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고발' 백은종 9시간 檢조사…"청탁 인물 명확히 진술했다"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고발한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가 20일 약 9시간에 걸친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승호 형사1부장)은 이날 오후 2시 백 대표를 고발인 자격으로 소환했다. 백 대표는 명품 전달 가방 영상 등을 처음 보도한 매체의 대표로,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과 뇌물 수수 혐의로 고발했다.
그는 명품 가방 전달 과정이 담긴 30분 분량 영상의 원본, 가방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와 김 여사의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 내용 일부를 미리 준비한 채로 검찰 조사에 임했다. 메신저 대화 내용 중에는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인사 청탁을 하는 내용도 담겼다고 한다.
“청탁 인물, 상당한 유력 인사…검찰에 명확히 진술”
백 대표는 이날 오후 10시 40분쯤 조사를 마치고 나온 뒤 기자들과 만나 “(청탁한 인물이) 누구인지, 어떤 직위를 청탁했는지를 포함해 명확히 진술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청탁 내용 등에 대해서는 “한 건만이 아니고 다음이 또 있기 때문에 파장을 생각해 아직은 공개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현재 최 목사가 어떤 인물의 인사를 청탁했는지 역시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백 대표를 대리하는 양태정 변호사는 청탁 인물에 대해 “상당한 유력 인사”라고만 밝혔다.
앞서 백 대표는 검찰에 출석하면서 김 여사도 최 목사의 청탁 메시지에 “반응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여사가) 청탁 전이나 후나 주는 대로 다 받았다. 오랫동안 선물성·청탁성 뇌물에 중독된 게 아니라면 그럴 수 없다”라고도 주장했다.
백 대표는 최 목사가 2022년 6월 김 여사를 약 2시간 40분 동안 면담하면서 기록한 A4 한두장 분량의 메모, 최 목사 등 선물을 든 방문객을 김 여사에게 안내한 직원의 신상 정보도 검찰에 제공했다고 했다. 메모에는 ‘금융위원 청탁’을 목격한 내용 등이 적혀 있다고 한다.
다만 최 목사가 김 여사와 주고받은 전체 카카오톡 대화를 제출해달라는 검찰 요구는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이만큼 증거를 내고 정황을 얘기했으니 김건희 씨를 소환해서 조사한 후에 대질신문 과정에서 증거들을 더 제출하겠다”며 “검찰의 태도에 따라 전체 증거를 낼 수도 있고 언론을 통해 보도하거나 야당에 특검용 자료로 줄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향수·화장품 등도 받았다”…추가 고발
백 대표는 이날 검찰 출석 직전엔 윤 대통령 부부를 대검찰청에 뇌물수수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추가 고발했다.
고발장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2022년 6월에도 김 여사가 최 목사로부터 180만원가량의 명품 브랜드 향수와 화장품 등을 받았으며, 성명불상자로부터 금융위원 인사 청탁을 받은 정황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백 대표는 또 최 목사가 아파트 경비실 등을 통해 김 여사에게 40만원 상당의 양주를 전달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검찰은 이날 백 대표를 상대로 추가 고발 내용도 조사하려 했으나 백 대표가 우선 수사 상황을 지켜본 뒤 내달께 별도로 고발인 조사를 받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1일 검찰은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선물한 것으로 추정되는 책을 주웠다고 주장하는 권성희 변호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참고인들의 진술 내용과 증거 자료를 토대로 김 여사 조사 여부와 방식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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