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 환자도 '속 편한' 식사하는 법

신은진 기자 2024. 5. 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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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간단하고 당연해 보이지만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 요소 중 하나는 '잘 먹고 잘 싸는' 일이다. 그러나 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 환자에겐 이 일이 쉽지 않다. 조금만 맞지 않은 음식을 먹어도 온종일 괴로운 크론병 환자라면 전문가가 추천하는 식사법을 눈여겨보자.

◇크론병, 감자·바나나·닭 가슴살 매일 먹어도 돼
위장질환 중 가장 엄격한 식단 관리가 필요하다고 알려진 크론병은 대한장연구학회의 '크론병 배제 식사요법'이 추천된다. 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모든 소화기관에 걸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장의 전층을 침범하는 염증이 깊게 발생하기에 협착이나 농양, 천공, 누공 등의 위험이 커, 평소 식단 관리를 통한 합병증 예방이 중요하다. '섭취 가능한 식품'과 '제한 식품'을 구분하는 크론병 배제 식사요법은 관해(증상이 없는 상태)를 유도하는데 효과가 좋다.

'섭취 가능한 식품'과 '제한 식품'은 환자가 어떤 상태냐에 따라 달라진다. 질병 활동기 초기(0~6주)나 안정단계(7~12주)일 때는 '매일 섭취 가능한 식품'이 쌀밥, 보존제 없는 쌀국수, 꿀 3큰술, 아보카도 1개, 딸기 5개, 방울토마토 6개, 올리브유, 레몬즙 등 일부로 제한된다. 매일 섭취해도 좋은 식품은 감자(하루 2개, 껍질 제거, 익힌 후 식혀서), 닭 가슴살(150~200g), 달걀 2개, 바나나 2개, 사과 1개(껍질 제거) 정도뿐이다.

반면, '제한 식품'은 너무 많다. 밀(밀가루), 이스트, 옥수수, 과자(감자칩, 프레첼, 팝콘 등), 냉동감자, 옥수수, 사탕, 쨈, 초콜릿, 케이크, 쿠키, 가공제품(햄, 소시지, 훈제오리고기, 통조림 생선 등), 해산물, 콩 가공품(시판용 두부), 말린 과일, 섭취 가능한 과일 외의 모든 과일, 섭취 가능한 채소 외의 모든 채소, 냉동채소, 케일, 
아스파라거스, 샐러리 등을 모두 먹지 않는 게 권고된다.

우유와 유제품, 가공 두유, 쌀 음료, 아몬드음료, 티백차, 커피, 상업용 과일주스, 탄산음료, 인공감미료, 껌, 초콜릿, 식초, 간장, 시판용 된장, 버터 등도 제한해야 하는 식품에 속한다.

증상이 개선된 질병관해기 단계에선 앞선 단계보다 더 많은 음식을 먹을 수 있다. 그래도 '허용 식품'과 '주의 식품'이 구분된다.

관해기 '허용 식품'으로는 쌀밥, 보존제 없는 쌀국수, 쌀가루, 감자(껍질 제거), 꿀, 설탕, 잼, 잡곡빵, 고구마, 오트밀(생), 파스타, 닭고기(껍질, 날개, 내장 제외), 달걀, 기름기 적은 흰살 생선(가자미, 동태 등), 살코기, 신선한 해산물, 치즈, 콩류, 두부 등, 사과, 키위, 오렌지, 체리, 파인애플, 망고, 포도, 멜론, 복숭아, 살구가 가능하다.
우유와 유제품, 된장 역시 가능하고, 장의 협착이 없다면 제한 식품 외의 모든 채소를 먹어도 된다.

대신 밀(밀가루), 이스트, 옥수수, 과자(감자칩, 프레첼, 팝콘 등), 인공감미료 함유 제품, 사탕, 초콜릿, 케이크, 쿠키, 가공제품(햄, 소시지, 통조림 생선 등)과 이를 이용한 패스트푸드, 말린 과일, 마가린, 시판 소스, 샐러드 드레싱, 칠리소스, 토마토케첩, 마요네즈, 시럽, 상업용 과일주스, 탄산음료 등은 '주의 식품'이라 가능한 먹지 않아야 한다.

순천향의대 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전성란 교수(대한장연구학회 소장영양연구회 위원장)는 "크론병과 같은 위장질환이 있는 경우, 각자의 상태에 맞는 적절한 식사법을 따르길 권한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예를 들어,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은 모두 염증성 장질환에 속하지만, 크론병 환자의 식단이 궤양성 대장염 환자의 식단보다 주의해야 할 것이 더 많다"고 했다. 그는 "같은 크론병 환자라도 중증도, 수술 여부 등에 따라 권장 식단은 달라질 수 있다"며 "전문가 상담을 통해 개인의 상태에 맞는 식사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크론병 배제 식사요법은 매우 엄격한 식단인 만큼, 경증 환자라면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을 만큼 철저하게 지킬 필요까지는 없다. 전성란 교수는 "학회가 제시한 식단은 지침인 만큼 엄격한 기준으로 마련한 것이므로 경증 크론병이라면, 무리해서 식단을 지키길 권하진 않는다"고 했다. 그는 "물론 약물치료를 하고 있음에도 증상 호전이 약하다면 배제 식사요법을 잘 따르길 바란다"며 "제한 식품이나 주의 식품만을 자제할 것이 아니라 섭취 가능한 식품과 허용 식품을 위주로 섭취하는 일도 중요함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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