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고물가…"난 한 곳만 판다" [슬기로운 금융생활]

장슬기 2024. 5. 18.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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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속 PLCC 열풍
쿠팡 PLCC 100만장 돌파 전망
"카드사, 기업고객 유치 효과"

[한국경제TV 장슬기 기자]

"여러 곳 할인 필요없어…자주 가는 한 곳에서만 많이 깎아주면 콜!" 고금리에 고물가까지, 지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금융소비자들의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지출을 줄일 수 있는 현명한 소비법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특정 가맹점에서 큰 폭의 혜택을 주는 신용카드가 금융권 '잇 템'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만들어지는 상업자 전용 신용카드(PLCC)를 살펴보겠습니다.

◆ 쿠팡족이 사랑한 '쿠팡 와우 카드' PLCC는 여러 가맹점에서 혜택을 주는 일반 신용카드와 달리 파트너십을 맺은 특정 기업 가맹점에 대해 특화된 혜택을 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최근 식탁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유통업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특화 혜택을 주는 카드의 인기가 뜨겁습니다.

대표적인 것은 KB국민카드가 쿠팡과 손잡고 출시한 '쿠팡 와우 카드'. 쿠팡 와우 카드는 전월 실적 조건 없이 쿠팡,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결제액의 최대 4%를 매월 최대 5만2,000원까지 적립해줍니다. 적립된 포인트는 다음 달에 쿠팡캐시로 받아 쿠팡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반 카드에 비해 적립률이 높아 쿠팡 쇼핑을 즐기는 쿠팡족들의 수많은 선택을 받았고, 출시 7개월 만에 50만장 발급을 돌파했습니다. 특히 지난 4월 모집량은 출시 첫 달 대비 무려 3.7배나 성장해 업계에서도 놀라운 성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쿠팡 PLCC의 성공은 사실 예견돼 있었습니다. 쿠팡의 전체 회원수는 무려 2,000만 명을 넘어 '쿠팡 안쓰는 사람은 없다'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 실제 쿠팡과의 제휴를 위해 카드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는 후문입니다. 실제 쿠팡 와우 카드 회원의 94%는 이 카드를 매달 사용하고, 일반 회원보다 이용건수가 2.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카드사 측은 이 같은 입소문 확산에 따라 연내 100만 장 이상 발급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 PLCC의 원조 현대카드

이처럼 매니아층을 노린 PLCC의 원조는 사실 현대카드입니다. 현대카드는 지난 2015년 업계 최초로 대형 유통업체인 이마트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이마트 e카드'라는 첫 PLCC를 내놨습니다. 이후 기아, 현대차, 코스트코, 스타벅스 등 수 많은 기업들과의 협업에 이어 최근에는 19번째 파트너사로 뷰티 플랫폼 올리브영을 선정했습니다.

올리브영은 최근 상품은 물론 배송까지 끊임없는 서비스 확장을 통해 온라인 회원 수만 1,1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현대카드는 올리브영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올리브영에서 특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PLCC를 곧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 같은 PLCC 열풍에는 청년층의 영향이 컸습니다. 지난해 현대카드의 PLCC를 신규 발급한 2030세대의 비중은 46.7%로 전년보다 3.1%p 증가했습니다. 특히 최근 쇼핑플랫폼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네이버와의 PLCC는 2030세대 남녀들의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카드로 꼽힙니다.

네이버 현대카드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무료 이용권 제공과 더불어 네이버 쇼핑 이용시 결제금액의 최대 10%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적립해주며 '네이버 혜택 최강 카드'로 입소문이 나있습니다. 이 같은 강력한 혜택으로 출시 1년 만에 약 36만장이 발급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발급 회원의 95% 가량이 매달 네이버 현대카드를 실제로 이용하고 있으며, 월평균 결제액 역시 78만 원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 기업고객 자연스레 유치…PLCC 열풍 지속 복잡한 계산 없이 모든 가맹점에서 일률적으로 할인·적립 혜택을 주는 '무조건 카드'는 꾸준히 금융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물가 여파가 지속되면서, 보다 알뜰한 소비를 하고 싶어 하는 청년층의 고민이 PLCC의 흥행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PLCC는 해당 기업의 충성고객이 카드사 고객으로 넘어오는 효과까지 있어, 카드사 입장에서도 제휴사 계약 경쟁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일례로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족이 크게 늘면서, 항공사나 호텔과의 협업을 위해 카드사들이 치열하게 경쟁 입찰을 벌인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섭니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발급된 PLCC는 총 733만8,677장. 카드 종류도 110종에서 134종으로 18%나 늘었습니다. 특히 경기 불황이 지속될수록 유통 플랫폼과 같은 생활영역에 특화 혜택을 제공하는 PLCC는 경영 위기와 맞딱뜨린 카드업계의 새로운 '활로'로 자리잡을 전망입니다.


장슬기기자 jsk9831@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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