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노래한 성악가의 마지막 선물…2명에게 장기 기증

민태원 2024. 5. 2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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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공연을 하루 앞두고 쓰러져 뇌사에 빠진 50대 성악가가 장기 기증으로 2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합창, 지휘 등으로 세상에 감동적인 선율을 선사하던 고인을 유가족들은 삶의 끝까지 음악을 사랑하다 떠난 음악인으로 기억해 주길 바랐다.

KODA 이삼열 원장은 "삶의 끝에서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숭고한 나눔에 동참해 주신 기증자와 유가족에게 감사드린다. 나눠주신 소중한 마음을 잘 전달해 아픈 이를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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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합창단에서 테너로 활동하던 양재영씨
세종문화회관 공연 하루 앞두고 쓰러져 뇌사
장기 기증으로 두 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성악가 양재영씨. 유가족 제공


음악 공연을 하루 앞두고 쓰러져 뇌사에 빠진 50대 성악가가 장기 기증으로 2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합창, 지휘 등으로 세상에 감동적인 선율을 선사하던 고인을 유가족들은 삶의 끝까지 음악을 사랑하다 떠난 음악인으로 기억해 주길 바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은 지난달 6일 강북삼성병원에서 뇌사 상태의 양재영(53)씨가 중증 질환자 2명에게 각각 간과 오른쪽 신장을 기증했다고 21일 밝혔다.

양씨는 지난 달 3일, 다음 날 공연을 위해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리허설을 마치고 갑자기 쓰러져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양씨는 서울시립합창단에서 10년간 테너로 활동해 왔다.

가족들은 기증자 몸의 일부가 누군가와 함께 세상에 숨쉬고 있다는 생각이 위로되고, 삶의 끝에서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떠나길 바라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다.

양씨는 고교 중창단에서 재능을 발견해 음악을 시작했고 교회 성가대 지휘 및 서울시립합창단 단원 등 다양한 음악 활동을 했다. 또한 감수성이 풍부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자상하고 가족들을 늘 먼저 챙기는 사람으로 기억됐다.

여동생 소영씨는 KODA 유튜브에서 그리움의 편지를 전하며 “오빠한테서 장기를 받은 사람이 갑자기 음악이 좋아지고 갑자기 성악곡이 듣고 싶어지고 그래서, 그 사람이 음악인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남동생 승영씨도 “형, 이별하는 날 그런 생각이 들었어. 뭐가 그리 궁금해서 하늘나라로 먼저 떠난 거야. 우리 죽으면 천국 간다고 이야기했었잖아, 형이 사랑하는 할머니랑 엄마랑 함께 여기보다 행복하게 잘 지내. 그리고 우리 다시 천국에서 다시 만나. 형, 사랑하고 보고 싶어”라며 눈물을 흘렸다.

KODA 이삼열 원장은 “삶의 끝에서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숭고한 나눔에 동참해 주신 기증자와 유가족에게 감사드린다. 나눠주신 소중한 마음을 잘 전달해 아픈 이를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유가족이 마음의 편지를 전하는 영상은 KODA 유튜브에서 시청할 수 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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