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 똥물” “젤리가 할매맛”… ‘피식대학’ 지역비하 논란

최다희 2024. 5. 1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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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군 탐방기 영상 발언 논란
비판 확산에도 입장 발표 없어
식당 주인 “사과 바라지도 않아…영양, 사람 살기 좋은 곳”


318만명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이 경북 영양군을 여행하는 내용을 담은 영상에 지역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에 휩싸였다. 재미를 목적으로 한 농담이었다고 해도 지역과 주민들에 대한 무례함이 선을 넘었다는 비판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피식대학은 지난 11일 ‘경상도에서 가장 작은 도시 영양에 왔쓰유예’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엔 개그맨 정재형, 김민수, 이용주가 등장했다.

김민수는 영양버스정류장에 도착하자 ‘청기·상청·진보·입암’ 방면 표지판을 가르키며 “이런 지역 들어본 적 있냐. 여기 중국 아니냐”고 언급했다.

가장 논란이 된 건 음식 비하 발언이었다. 영양군에 유명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없다는 소식에 이들은 한 제과점에서 햄버거빵을 먹기로 했다. 멤버들은 “할머니가 해준 맛이다. 젊은 애들이 햄버거 먹고 싶은데 이걸로 대신 먹는 거다” 등의 이야기를 하며 햄버거를 먹었다.

식사가 끝날 무렵 정재형은 “이거 진짜 솔직히 말해도 돼? 서울 집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영양까지 와서 먹을 음식은 아니다”라고 했다. 김민수도 “부대찌개 같은 그런 느낌이다. 못 먹으니까 막 이래 (조합) 해서 먹는 거 아니야”라고 말했다.


이들은 영양의 한 백반집에도 방문했다. 도착하자마자 “메뉴가 솔직히 너무 특색이 없다” “메뉴는 의미 없고 주는 대로 먹어야 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 식사를 시작한 이들은 “이것만 매일 먹으면 햄버거가 얼마나 맛있을지, 아까 그 햄버거가 천상 꿀맛일 것”이라고 말하며 혹평했다.

식당을 나선 이들은 마트에서 특산품인 블루베리 젤리를 구매하기도 했다. 젤리를 맛본 이들은 “충격적이다” “블루베리 향이 하나도 안 나고 홍삼 향만 난다” “할매 맛이다. 내가 할머니 살을 뜯는 것 같다” 등의 발언을 했다.

이외에도 일행은 “인간적으로 너무 재미가 없다” “강이 위에서 볼 때는 예뻤는데 밑에서 보니까 똥물이다” “내가 공무원이면, 여기 발령받으면, 여기까지만 할게” 등 지역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 발언을 연신 내뱉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이들의 말과 행동이 ‘지역 비하’라고 비판했다. “수도권 사는 3인방이 시골에서 우월감 느끼는 콘텐츠냐” “지방직 공무원으로서 속상하다” “편집한 영상이 이 정도면 원본은 어떤 수준일지 알겠다” “웃음을 주는 말과 웃음거리로 삼는 말은 다르다” 등의 반응이 잇따랐다.

이들이 맛없다고 혹평한 제과점과 백반집의 가게 상호가 영상에 그대로 노출된 사실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네티즌들은 “가게 안에서 못하는 소리가 없더라” “별점 하나로 타격받는 사람들인데 300만 유튜버가 상호까지 나오는데 대놓고 (평가했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 법” “백반집 할머니가 만만해보여서 상호 공개한 것 같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특히 백반집 사장은 영업 시간이 끝났음에도 이들을 받아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백반집 사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젊은 사람들 손님으로 받았다가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언론사 취재부터 ‘괜찮냐’고 묻는 주변 연락까지 온다. 곳곳에서 전화가 빗발쳐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피식대학에게) 사과는 기대하지 않는다”며 “사과할 사람들이었으면 애초에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영양이 좋아 70년 넘게 이곳에서 살고 있다”며 “사람들이 영양이 살기 좋은 곳이란 점을 알아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해당 영상은 17일 오후 1시 현재 약 200만 조회수를 기록했고, 3만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영상이 공유되면서 비판이 일고 있으나, 피식대학 측은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피식대학은 구독자 318만여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피식쇼’ ‘나락퀴즈쇼’ ‘메이드 인 경상도’ 등의 웹예능을 제작하고 있다. 지난해 개최된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선 TV부문 예능 작품상을 수상하며 ‘백상을 수상한 최초 유튜브 콘텐츠’라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최다희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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