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서 마른비만 '세계 톱'… 젊은 여성들에게 무슨 일이?

이금숙 기자 2024. 5. 20. 11: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말랐다고 해서 비만이 아닐 것이라고 안심해서는 안된다. 겉으로 보기엔 뚱뚱하지 않더라도 체지방검사 결과 비만이거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 수 있다. 이를 ‘마른 비만’이라고 한다. 최근 젊은 여성에서 마른 비만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 여성 마른 비만 ‘세계 톱’… 원인은 반복적인 초절식 다이어트
마른 비만은 체지방 비율이 높고 근육량은 적은 상태다. 체질량지수(BMI)는 정상 범위라도 인슐린 저항성, 높은 콜레스테롤, 고혈압 등의 여러 문제가 동반될 수 있다.

외관상 체형이 말랐는데 남성은 체지방률이 25% 이상, 여성은 30% 이상이면 마른 비만으로 진단한다. 지방에 비해 근육량이 현저히 적다 보니 주로 복부에 지방이 몰린 양상을 띤다. 옷으로 커버하면 겉보기엔 매우 말라 보인다.

문제는 한국 젊은 여성의 ‘마른 비만’ 비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것. 인바디가 최근 공개한 ‘2024 인바디 리포트(2018~2022)’에 따르면 한국 20대 여성의 마른 비만 비율은 15.8%로, 조사 대상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20대 여성 체성분 데이터 218만 7224개를 분석한 결과다.

365mc 영등포점 손보드리 대표원장에 따르면 마른 비만은 반복적인 다이어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그는 마른 체형을 지향하는 한국의 사회적 분위기가 마른 비만을 유발한다고도 내다봤다.

대부분 마른 체형을 만들려는 사람은 자신에게 필요한 열량보다 섭취량을 대폭 줄이는 경향을 보인다. 손 대표원장은 “기초대사량보다 낮은 저칼로리 식사를 이용한 다이어트는 체중이 감소하는 과정에서 체지방보다 근육을 먼저 분해해 에너지로 사용한다”며 “저칼로리 다어어트가 반복되면 근육량은 줄고, 신체 기초대사량은 낮아져 살이 잘 찌는 체질로 변하게 된다. 이로 인해 다이어트 후 평소 섭취하던 칼로리를 먹더라도 에너지 소비 비율이 낮아 체지방이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불규칙한 식사, 운동 부족, 지나친 채소 위주 식단, 노화, 폐경 등이 마른 비만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과체중 비만 못잖게 위험한 이유, ‘내장지방’
마른 비만이 최근 건강 악화의 주범으로 떠오른 것은 ‘내장지방’의 위험성이 알려지면서다. 마른 비만의 경우 허벅지, 팔뚝, 얼굴 등은 야위어도 복부에만 지방이 몰리는 양상을 띤다. 이 자체가 위험신호라는 것. 내장지방은 염증 물질을 분비하다 보니 복부비만이 심한 마른 비만일수록 일반 비만 못잖게 건강 문제를 겪을 우려가 높다는 의미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과대학원 에바 첸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마른 비만인 사람도 비만인 사람과 같은 질병을 앓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 대표원장은 “마른 비만인 사람 대부분은 내장에 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된 내장지방형이므로 혈중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각종 대사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게다가 외관상으로는 말랐기 때문에 스스로 건강을 맹신하다가 화를 키울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탄수화물 줄이고 식이섬유 늘리고
마른 비만을 극복하려면 식단부터 개선해야 한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탄수화물 위주 식단은 혈당과 중성지방 섭취를 늘려 심혈관질환과 대사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우선 흰쌀밥, 빵, 밀가루 등 정제 탄수화물을 줄이고 식이섬유소가 풍부한 전곡류, 채소, 해조류 섭취를 늘리면 내장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단백질이 풍부한 콩, 닭가슴살 등을 자주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과일과 채소류는 인슐린 분비를 억제해 복부에 피하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는 효과를 나타낸다.

손 대표원장은 “단기간에 개선 효과를 보고 싶다면 지방흡입 등 비만 치료의 도움을 고려해 볼 수 있지만 내장지방이 심한 마른 비만이라면 지방흡입만으로 해결이 어려워 운동과 식단 조절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내장지방이 심한 마른 비만이라면 식단 개선과 함께 유산소운동을 매일 30분 정도 가볍게 시행하는 게 정답이다. 이는 내장지방을 제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처음에는 야식을 먹지 않고, 이후 저녁을 가볍게 먹는 식으로 시작해 본다.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면 근력운동을 병행하며 대사를 높여나가는 게 마른 비만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Copyright © 헬스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