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고 싶은 리조트"…김민수 해비치 대표, 고급화 전략 승부수

김흥순 2024. 5. 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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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비치 리조트 제주, 29일 리뉴얼 재개장
객실·식음·액티비티 등 프리미엄 탈바꿈
소수 인원·이색 경험 추구 여행 트렌드 겨냥
서비스 향상·체험 프로그램으로 차별화

"제주 동부 지역 관광지를 상징하는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다."

김민수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대표는 20일 제주 서귀포시 해비치 리조트 제주에서 열린 리뉴얼 개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리노베이션을 단행하면서 리조트가 단순히 잠만 자기 위해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이곳 자체가 하나의 관광 목적지가 될 수 있도록 준비를 많이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민수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대표가 2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설 리뉴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는 2003년 문을 연 해비치 리조트 제주 개장 20주년을 맞아 지난해 7월부터 시설 전면 개보수에 들어갔다. 10개월 동안 진행한 공사를 마무리하고 오는 29일부터 운영을 재개한다. 총 공사비 720억원을 들여 건물 뼈대만 남기고 시설 전체를 5성급 호텔에 준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 특징이다. 10가지 타입의 객실 215개는 주방 공간을 줄이고 거실과 침실 규모를 키워 특급 호텔 스위트룸 수준으로 개선했다. 객실 내 가구와 소품도 이재하, 조병주 작가 등 주목받는 국내 가구 디자이너에게 의뢰한 작품을 배치했다.

김 대표는 "해비치가 개장했던 20년 전에는 2~3가족이 모여 10여명이 한 객실에 투숙하고, 고기를 굽거나 요리하는 용도로 리조트를 사용했다"며 "최근에는 여행 트렌드가 3~4인 가족이나 연인 등 소수 단위로 꾸려지기 때문에 리조트가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도록 구조를 현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테리어에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고 전체적인 서비스도 호텔에 준하는 프리미엄 수준으로 상향했다"며 "이용객들이 이곳을 제2의 집이나 별장처럼 느낄 수 있도록 공간을 꾸몄다"고 덧붙였다.

10개월간 리노베이션을 진행해 새 단장한 해비치 리조트 제주의 마스터 스위트 객실[사진제공=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투숙객들이 한곳에서 느긋하게 머물며 휴가를 즐길 수 있는 '스테이케이션 리조트'로 도약하기 위해 부대시설과 체험 프로그램도 강화했다. 식음 서비스에서는 기존 조식 뷔페 중심의 라운지 카페를 이탈리안 파인다이닝(고급식당)으로 바꾸고, 스시·스키야키 오마카세 전문 레스토랑을 새로 만들었다. 여름에만 한시적으로 운영했던 야외 수영장은 사계절 온수 풀로 조성했다. 리조트 전용 웰니스 프로그램도 신설해 표선 해안가를 달리며 아침 경관을 볼 수 있는 달리기, 자전거 라이딩과 계절에 따라 추천하는 숲길이나 오름을 걷는 '포레스트 트레킹', 해질녘에 체험할 수 있는 '선셋 요가와 싱잉볼 테라피' 등을 투숙객을 대상으로 예약을 받아 무료로 운영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제주의 주요 관광지가 중문을 비롯한 서부 지역에 대부분 몰려 있고, 해비치 리조트가 자리한 동부 지역은 공항과의 거리나 인지도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다"면서 "최근에는 여행에서도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에 해비치를 둘러싼 평화롭고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프리미엄 서비스 등 차별화한 경험을 제공한다면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회사 내 고객경험(CX)팀도 신설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액티비티 프로그램을 꾸준히 발굴할 계획이다.

해비치 리조트 제주의 주니어 스위트 테라스 객실[사진제공=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건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친 김 대표는 현대자동차그룹에 몸담으며 브랜드전략실 이사와 마케팅사업부 상무를 지냈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인지도 향상과 시장 안착에 일조한 마케팅 전문가다. 2019년 12월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대표로 취임한 그는 임기 5년 차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수익 개선을 목표로 호텔과 리조트 사업에서도 고급화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울 방침이다.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629억원에 영업손실 14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 적자는 전년 41억원에서 100억원 이상 늘었다.

김 대표는 "리조트 리노베이션을 진행하면서 공사비를 반영해 적자 폭이 커졌으나 내년부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객실당 단가를 30%가량 상향해 매출을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리뉴얼을 통해 투숙객이 지불하는 금액은 높아지더라도 객실에서 느낄 수 있는 만족도와 무료 체험 프로그램 이용 등의 혜택을 고려하면 경쟁 업체 대비 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는 것이 해비치 측의 계산이다.

이 밖에 경기 남양주와 제주에서 운영 중인 골프장 해비치 컨트리클럽(CC)과 한식·양식·중식·일식 등의 외식 사업, 프라임 오피스빌딩의 라운지 서비스, 라이프 피트니스, 연수원 위탁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병행하며 수익성을 확대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현재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와 중구 그랜드센트럴 등 두 곳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라임 오피스빌딩의 서비스 위탁 운영사업은 올해 안에 사업장 세 곳이 추가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제주=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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