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프로’ 룸살롱 간 김호중…“술 마시던데” 진술 확보

권남영 2024. 5. 18.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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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날 회원제 고급 유흥업소 방문…유명 가수 동석
김씨 측 “술 아닌 차만 마셨다” 음주 혐의 부인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 선임…18일 공연 강행
가수 김호중. 오른쪽 사진은 사고 당일인 지난 9일 유흥주점에서 나와 대리운전 차량에 타는 김호중. 인스타그램, 채널A 보도화면 캡처


경찰이 뺑소니 혐의로 입건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의 음주 여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김씨가 사고 전 방문했던 유흥업소는 이른바 ‘텐프로’로 불리는 고급 룸살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동석했던 유명 가수는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을 예정이다.

김씨가 사고 당일인 지난 9일 방문한 유흥업소는 여성 접객원이 나오는 고급 유흥업소인 ‘텐프로’라고 17일 JTBC가 보도했다. 회원제로 운영된다는 해당 업소는 “강남의 유흥업소 중 국대급” “고급 비즈니스를 위한 정통룸”이라고 스스로 홍보하고 있다.

김씨는 당시 이 유흥주점에서 저녁 7시50분부터 밤 11시10분까지 3시간 넘게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업소 직원은 “경찰에서 다 왔다갔다. 얘기 다 했다”고 매체에 말했다.

이 자리에는 김씨와 김씨 소속사 대표 이외에 유명 래퍼 출신 가수도 함께 있었다고 이날 KBS가 전했다. 경찰은 해당 가수가 김씨의 음주 사실을 확인해줄 수 있는 핵심 참고인으로 보고 조만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사고 전 김씨가 들렀다는 술자리 동석자와 주점 직원 등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조사하는 등 음주운전 혐의 추가 적용을 위한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김씨가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본 것 같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일인 지난 9일 유흥주점에서 나와 대리운전 차량에 타는 김호중. 채널A 보도화면 캡처


김씨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측은 운전자 바꿔치기와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폐기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김씨의 핵심 혐의인 음주 사실은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 소속사 측은 “김씨가 술잔에 입을 대긴 했지만 술을 마시진 않았다” “술 대신 ‘17차’ 음료를 마셨다”는 입장이다.

김씨가 사고 당일 유흥주점에서 나와 대리기사가 운전하는 자신의 검정색 승용차를 타고 귀가하는 모습이 담긴 CCTV 화면이 공개되기도 했다. 대리운전 차를 타고 집에 도착한 김씨는 약 50분 뒤 다시 나와 본인 소유의 흰색 SUV 차량을 몰고 다른 술자리로 이동하다가 사고를 냈다.

김씨가 술을 마시지 않았다면 대리기사를 부를 이유가 없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김씨는 또 사고 직후 경기도의 한 호텔로 이동했는데, 호텔 근처 편의점에서 일행과 함께 캔맥주를 사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 측은 검찰 고위간부 출신 변호사를 통해 대응에 나섰다. 대검찰청 차장을 지낸 조남관(59·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가 변호인으로 선임됐다. 지난 16일 경찰에 선임계를 낸 조 변호사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건을 선임하게 돼 송구하다”면서도 “김씨가 억울한 부분 등이 있는지를 잘 따져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수 김호중이 지난 9일 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도로에서 낸 추돌사고. SBS 보도화면 캡처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쯤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마주 오던 택시와 충돌한 뒤 달아난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를 받는다. 소속사 측은 사고 당시 김씨가 공황 장애 증상을 겪어 사고 뒷수습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고 3시간 후 김씨의 매니저인 30대 남성 A씨가 사고 당시 김씨 입었던 옷을 입고 경찰에 자수했는데 거짓 자백으로 밝혀져 논란이 커졌다. 경찰의 거듭된 출석 요청을 받은 김씨는 사고 17시간 뒤인 다음 날 오후 4시30분에야 직접 경찰에 출석했다. 처음엔 본인의 운전 사실을 부인했으나 경찰의 추궁 끝에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가 매니저에게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났다”며 “경찰에 대신 출석해 달라”고 한 녹취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강남구에 있는 김씨의 집과 이 대표의 집,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뺑소니 사고 전후 김씨와 소속사 관계자들의 행적도 구체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가수 김호중. 생각엔터테인먼트 제공


한편 김씨는 18일부터 경남 창원에서 열리는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에 나선다.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 상황에 공연을 강행한다는 점에서 적절성 논란과 더불어 적잖은 비판 여론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18~19일 창원 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공연은 김씨가 지난 14일 경찰에 입건된 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서는 자리다. 그가 공연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지 관심이 쏠린다.

김씨는 창원 공연에 이어 오는 23~24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김호중&프리마돈나’에 출연하며, 6월 1~2일에는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일정을 소화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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