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제 살아나니 투자? [MONEY톡]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msy@mk.co.kr) 2024. 5. 17.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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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깜짝 성장은 착시? 내수는 여전히 불안

지난 4월25일 발표된 우리나라의 올해 1분기 성장률 1.3%는 ‘깜짝’ 소식이었다. 2021년 4분기(10~12월·1.4%)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였기 때문. 시장에서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인 0.6%를 약간 웃돌 것으로 예상했는데 두 배를 웃도는 결과를 냈다. 2022년 1분기(0.7%) 이후 지속된 분기별 0%대의 성장률 고리를 끊어낸 것이다.

관심은 1분기 서프라이즈가 올해 내내 이어지느냐에 쏠린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껏 고무된 정부와 달리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한국 경제의 회복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다. 무엇보다 내수에 대한 우려가 높다. 이번 GDP 발표 이후 증권가에서 ‘한국GDP: 강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취약성은 남았다’(한국투자증권) ‘깜짝 성장에도 지속성 의문’(신한투자증권), ‘1분기 국내GDP, 아직은 수출밖에 안 보인다’(흥국증권) ‘한국GDP-내수 회복은 여전히 의문’(유진투자증권) ‘서프라이즈지만 내수 불확실성 여전’(SK증권) 등의 보고서가 쏟아진 이유다.

이남강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민간소비 추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에서 회복하지 못했고 고물가로 긴축이 이어지며 지지부진하다”며 “고물가·고금리로 누적된 피로도는 내수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둘째, 통계 착시를 감안해야 한다. 성장률 측정은 ‘전 분기 대비’가 기준이다. 예를 들어 수출 경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미 가파른 성장세를 탔다. 이 때문에 올해 1분기 성장 폭이 상대적으로 작게 보일 수 있었다. 반면 계속 침체기에 있었던 내수 경기는 조금만 올라도 크게 회복한 것처럼 보이는 식이다. 1분기에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인 건설투자가 대표적이다. 건설투자는 지난해 4분기 -4.5%였다가 올해 1분기 2.7%로 역성장을 탈출하며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 점은 정부도 인정한다. 한은 관계자는 ‘평년보다 온화한 겨울 날씨’와 ‘신형 휴대폰 출시 효과’를 요인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따뜻한 날씨 덕에 건설 현장 작업 진행이 활발해지고 외부 활동이 늘어 투자와 소비가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는 의미에서다.

민간소비도 불안하다. 지난해 계속 증가율이 낮았던 데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아직 1.1% 늘어난 정도라 민간소비가 완전히 회복 국면에 들어갔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이번 민간 소비 선전에는 해외 소비 분이 반영된 착시라는 의견도 있다.

게다가 또 다른 중요한 지표인 산업활동동향도 좋지 않다. 지난 3월 전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2.6(2020년=100)으로 지난 2월보다 2.1% 감소했다. 전 산업 생산이 감소세로 돌아선 건 지난해 10월 0.7% 감소 이후 5개월 만이다. 2020년 2월 3.2% 줄어든 이후 4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명순영 기자 사진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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