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重 대주주 지분 매각…속 타는 주주들 [백브리핑]

박승완 기자 2024. 5. 2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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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상 효성 부회장, 효성重 411억 원 장내매도

[한국경제TV 박승완 기자]
<앵커> 전 거래일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주가가 2대주주(BRV)의 블록딜에 급락했죠. 장 초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효성중공업도 최대주주가 대량의 지분을 매도했다고요?

<기자> 조현상 효성 부회장은 효성중공업 주식 12만 1천여 주를 장내 매도했습니다. 효성중공업은 어제 장이 끝난 뒤 이같은 내용을 공시했는데요. 조 부회장은 지난 13일부터 21일까지 나흘에 걸쳐 전체 411억 원어치 주식을 판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번 거래로 조 부회장의 지분율은 2.50%에서 1.20%로 줄어들었습니다.

효성그룹은 지난 3월 타계한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 생전에 그룹을 분할하는 방식으로 후계 구도를 정리한 바 있죠. 첨단소재 사업을 중심으로 만들 예정인 새로운 지주회사 HS효성을 조 부회장이 맡을 예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형인 조현준 회장과 조 부회장이 각자 가진 계열사 지분을 정리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추가로 아버지 조 명예회장에게서 상속받은 지분에 대한 상속세를 내기 위함도 주식을 정리한 배경으로 엿보입니다.

<앵커> 최대주주의 지분 매도가 비난받을 일은 아니죠. 주주들도 국민이고 자신들의 재산권이 있으니까요. 이번 조 부회장의 매도에 주목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주가 상승세가 가팔랐기 때문입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6배 가까이 올랐는데요. 안 그래도 전기장비 관련주의 전반적인 강세 덕분에 꿈틀대던 주가가 승계 문제를 비롯한 지배구조 문제와 맞물리면서 불기둥을 뿜었습니다. 지난 17일 전력기기와 건설 사업의 인적분할을 검토 중이라는 소문이 대표적이었는데,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며 검토한 바조차 없다'고 선을 긋기도 했었죠.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최대주주의 지분 매도가 추가적인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되진 않을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겠죠. 와중에 회사 자체의 수익성에 대한 회의론도 나온 게 사실입니다. 신한투자증권은 효성중공업의 목표주가를 내리면서 전력기기 사업의 이익률 성장이 경쟁업체보다 더디다고 짚은 바 있는데요. 현재 프리스미안이나 스미토모전기공업 등 글로벌 비교 기업들의 평균 PER을 밑도는데, 이마저도 후한 평가라며 더 깎아내린 겁니다.

<앵커> 업황도 그렇고 계열 분리를 마칠 때까지는 신중히 지켜봐야 하겠군요. 주주들 입장에서는 '형제의 난'도 관심사겠죠. 조 명예회장은 '형제간의 우애'를 당부했다고요.

<기자> 공개된 故 조 명예회장의 유언장에는 둘째 아들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에게 최소 상속 비율보다 더 많은 유산을 물려주라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이에 대해 조 전 부사장은 "유언장에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는데요. 상속을 간단히 마무리 짓지 않겠다는 뜻을 내보인 셈입니다. 재계에서 또 한번 형제간의 법정 공방 가능성이 흘러나오는 배경이고요.

조 명예회장이 가진 효성중공업의 지분은 10.55%로 파악됩니다. 법정 상속 비율에 따르면 이 지분은 배우자와 세 아들에게 1.5 대 1 대 1 대 1 비율로 전달되는데요. 형제들이 받게 될 효성중공업 주식은 2.34%씩으로 추산됩니다. 차남 조 전 부사장이 조 명예회장 장례 당시 유족 명단에조차 이름을 올리지 않을 정도로 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지분 정리가 어떻게 이뤄질지 주주들은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승완 기자 pswa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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