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지원체계 정비나선 서울시, 전문대 가치 제대로 반영해야

안충기 2024. 5. 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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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여자대학교 산학협력처·단장 신해웅교수

2025년부터 교육부의 대학 재정지원 권한이 광역지자체로 이양된다.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RISE(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 도입으로 산학협력, 직업·평생교육 분야의 재정지원 주체가 바뀌는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와 15년째 지속되는 등록금 동결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대학들은 RISE 체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교육부와 협약을 통해 산학협력(LINC 3.0) 재정지원 사업을 수행하던 대학들은 지원 지속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서울시도 RISE 본격 도입을 위한 기본 계획(안)을 수립하고 있다. 수립된 서울시 RISE 계획은 서울 소재 대학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보완되는 중이지만, 서울시의 현행 계획은 여러 관점에서 문제점을 드러낸다. 가장 큰 문제는 상위권 일반대 중심의 지원 계획으로, 전문대학의 역할과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첫째, 일반대와 전문대 지원의 불균형 문제가 심각하다. 현행 서울시 RISE 계획은 글로벌 및 미래산업 분야에 74%의 예산을 배정하여, 상위권 일반대 중심으로 설계되었다. 전문대 관련 사업 비중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작년 기준으로 전문대가 교육부 지원 사업에서 차지했던 실적 비중 22%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전문대학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 지역 특화 산업 인력 양성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서울시는 이를 무시하고 있다. 서울시 RISE 계획에서 전문대학에 적합한 사업 비중을 25% 수준으로 확대하여, 전문대학이 실질적으로 서울의 지역 혁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둘째, RISE 체계의 본래 목적인 지역·사회 혁신 지원이 미흡하다. 지방 소멸 위기 대응에 초점을 맞춘 RISE 체계의 근본 취지와 달리, 서울시 계획은 글로벌 미래산업 육성에만 집중되어 있다. 지역의 다양성을 살리고 사회 포용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등 지역·사회 혁신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이 부족하다. 경제 성장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의 다양한 문제 해결을 지원하도록 서울 RISE 계획을 보완해야 한다.

셋째, 일반대와 전문대가 조화롭게 협력하는 생태계 구축 노력이 부족하다. 서울시 RISE 계획은 일반대와 전문대의 차별적 가치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양자를 경쟁 구도로만 유도하고 있다. 일반대는 첨단 기술 연구·개발, 상위 계층 청년층 교육 및 첨단 산업 문제 해결에, 전문대는 실용 기술 보급·확산, 취약 계층과 신중년 교육 및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강점을 가진다. 일반대와 전문대가 서로의 강점을 활용하여 상호 보완적인 생태계를 구축해야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서울시는 RISE 체계를 통해 일반대와 전문대가 함께 지역 혁신을 선도할 수 있도록, 차별 없는 지원 및 협력 체계 구축에 힘써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서울시 RISE 계획은 전문대학의 역할과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도록 보완되어야 한다. 일반대와 전문대가 조화롭게 협력하여 서울시의 지역·사회 혁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서울시 RISE 계획을 보완해야 한다.

안충기 기자 newnew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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