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노랗게 물든 낙동강 해평습지... 생태폭력의 현장
[정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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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태교란종 큰금계국으로 완전히 잠식당한 낙동강 고아습지(해평습지)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새로 난 국도를 따라 구미보 가는 길에 만나게 되는 해평습지(좁은 의미로 고아습지라 하기도 함)가 완전 노랗게 물들었습니다. 부분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샛노랗습니다. 드론을 띄워 하늘에서 그 광경을 보았습니다. 그 넓은 습지의 절반이 노랗게 물들었습니다. 마치 고흐의 해바라기 밭 그림이 넓게 펼쳐져 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가까이 가서 살펴보면, 그것이 해바라기가 아니라 큰금계국임을 알게 됩니다. 다른 식물을 찾아볼 수 없고 온통 큰금계국이 지천으로 널려 있습니다. 그 노랑빛의 유혹에 겨워 적지 않은 시민들 주변에 차를 세우고 사진 찍기에 열중하기도 합니다.
큰금계국으로 노랗게 물든 낙동강 해평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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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제방도 완전히 큰금계국으로 뒤덮였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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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제방도 샛노랗게 물들었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습지인 하천을 육상화시키는 대표적 식물이 바로 이 큰금계국이란 식물입니다. 이 고약한 식물이 저 넓은 고아습지를 완전히 뒤덮기 일보직전의 모습입니다. 이대로 몇 해만 지나면 고아습지는 전체가 노랑빛으로 완전히 뒤덮일 것 같습니다.
비단 이곳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낙동강 곳곳에 큰금계국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노랑빛을 띠는 곳에는 대부분 이 큰금계국이 번성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4대강사업 당시 국토부는 이곳에 강에서 퍼올린 준설토를 쌓아올렸고 이후 사후 관리까지 맡아왔습니다. 당시에 이미 이 식물의 씨앗을 뿌려서 일부가 자라기도 했습니다. 이후 몇 차례 더 씨앗이 뿌려졌다고 합니다. 그것이 점차 번성해 지금에 이르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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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일을 맞아 이곳을 찾은 시민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상황이 이러니 구미에서는 이곳을 국가정원으로 만들자는 요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으로, 실제로 지난 18일 한 민간단체 주관으로 국가정원 유치 대회가 열렸습니다.
국제 생물다양성의 날, 큰금계국 번성 사태 해결을 촉구해
22일은 국제 생물다양성의 날입니다. 이날은 생물다양성이 점점 사라져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사람들 사이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 유엔이 제정한 기념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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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금계국으로 완전히 노랗게 물든 고아습지(해평습지)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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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금계국에 잠식당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확연히 구분된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이에 대해 <한국식물생태보감>의 저자이자 식물사회학자 김종원 전 계명대 교수는 21일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생물다양성이 풍요로운 강하천 생태계에, 무분별한 생물이나 꽃식물 도입은 절대 안 될 일"이라면서 일본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큰금계국은 이웃 나라 일본에서도 이미 일찍부터 골치아픈 '침투외래귀화식물(invasive plant species)'로 보고 있고, 국제 생물다양성 협약과 그 정신에 따라 고유서식처(native habitat)와 고유생물상(native biota)에 심각한 위해를 끼치는 것으로 법적 제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심지어 일반 가정 정원에서도 이 큰금계국을 도입할 때는 철두철미한 탈출을 방지하는 대책 없이 절대 키워서는 아니 되는 식물이다. 큰금계국은 아름다운 식물이고 죄가 없다. 단 인간이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야생지역(wild area)에 갖다 심는 것은 생태폭력이다."
생태 복원 서둘러야
김 교수는 빠른 생태복원을 주장하며 생태를 복원할 때도 자연의 힘을 빌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즉 자연하천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지형과 토양구조를 살펴서 자연적인 물길을 복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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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금계국이 아직 잠식하지 못한 곳은 이렇게 자연스러운 습지가 조성돼 있다. 최소한 이런 모습으로라도 되돌려야 한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차체에 환경부는 이곳을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보호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곳은 유명한 철새도래지로 아직도 재두루미를 비롯한 철새들이 도래해 월동하는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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