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어려운 사업 구조”라며 “분유 등 기타 제품 중심으로 수출에 힘을 쏟고 있기는 하다. 특히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에서 전용 제품을 론칭하며 수출을 꾸준히 늘려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동원F&B 역시 의외로 해외 매출 비중이 적은 기업이다. 지난해 동원F&B 연결 기준 식품 사업 매출 약 3조8548억원 중 수출액은 1168억원에 그친다. 비중으로 따지면 3% 정도다. 올해 1분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동원F&B 해외 매출액은 313억원으로 비중은 2.8%다. 김 수출이 호조를 보인다지만 국내 일등 브랜드인 ‘양반김’ 해외 성적이 신통치 않다. 2019년 설립한 베트남 법인은 청산이 진행 중이다. 동원F&B 참치캔이 현지 제품과 가격 경쟁에서 밀리며 철수를 눈앞에 뒀다. 동원F&B 관계자는 “우리나라 전통 식품인 부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양반 김부각’을 출시하고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미국·태국 등 현지에서 신개념 간식으로 조명받는 등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펄펄 나는 라이벌 기업과 달리 상대적으로 글로벌 판매가 부진한 기업도 있다. 오뚜기의 지난해 해외 비중은 9.6%로 삼양식품(69.4%)·농심(36.7%)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게다가 2022년(10.3%)보다도 해외 비중이 줄었다. 제과업계에서는 크라운해태가 해외 진출에 소극적이다. 국내 제과 빅3로 평가받는 오리온(63.7%)과 롯데웰푸드(24%) 대비 상대적으로 적은 7.5%를 기록했다. 크라운해태는 별도 해외법인을 설립하지 않고 국내 생산 제품 수출에만 의존해왔다. 올해에는 달라진 면모가 엿보이기도 한다. 최근 충남 아산시 제2테크노밸리에 ‘신아산공장’을 준공하고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중국과 동남아 수출 통로인 평택항과 가까운 입지로, 글로벌 시장 확장 포석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

K-푸드, 더 잘되려면

축산물 수출·프리미엄화 필수

해외 매출 비중이 크든 적든, 모든 F&B 기업이 글로벌 공략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단순히 쪼그라드는 내수 시장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취지만은 아니다. 여러모로 해외 진출 시 이점이 더 많다.

먼저, 높은 마진율이다. 한국에선 ‘유명 제품’일지언정 해외에서는 ‘없던 제품’이다. 시장 가격도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다. 오랜 역사를 거치며 가격이 굳어진 한국과 달리 더 높은 가격이 책정되고는 한다. 정부 가격 압박 등 외부 요인으로부터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매대를 차지하기 위해 영업 전쟁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국내와 비교하면 판촉비용도 없다시피 하다. 판관비가 절감된다는 얘기다.

