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169일 만에 대중 앞 모습…尹대통령과 사리반환식 참석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경기도 양주 회암사지(址)에서 열린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제'에 참석해 불교계의 경사를 축하했다. 김 여사는 지난 16일 캄보디아 총리 내외와의 오찬에 이어 외부 공개 활동을 재개했다.
윤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이번에 돌아와 모셔진 사리는 한국 불교의 정통성과 법맥을 상징하는 소중한 국가 유산"이라며 "오랫동안 풀지 못한 어려운 문제였지만, 한미관계가 더 가까워지면서 문제를 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정 운영에 있어 국민을 위한 간절한 마음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지난 4월 16일 미국 보스턴미술관으로부터 가섭불, 정광불, 석가불, 나옹선사, 지공선사(3여래 2조사)의 사리가 100년 만에 환지본처(還至本處·본래의 자리로 돌아감)한 것을 기념해 열렸다.
돌아온 사리들은 본래 양주 회암사의 지공선사 사리탑에 모셔져 있다가 일제강점기 불법 반출된 것을 보스턴미술관이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9년 남북불교계는 사리 반환을 위한 공동합의문을 채택하고 보스턴미술관과 반환 협상에 나섰지만, 2013년 이후 반환 논의가 중단된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4월 윤 대통령이 미국 국빈 방문한 당시 김 여사가 보스턴미술관을 방문해 사리 반환 논의를 재개해 달라고 요청해 10년 만에 반환 논의가 재개됐다. 이어 지난달 보스턴미술관이 조계종에 사리를 기증하는 형태로 환지본처가 이뤄졌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지난 15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조계사를 찾은 윤 대통령에게 "영부인께서 보스턴미술관에 사리 반환 논의를 적극 요청하는 등 사리 본지환처에 큰 역할을 해 모셔 올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한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조계총 측에서 사리 환지 본처에 김 여사의 도움이 매우 컸다며 행사에 김 여사가 꼭 참석해주길 바란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 여사가 직접 참석하면서 국내에서 대중 앞에 모습을 보인 것은 지난해 12월 2일 조계사에 마련된 자승 전 총무원장 스님의 분향소를 방문한 이후 169일 만이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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