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리포트]넷제로시대, '탄소 저장고' 각광 폐가스전

정동훈 2024. 5. 2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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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에서 신재생 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기술이 있다.

CCS, 이른바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O2 Capture and Storage)'기술이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압축하거나 액화해 파이프라인 또는 선박으로 수송해 1000m 이상 깊은 심부 지층에 저장하는 것이다.

이산화탄소의 저장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곳이 바로 폐가스전·폐유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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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 연소·정제 과정서 탄소 포집해
고갈된 가스전 등에 다시 저장하는 CCS 기술

화석연료에서 신재생 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기술이 있다. CCS, 이른바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O2 Capture and Storage)’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발전소,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공장 등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다. 이를 대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공간에 저장하는 게 핵심이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압축하거나 액화해 파이프라인 또는 선박으로 수송해 1000m 이상 깊은 심부 지층에 저장하는 것이다.

CCS기술이 주목받으면서 뜻밖에 주목받는 기업들은 석유개발회사들이다. 이산화탄소의 저장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곳이 바로 폐가스전·폐유전이기 때문이다. 탄소를 포집한 후 이를 영구히 저장할 곳이 필요한데, 천연가스나 석유 등을 시추한 이후 빈 공간에 이산화탄소를 다시 주입하는 것이다. 원래 화석연료를 포함한 지층이다보니 대기와 분리된 채 이산화탄소를 안정적으로 저장하기 알맞은 곳이다. 가스·원유 시추에 투자했던 기업들은 이미 설치된 장비를 이용할 수 있다. 탄소 배출에 앞장섰던 기업들이 오히려 CSS사업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면서 친환경기업으로 탈바꿈하는 ‘반전’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탄소중립시대로 나아가면서 폐가스전 몸값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CCS 기술 확보는 환경보호에 앞서 기업의 생존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인더스트리아크는 오는 2026년 CCS 시장 규모가 253억달러(약 33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CCS 기술은 탄소배출권 확보에도 유리하다. CCS로 감축한 이산화탄소는 탄소배출권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탄소배출권 가격은 각종 친환경 규제가 본격화하면서 오르고 있다. ICE거래소의 유럽 탄소배출권 선물(12월물)가격은 올해 1월 t당 51유로 수준에서 현재 t당 74달러까지 올랐다. 탄소배출권은 온실가스 배출 권리로 탄소배출권을 할당받은 기업들은 의무적으로 할당 범위 내에서 온실가스를 사용해야 한다. 탄소를 저감할 수 없는 기업은 탄소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 CCS 사업을 하는 기업은 사업 자체의 수익은 물론, 탄소배출권 확보를 통한 수익 모델을 구상할 수 있다.

국내 기업들도 폐가스전을 활용한 CCS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SK E&S는 동티모르 동남부 해상에 위치한 바유운단 가스전을 이산화탄소 저장소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또 호주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등지에 이산화탄소를 매립할 수 있는 광구를 추가로 확보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등 국내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매립할 계획이다. 울산과 여수 산업단지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말레이시아 사라왁 해상 고갈 유전·가스전에 저장하는 ‘셰퍼드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 SK에너지 등 7개 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역시 말레이시아 보르네오 섬 인근 CCS 사업의 타당성을 분석하고 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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