과거에는 리스크로만 여겨졌던 환율 부담도 줄일 수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오히려 고환율이 반가울 지경이다. 원화 가치 하락은 수입 원재료 가격 부담이 늘어나는 주요인이었지만 최근에는 달라졌다. 달러 등 해외 통화를 벌어들이는 기업 입장에서는 ‘헤지’가 가능해졌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음식료 기업에 환율 변동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해외 판매 비중이 높고 M&A를 적극 시도하는 기업은 더 이상 원화 약세에 불리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향후 전망은 매우 밝다. 하지만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도 나온다. K푸드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과거와 달라진 외부 변수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식재산권 이슈가 뜨겁다. 중국발 ‘한국 식품 베끼기’ 문제가 대표적이다. 한 중국 업체는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을 그대로 표절한 제품을 팔며 논란이 됐다. 한글로 ‘사나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닭을 형상화한 캐릭터가 불을 뿜는 그림까지 넣기도 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중국 짝퉁 식품이 확산할수록 국내 가공식품 수출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해외 지식재산권 보호, 위·모조품 조사·단속 활동 등 정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축산물 수출길’을 열어야 한다는 것도 숙제다. 현재는 K푸드 완제품이나 레시피만 전수하거나 팔 수 있을 뿐, 원재료가 되는 국내산 돼지고기나 한우 등 신선육은 미국과 EU 쪽 다수 국가에 수출할 수 없다. 축산물 방역 문제로 인한 무역 장벽을 뛰어넘지 못해서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푸드비즈니스랩 소장)는 “축산물 수출 문제가 해결되면 단가가 높아져 K-푸드 수출액이 10배는 증가할 것”이라며 “삼겹살, 갈비, 탕 등 한국의 음식 문화가 퍼져 나가는 것에 있어 축산물뿐 아니라 고추장, 된장 등을 포함한 한국 식재료의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푸드가 대세로 떠오른 지 얼마 안 된 만큼 똘똘한 가격 전략도 요구된다. 저가 제품으로 자리 잡기보다는 K-푸드의 ‘품격’을 높여야 한다는 조언을 새겨들을 만하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K-푸드가 더 잘되려면 ‘가격 관리’를 통해 ‘프리미엄 푸드’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며 “해외 고객 확보를 위해 원자재 등을 잘 개발해 한국 상품의 고유 특징을 어필하는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를 잘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K치킨·버거·피자도 ‘방긋’
BBQ 美 매출 90%↑…맘스터치 일본 ‘북새통’
일본 도쿄의 ‘맘스터치 시부야 직영점’이 현지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맘스터치앤컴퍼니 제공)
K-푸드 유행에 힘입어 국내 치킨·버거·피자 프랜차이즈도 해외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국내 치킨 3사(제너시스BBQ, 교촌에프앤비, bhc)의 확장세가 뚜렷하다. 국내 치킨 시장 포화로 내수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해외 영토 확장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치킨 3사의 지난해 해외 총매출은 1298억3300만원으로 전년(832억5900만원) 대비 약 56% 성장했다.

특히 BBQ 해외 성장세가 남다르다. 지난해 BBQ 해외 매출은 1100억원으로 전년 650억원 대비 69% 증가했다. 미국 매출이 90% 가까이 증가해 해외 성장을 견인했다. 2003년부터 해외 시장을 두드린 BBQ는 현지 기업과 계약을 맺어 가맹 사업 운영권을 주고 로열티를 받는 ‘마스터프랜차이즈(MF)’ 형태로 해외 지점을 늘렸다. 현재 미국, 일본, 캐나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57개국에서 700여곳 매장을 운영한다.

올해 4월 미국 유명 푸드 매거진 ‘테이스트 오브 홈’은 KFC, 파파이스 등 해외 브랜드를 제치고 BBQ를 ‘올해의 프라이드치킨’ 1위로 선정했다.

국내 매출 1위인 bhc도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 bhc는 2022년 말부터 말레이시아, 홍콩 출점을 계기로 해외 영토 확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20억2200만원으로 전년(6억9100만원)보다 193% 늘었다.

bhc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싱가포르 등 신규 2개국에 진출하고 글로벌 매장을 늘리면서 본격 매출 증대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교촌 역시 미국, 중국, 대만, 말레이시아 등 7개국 총 71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토종 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 해외 반응도 뜨겁다. 특히 맘스터치가 최근 일본 도쿄 시부야구에 개점한 첫 해외 직영점 ‘시부야 맘스터치’가 난리다. 지난 4월 개점 당일에만 3500여명이, 일주일 동안 약 1만6000명이 매장을 찾았다. 개점 전부터 이미 2주 치 예약석인 1만3000석이 조기 매진되기도 했다. 맘스터치는 일본 직영점에 앞서 태국(6개점), 몽골(4개점)에 MF 형태로 진출해 현지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 안에 태국은 12호점, 몽골은 10호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K-피자’도 글로벌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2016년 푸드트럭으로 출발한 ‘고피자’가 주인공이다. 2019년 인도를 시작으로 현재는 싱가포르·인도네시아·태국 등 7개국에서 100곳 이상 매장을 운영 중이다. 메뉴도 ‘불닭 볼케이노 피자’ ‘서울 스노우 피자’ 등 현지화한 피자로 한국의 맛을 선보인다. 특히 인도 내 한류 열풍으로 고피자의 지난해 현지 매출은 전년 대비 배 이상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임재원 고피자 대표는 “독자적인 해외 진출 전략으로 인도·싱가포르·인도네시아에 이어 태국에서도 100% 자회사를 설립해 현지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 중”이라며 “전 세계 500개 이상의 매장 개점을 목표로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나건웅 기자 조동현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0호 (2024.05.22~2024.05.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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