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각에 모인 캄보디아인들 "민주주의를 요구한다"

장지혜 2024. 5. 20. 12:3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19일 낮.

재한 캄보디아인들이 자국의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한 것이다.

이날 집회에는 부산, 포항, 광주광역시, 목포, 경기 등에서 백여 명의 캄보디아인들이 모였다.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방한한 캄보디아 현 총리인 훈 마넷을 규탄하기 위해서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훈 마넷 총리 방한 일정 맞춰 집회... 전국에서 100여 명 참석

[장지혜 기자]

 5월 19일 종각에서 열린 집회 사진
ⓒ 장지혜
 
"우리는 캄보디아의 민주주의를 요구한다!"
"캄보디아 정부는 민주인사를 석방하라!"

지난 19일 낮. 종각에서 캄보디아어와 한국어가 차례대로 울려 퍼졌다. 재한 캄보디아인들이 자국의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한 것이다. 

이날 집회에는 부산, 포항, 광주광역시, 목포, 경기 등에서 백여 명의 캄보디아인들이 모였다.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방한한 캄보디아 현 총리인 훈 마넷을 규탄하기 위해서였다.
 
 18일(토) 서울에서 재한 캄보디아인 2천여 명과 만난 훈 마넷(출처 : Samdech Thipadei Hun Manet, Prime Minister of Cambodia 페이스북)
ⓒ Samdech Thipadei Hun Mane
훈 마넷은 지난 38년 동안 캄보디아를 집권한 훈센의 장남으로 작년 총선을 통해 새로운 총리가 되었다. 작년에 치러진 총선은 '선거가 아니라 대관식에 가까웠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련 기사 : 캄보디아 선거, '선거보다 대관식에 가까웠다', '캄보디아의 자유와 정의 없는 가짜 선거'를 반대하며)

아버지 훈센의 뒤를 이어 장남은 총리가 되었고, 막내아들(훈 마니)과 조카사위(넷 사보에운)는 부총리, 차남(훈 마닛)은 군 부사령관과 국방부 산하의 정보부대장을 겸임하고 있다. 총리에서 물러난 훈센은 총리직에서만 물러났을 뿐 현재 상원의장을 맡고 있다. 총리직 계승식을 성공적으로 치른 훈센 일가는 캄보디아 정치 전반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사실 정치뿐만 아니라 사법부도 훈센 정권이 장악했다는 것 또한 공공연한 비밀이다. 여당이 만든 야당이 아닌, 국민의 지지를 받는 야당은 모두 해산시켰고, 독립 언론 매체는 정부에 반대되거나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즉시 폐간과 소송, 체포, 법적 조치의 위협 등이 행해졌다. 국경없는 기자회(REPORTERS WITHOUT BORDERS)는2024년 캄보디아 언론 자유 순위를 180개국 중 151위라 발표했다. 이는 전년보다 4단계나 하락한 것이다.
 
 국경없는 기자회에서 발표한 캄보디아 언론 자유 순위
ⓒ 국경없는 기자회
 
이러한 위협은 기자들뿐만 아니라 타국에 있는 캄보디아인들에게도 행해졌다. 한국에서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집회에 참여한 이들에게도 위협과 협박이 이어졌다.
지난 19년 10월 종각에서 진행된 집회에서 훈센 정권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자 본국(캄보디아) 가족이 있는 집에는 경찰들이 들이닥쳤고, 발언자의 어머니를 조사한다며 가두었다. 작년 광주광역시에서 캄보디아 총선을 맞아 열린 집회를 준비한 활동가들은 정부 인사로부터 협박성 메시지를 받았다고 한다.
한국에서 열리는 집회에도 여당 관계자 등이 참여해 누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 누가 참석을 했는지 확인한다고 한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 역시 캄보디아에 돌아가는 순간 바로 구금될 수 있다.
 
▲ 2024.05.19. 집회 사진(1) 5월 19일 종각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참가자들의 모습
ⓒ 장지혜
 
집회에서는 캄보디아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와 함께 국민의 삶을 보장하라는 구호도 함께 나왔다.

현재 캄보디아에서는 농산물 수확 시기가 되면 정부가 물가를 일부러 하락시켜 농민들이 제값을 받지 못해 농촌의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한다. 또한 정치활동가뿐만 아니라 인권, 사회, 환경 등 다양한 분야 활동가들의 구속도 이어지고 있으며, 재외국민에게는 투표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집회 참가자 중 한 명은 "사업이나 장사는 실패하면 다시 시작하면 되지만, 국가는 실패하면 다시 시작하기 어렵다"며 캄보디아 정부의 중립적이고 민주적인 운영을 촉구했다. 
 
 현재 캄보디아에서 구금되어 있는 다양한 분야의 활동가들
ⓒ 장지혜
  
 5월 19일 종각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참가자 모습(2) - '재외 국민의 투표권을 보장하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
ⓒ 장지혜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