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부인 성폭행 장면, 칸서 공개 됐다...트럼프 측 "쓰레기, 소송"

김지혜 2024. 5. 22.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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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그린 영화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가 칸 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되자 트럼프 측은 영화 내용에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 대변인 스티븐 청은 이날 영화 '어프렌티스'를 두고 "이 쓰레기는 오랫동안 틀렸음이 밝혀진 거짓말들을 선정적으로 다루며 악의적 명예훼손을 하고 있다"면서 "가짜 영화제작자들의 노골적인 허위 주장에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지난 20일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경쟁 부문에 초청돼 처음 공개된 '어프렌티스'는 1970∼80년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젊은 시절 뉴욕에서 부동산 거물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렸다. AFP와 NYT는 "트럼프의 기원(origin)"을 추적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영화 내용 중에는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1992년 이혼한 첫 부인인 이바나 트럼프를 상대로 강제 성관계를 갖는 장면이 논란을 불렀다. 극 중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외모를 비난하는 이바나에 격분해 성폭행을 행사한다.

이는 1990년 이바나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혼 소송 과정에서 제기됐던 실제 주장을 각색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바나는 1989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을 바닥으로 밀친 뒤 머리카락을 한 움큼 뽑으며 강제로 성관계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이혼 후인 1993년 실제로 강간을 당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성명을 내며 주장을 번복했다.

이바나는 성명에서 "1989년 트럼프와 나는 부부관계를 맺었으며 트럼프는 나를 평소와 매우 다르게 대했다"며 "여성으로서 나는 공격받은 기분이었고 이에 이를 '강간'이라고 설명했으나, 이것이 문자 그대로 혹은 형사상의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는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칸국제영화제에서 영화 '어프렌티스' 감독 및 배우, 작가들이 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 영화를 연출한 이란계 덴마크 감독인 알리 압바시는 이 장면을 넣은 이유에 대해 "(트럼프가) 조금씩 자신을 여러 인간관계에서 멀어지게 하는지 보여준다"며 "그와 매우 가까운 사람인 이바나와의 관계는 당연히 중요하다"고 답했다.

영화에는 또 극 중 트럼프가 외모 관리를 위해 지방 흡입 시술을 하고 탈모를 고치려고 두피 시술을 받는 장면 등도 포함돼 있다고 NYT 등 언론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 캠프에 거액을 기부해온 유명 사업가이자 미국 워싱턴 풋볼팀 전 구단주인 댄 스나이더는 당초 '어프렌티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그린 전기영화라고 생각해 투자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영화의 가편집본을 본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에 크게 화를 내며 영화 제작진에 수정을 요구했으며, 개봉을 막기 위해 정지 명령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고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전했다.

압바시 감독은 트럼프 측의 소송 위협에 대해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압바시 감독은 "그(트럼프)가 많은 사람을 고소했다고 모두가 이야기하지만, 그들은 그의 (소송) 성공률에 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도널드(트럼프)의 팀은 우리를 제소하기 전에 영화를 보기 위해 기다려야 한다"며 "그가 (영화를 보면) 놀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화 각본은 부동산 분야를 다뤄온 언론인이자 작가인 가브리엘 셔먼이 썼다. 할리우드에서는 제작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캐나다, 아일랜드, 덴마크에서 투자받았다. 제작진은 이 영화를 오는 11월 미 대선 전에 개봉하려고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미국 배급사를 찾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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