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 거부에 청년들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을 버리겠다"
[복건우, 유성호 기자]
▲ 대통령실 앞에 모인 청년·대학생 "채 상병 특검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 '채 상병 특검 거부권 저지 청년 긴급행동' 소속 참가자들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채 해병(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달라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건의한 것에 대해 “청년을 버리겠다는 선전 포고이다”며 “채 상병 순직 1주기를 부끄럽지 않게 맞이하기 위해 반드시 5월에 특검이 공포되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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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거부는 청년 채 상병의 죽음과 진상규명을 거부하는 겁니다. 민심을 버리겠다는 선전포고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청년들도 이제 당신을 버리겠습니다."
21일 윤석열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가운데, 해병대 예비역과 청년들이 누적된 분노를 쏟아냈다.
빨간 구명조끼를 입은 청년들은 이날 오후 1시 30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채 상병 특검 거부권 저지 청년·대학생 긴급행동'에 참석해 거부권 행사를 앞둔 윤 대통령을 강하게 규탄했다. 거부권 행사 전이었지만 이들은 "채 상병의 죽음은 해병대원이자 21살 청년의 죽음"이라며 "오전에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재의요구안을 대통령이 재가하면 통신기록 등 모든 자료가 곧 사라지고 책임자들의 증거인멸과 도주 시도가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채 상병 순직 1주기(2024년 7월 19일)를 부끄럽지 않게 맞이하려면 반드시 5월 내 특검이 공포돼야 한다. 구명조끼를 입은 우리가 반드시 청년과 진실을 구해내겠다"라며 국회의 재의결 표결을 촉구했다.
▲ 대통령실 앞에 모인 청년·대학생 "채 상병 특검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 ⓒ 유성호 |
첫 발언자로 나선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이미 알고 있던 터라 기대도 없고 실망도 없다. 윤 대통령한테 할 말도 없고 규탄할 것도 없고 대화할 필요도 없다"라며 "오는 28일 채 해병 특검법이 본회의에 다시 오르면 국민들이 뜻을 보여주고 여야 의원들도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 이것은 해병대만의 일이 아니라 군을 다녀온 예비역과 군에 가야 하는 모든 청년들의 일이자 우리 이웃의 일이다"라고 말했다.
▲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 “거부권 행사한 윤석열 대통령한테 할 말도 없다” #shorts ⓒ 유성호 |
행동하는 경기대학생연대 소속 곽재헌씨는 해병 1277기로 채 상병 순직 당시 전문하사로 복무하고 있었다. 곽씨는 "채 상병이 물살에 휩쓸리던 순간에 휴가를 나와 있었다. 만약 휴가를 나가지 않았다면 채 상병 사건은 나의 일이 됐을지도 모른다"라며 "왜 기사 속에 나오는 수색 중인 해병들은 구명조끼를 입고 있지 않았고, 전문 수색 교육을 받지 않은 포병대대 인원이 그 현장에 투입되었는지 의문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 '채 상병 특검 거부권 저지 청년 긴급행동'을 제안한 손솔 전 진보당 수석대변인과 참가자들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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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행동을 제안한 손솔 전 진보당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의 거부는 청년의 죽음과 진상규명을 거부하는 것이며 민심을 버리겠단 선전포고와 다름없다"라며 "채 상병 특검을 지금 당장 공포해야 적어도 6월 내 통신기록 등 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 이 시기를 놓치면 모든 자료가 사라지고 증거 인멸과 도주 시도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홍희진 청년진보당 대표는 "오늘 윤 대통령이 청년을 버렸다"라며 "대통령실이 수사 외압을 했다면 직권남용 범죄인데 이를 덮으려고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또 다른 직권남용을 저지른 것이나 마찬가지다. 채 상병 순직의 진실을 은폐하겠다는 오만한 태도를 이어갔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통령 거부권을 무력화시키고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에서 다시 의결될 수 있도록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오는 25일 오후 3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다시 구명조끼를 입고 모여 거부권을 행사한 윤 대통령을 규탄하는 긴급행동을 재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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