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보 철거하지 않으면 윤석열 정권 철거할 것"

김병기 2024. 5. 22.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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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새뜸] 환경운동연합, 세종보 천막농성장 기자회견... "개발독재 망령과 싸우겠다"

[김병기 기자]

 환경운동연합은 세계 생물종 다양성 보존의 날인 22일 세종보 농성천막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 김병기
▲ “한화진 장관은 최악...개발 독재 망령과 싸우겠다” 세종보 농성장에 이어지는 연대의 발길 ⓒ 김병기

  
"생명을 말살하는 개발독재 망령과 당당히 맞서 싸울 것입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세계 생물종 다양성 보존의 날인 22일 세종보 농성천막 앞 물속에 들어가 보 재가동 중단과 보 철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세종보·공주보 재가동 추진 중단, 금강 영산강 보 처리방안 복구, 국가물관리기본계획 원상 복구, 한강과 낙동강 수문 개방 등을 촉구했다.

이날 세종보 재가동 중단 등을 주장하며 보 상류 300m 지점에 친 농성천막에는 환경운동연합 활동가 30여 명이 방문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천막 옆에 금강의 물떼새를 상징하는 솟대를 세우고, 농성장으로 내려오는 한두리대교 교각 벽에 벽화를 그렸다. 또 물속에 들어가 퍼포먼스를 펼치면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세종보는 죽어가는 강을 살릴 최전선"

이날 사회자를 맡은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세계 생물다양성 기념의 날에 이곳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까닭은 금강의 3개 보로 많은 생명이 죽은 자리이자, 보 개방으로 새생명이 돌아오는 곳이기 때문"이라면서 "세종보 담수 중단에 이어 4대강 16개 보를 전부 철거해서 생물다양성이 지켜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성호 대전충남녹색연합 상임대표는 "16개 보 중 가장 작고, 가장 먼저 개방된 세종보는 4대강사업으로 죽어가고 있는 강을 살릴 수 있는 최전선"이라면서 "세종보 재가동을 막고 금강이 굽이쳐서 바다와 만나게 할 것이고, 나머지 보도 반드시 해체해서 모든 생명이 자유롭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진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2018년 1월부터 전면 개방한 세종보 주변의 변화된 생태계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보 수문을 완전개방한 후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인 흰수마자가 금강 본류에서 다시 발견되었다. 2012년 4대강 정비사업 완공 이후 발견되지 않던 흰수마자의 분포 범위가 상시개방이 길어질수록 넓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인 미호종개도 보 완전 개방 후 2021년 3월부터 지류인 유구천, 지천에서 추가로 확인된다.

세종보와 공주보의 완전개방 후 강바닥에서 사는 수서곤충들과 조개류를 포함한 강바닥 저서동물 등 다양한 종들이 돌아왔다. 출현하는 평균 종수·개체밀도, 유수성 종수·개체밀도 비율 등 모든 면에서 증가했다. 보 개방으로 물웅덩이, 습지, 모래톱 등이 형성되어 서식공간이 늘어나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금개구리, 맹꽁이, 표범장지뱀, 남생이 등 양서파충류의 서식이 여러 곳에서 확인된다."
   
 환경운동연합은 세계 생물종 다양성 보존의 날인 22일 세종보 농성천막 앞 물속에 들어가 보 재가동 중단과 보 철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솟대를 세웠다.
ⓒ 김병기
 

"생물종 다양성 보존의 날에 기자회견을 하는 까닭은..."

노 대표는 이어 "이렇게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에서 생물종 다양성이 살아나고 있는데 현 정부는 작년 9월, 2021년 의결한 보의 해체 및 완전 개방 결정을 무효화하는 결정을 내렸다"면서 "정부는 결정 방법론과 위원회 구성의 문제점을 들어 4대강 16개 보의 재가동을 결정했고, 다음달 초부터 재가동에 들어가는 세종보의 담수가 이루어지면 지난 6년 동안 회복되던 강의 자연성과 되살아나던 다양한 종들은 파괴되고 수장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4월 30일 이곳에 농성천막을 치고 24일째 지키고 있는 임도훈 보철거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간사(대전충남녹색연합 팀장)는 환경부의 세종보 재가동 계획의 문제점과 윤석열 정권의 퇴행적인 물정책 수립 과정의 위법성 등을 설명한 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에게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세종보가 다시 닫히면 우리가 서 있는 이곳이 완전히 잠기고 여기에 깃들어 사는 물떼새 등 모든 생명들이 수장될 것입니다. 역행하는 윤석열 정부의 물정책을 멈춰 세우고 정상화시키기 위해 우리는 수중농성도 할 것입니다. 그 때 여러분을 호출하겠습니다. 이곳의 생명체들이 물에 잠기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이곳으로 달려와 주십시오. 함께 물속에 들어가서 '금강은 살아있다'고 외쳐주십시오. 물 밖에서 생명을 죽이는 부당한 공권력을 고발해주십시오."

"세종보 재가동한다면, 용산 철거, 한화진 철거로 이어질 것"
   
 환경운동연합은 세계 생물종 다양성 보존의 날인 22일 세종보 농성천막 앞 물속에 들어가 보 재가동 중단과 보 철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 김병기
 

이날 신우용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오마이뉴스> 기자와 한 현장 인터뷰를 통해 "오늘은 급하게 추진해서 환경운동연합 10여개 지역 활동가들이 지지방문을 했는데, 앞으로는 전국 50여개 지역으로 확대될 것"이라면서 "정부 의지대로 세종보가 재가동 된다면 4대강 16개 보가 그대로 유지될 수 밖에 없기에 필사적으로 막으려 한다"고 밝혔다.

신 사무총장은 이어 "우리는 보 철거를 주장해 왔는데, 윤석열 정부가 이와는 정면 배치되는 결정을 하면서 세종보 수문을 닫는다면 윤석열 정권의 철거, 용산 철거, 한화진 철거까지 가야 한다"면서 '이런 일을 주도하는 '환경파괴부' 한화진 장관은 역대급 역사적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물속에서 '강물아 흘러라'라고 적힌 대형 걸개그림을 들고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들은 물속에서 '금강 생명 수호 결의문'을 낭독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 결의문을 통해 "지금, 윤석열 정부의 물관리정책은 후퇴하고 있다"면서 "재자연화는 온데 간데 없고 오롯이 개발 망령에 토목쟁이가 되었다"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또 "정부와 개발독재 세력은 강의 주인이 될 수 없다"면서 "생명을 말살하는 개발독재의 망령과 당당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21일에는 경남환경운동연합 기자회견... "야당이 불통 정권 폭주 막아라"
 
 경남환경운동연합은 21일 세종보 농성천막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 김병기
 
한편 전날인 21일에는 경남환경운동연합이 이곳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금강의 세종보가 열리면 낙동강도 흐른다"면서 세종보 수문가동 계획 백지화를 촉구했다.

곽상수 창녕환경운동연합 의장은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금강의 수문을 다시 가동하여 금강물을 가두게 되면 결국 금강도 낙동강과 같이 녹조 범벅의 강으로 변할 것이다, 금강 주변에서 살고있는 세종시민의 생명과 건강 또한 녹조독으로 위협받게 될 것이 뻔하다"면서 "금강 세종보 수문 가동 중단 및 물정책정상화를 위하여 정권 견제의 역할과 책임이 있는 야당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물정책 정상화를 선언하고 불통 정권의 폭주를 막아낼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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