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행동 정확히 예측' AI 분석도구 개발...로보틱스산업 적용 기대

이재형 2024. 5. 2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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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패턴 인식 산업 전반 파급력 기대

인공지능(AI)으로 동물의 행동을 예측하는 기술이 개발돼 행동인지 뇌 연구와 로보틱스산업 등에서 응용이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이창준 단장과 수리 및 계산과학연구단 데이터사이언스그룹 차미영 CI단장 공동연구팀이 동물의 3차원 움직임 정보를 바탕으로 AI 학습을 통해 동물 행동을 분류하고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분석 도구 ‘섭틀(SUBTLE, Spectrogram-UMAP-Based Temporal-Link Embedding)’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SUBTLE 프레임워크 모식도. IBS

동물행동 분석은 기초 신경과학 연구에서 질병의 원인과 치료법 연구에 이르기까지 핵심 도구로 활용되며, 최근에는 생물학적 연구뿐 아니라 로보틱스 등 여러 산업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AI 학습으로는 시간에 따라 복잡하게 변하는 동물행동을 정확히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에 한계가 따랐다.

일반적인 동물행동 연구는 주로 카메라 1대로 촬영해 특정 움직임의 시간, 빈도 등 저차원 데이터만 분석했다. 이 때 데이터의 분석은 학습데이터 하나하나에 대응되는 결과를 AI에 제공해 분석하는 방법이 사용됐다. 

이는 마치 질문과 해답이 함께 있는 학습데이터를 반복적으로 학습시키는 형태로, 데이터 구축에 많은 시간과 노동이 투입되면서도  분석결과가 실험자 주관에 따라 왜곡될 수 있다.

공동연구팀은 최근 각광받는  AI 분석법인 비지도 학습으로 3차원 모션캡처 장비를 통해 추출한 움직임 정보를 분석, 동물 행동을 정확히 분류할 수 있는 분석 프레임워크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9개 키포인트의 3차원 액션 스켈레톤 움직임 데이터 추출. IBS

비지도 학습은 명시적인 결과가 없는 학습데이터로부터 AI 지능이 스스로 데이터의 패턴, 구조, 특성을 찾아 유사성에 따라 클러스터로 묶어 분석하기 때문에 인간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편향 없이 동물행동을 분석할 수 있다.

공동연구팀은 카메라 여러 대로 생쥐 움직임을 촬영해 머리, 다리, 엉덩이 등 9개의 키포인트 좌표를 추출하고 시간에 따른 3차원 액션 스켈레톤 움직임 데이터를 얻었다. 

이어 움직임의 시계열 데이터를 2차원으로 축소해 임베딩 변환하고, 유사성이 높은 행동상태를 묶어 서브클러스터로 군집화한 후, 이를 정형화된 행동패턴을 나타내는 슈퍼클러스터로 군집화했다.

공동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행동데이터 클러스터를 평가하는 지표인 TPI(Temporal Proximity Index)를 새롭게 제안했다. 

이 지표는 각각의 클러스터가 동일한 행동상태를 포함하고, 효과적으로 시간적 움직임을 나타내는지 측정할 수 있다.

실제 인간은 행동을 분류할 때 시간정보를 중요하게 참고하는데, TPI는 행동 임베딩 공간에 시간 연결성 개념까지 표현할 수 있다.

공동연구팀은 이 지표를 이용한 클러스터 평가로 행동분류에 최적화된 알고리즘을 찾고, 이를 조합해 SUBTLE을 개발했다.

이를 이용해 생쥐의 움직임을 분석 검증한 결과, 행동데이터 슈퍼클러스터에서 뒷발로 서기, 네발로 걷기, 멈추기, 털 고르기 등 다양한 행동 패턴들을 정확하게 구분했다.

슈퍼클러스터에 나타나는 정형화된 행동 패턴. IBS


이에 따른 결과는 기존 행동분석 방법보다 2배 이상의 정확도를 보였고, 인간이 직접 분류한 정밀도와 유사한 정도로 정확도가 향상됐다.

또 SUBTLE은 그룹비교 등 다양한 분석이 가능해 새끼와 성체  간 행동 데이터의 미묘한 차이까지 식별할 수 있다. 
뿐만 아니, 이를 활용해 팔굽혀펴기, 들어올리기, 밀기 등 인간의 동작도 정확히 구분하는 데 성공, 인간, 원숭이 등의 데이터에도 적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차 단장은 “동물행동 분류의 자동화를 돕는 평가지표와 벤치마크 데이터를 새롭게 제시한 것은 뇌과학과 데이터과학 협력으로 이뤄낸 결실”이라며 “향후 이 알고리즘이 동물 움직임을 모방하는 로보틱스산업과 행동패턴 인식이 필요한 산업 전반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이 단장은 “인간의 행동패턴 인식 메커니즘을 적용해 동물의 복잡한 행동을 이해할 수 있는 효과적인 행동분석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며 “산업적 응용 가능성이 클뿐 아니라 행동을 인지하는 뇌 원리를 더 깊게 이해하는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IBS는 이번 연구의 SUBTLE 코드를 오픈소스로 공개, 프로그래밍에 친숙하지 않은 연구자도 편리하게 동물행동을 분석할 수 있도록 사용자 친화적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갖춘 'SUBTLE 웹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대덕특구=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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