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해상도 올레도스 신기술 개발…VR·AR기기 노린다”

박해리 2024. 5. 20.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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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만난 양준영 LG디스플레이 선행기술연구소장. 박해리 기자

“우리는 디스플레이를 잘하지만 반도체가 없고, SK하이닉스는 반도체를 잘하지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없기에 시너지를 내보자는 취지였습니다. 그렇게 ‘반딧불이 프로젝트’가 탄생했죠.”

지난 17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만난 양준영 LG디스플레이 선행기술연구소장은 최근 개발에 성공한 초고해상도 올레도스(OLEDoS, OLED on Silicon) 신기술의 시작점을 이렇게 회상했다. 이 기술을 공개한 논문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세계 최고 권위의 디스플레이학회 SID2024에서 ‘올해의 우수논문’으로 선정됐고, 양 소장은 공로상을 받았다.

LG디스플레이는 2021년 SK하이닉스와 연구개발(R&D) 단계부터 협업해 가상현실(VR)용 올레도스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기존 OLED는 유리 기판으로 만들지만, 올레도스는 이름처럼 반도체 실리콘 위에 OLED를 증착시켜 화소 크기를 한 자릿수 마이크로(㎛·100만분의 1m) 단위까지 줄이는 방식으로 초고해상도를 구현한다. 이 때문에 올레도스 개발에선 실리콘 기판을 잘 다루는 반도체 업체와 협업이 중요하다.

최근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SID에 전시된 LG디스플레이의 올레도스를 넣은 스마트워치 시제품이다. 구름이 홀로그램처럼 시계 위 허공에 떠 보인다. 올레도스 화소가 높아 홀로그램 영상을 구현할 수 있었다고 양 소장은 설명했다. [사진 LG디스플레이]

이번 신기술은 해상도와 화면 밝기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VR용 올레도스를 구현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500원 동전만 한 1.3인치 크기에 4K급인 4175ppi(인치당 픽셀 수)의 초고해상도를 구현했다. 1만 니트(nit, 1니트는 촛불 1개 밝기)의 초고휘도(밝기)를 구현했으며 디지털영화협회(DCI) 표준색 영역인 DCI-P3를 97% 이상 충족해 정확한 색 표현이 가능하다.

양 소장은 “1만 니트 휘도 달성은 세계 최초이며 DCI 규격을 맞춘 것도 유일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2월 출시한 애플의 비전프로에 탑재된 소니의 1.3인치 4K급 올레도스 휘도를 5000니트 정도로 추정하며 발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프로젝트명은 송창록 SK하이닉스 이미지센서(CIS) 개발 담당이 제안했다. CIS는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의 색상과 강도를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반도체로, 올레도스와 공정이 유사하다.

양산하려면 숙제가 아직 많다. 회사가 과감히 선제 투자를 결정하거나 주요 고객사와 규모 있는 계약을 따내는 등 모멘텀이 필요하다. 소니와 중국 몇 업체 외에는 양산을 시작한 기업을 찾기 힘들 만큼 시장은 초기 단계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레도스 시장은 올해 5억6000만 달러(약 7600억원)에서 2028년 13억6000만 달러(약 1조8500억원)로 성장 전망이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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