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전설' 박철우, 20년 프로 생활 끝내고 은퇴

윤현 2024. 5. 1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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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남자배구의 '살아있는 전설' 박철우(38)가 코트를 떠난다.

프로배구 V리그 한국전력의 박철우는 1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직접 은퇴를 발표하며 프로 선수 생활을 끝냈다.

박철우는 "선수로서 쓸모를 다하면 은퇴하고 싶습니다"라며 "2003년 10월 실업(배구)으로 와서 20년간 프로 생활을 하며 오지 않을 것만 같던 선수로서의 마지막 날이 아닌가 싶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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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선수 박철우 여기까지"... 소셜미디어에 은퇴 발표

[윤현 기자]

 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 박철우
ⓒ KOVO
  
한국 남자배구의 '살아있는 전설' 박철우(38)가 코트를 떠난다.

프로배구 V리그 한국전력의 박철우는 1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직접 은퇴를 발표하며 프로 선수 생활을 끝냈다.

박철우는 "선수로서 쓸모를 다하면 은퇴하고 싶습니다"라며 "2003년 10월 실업(배구)으로 와서 20년간 프로 생활을 하며 오지 않을 것만 같던 선수로서의 마지막 날이 아닌가 싶다"라고 썼다. 

남자부 최다 득점 1위... '토종의 자존심'

그는 "20년의 시간 동안 너무나 좋을 일들과 너무나 힘든 일을 겪으며 기쁨과 좌절의 시간도 있었지만 선수에 마지막에 와서는 그 모든 일들이 인생이고 나를 더욱더 단단히 해주었다고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호철 현 IBK기업은행 감독과 장인 신치용 전 삼성화재 감독을 비롯해 임도헌, 신진식, 장병철, 권영민 현 한국전력 감독 등 프로 생활을 하며 만난 지도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배구계에서는 이례적으로 고교 졸업 후 곧바로 현대캐피탈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박철우는 2005년 V리그 원년(2005년) 멤버다.

199cm의 큰 키로 타점 높은 스파이크를 때리고 왼손잡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프로배구를 대표하는 공격수가 됐다. 특히 외국인 선수가 주로 맡는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약하며 토종 공격수의 자존심을 지켰다.

총 564경기에 출전해 6623득점, 공격 성공률 52.13%를 기록하며 남자부 최다 득점 1위를 지키고 있다. 2위는 4122득점을 기록하고 있는 현대캐피탈의 문성민이다.

대표팀 코치 구타 폭로... 스포츠계 경종 울려 
 
 은퇴를 발표하는 박철우 소셜미디어 계정
ⓒ 박철우 인스타그램
   
현대캐피탈에서 2008-2009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박철우는 2010년 삼성화재로 이적하며 7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또한 국가대표로도 오랫동안 활약하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했다.

박철우의 선수 경력은 화려했으나 아픔도 있었다. 선수에게 치명적인 폐질환으로 고생했고, 2009년 아시아 남자배구 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의 이상렬 코치에게 구타를 당하기도 했다. 

박철우는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상처를 공개했다. 이상렬 코치는 무기한 제명이라는 중징계를 받고 대표팀에서 쫓겨났다. 박철우의 용기 있는 폭로는 당시 구타가 만연하던 스포츠계에 경각심을 던졌다. 

이상렬 코치는 2020년 KB손해보험 감독을 맡아 배구판으로 돌아왔으나, 박철우가 다시 비판에 나서자 여론의 거센 반발에 밀려 자진 사퇴하기도 했다. 

전성기를 보낸 삼성화재를 떠나 2020년 한국전력으로 이적한 박철우는 젊은 후배 선수 및 외국인 선수와의 경쟁에서 밀리자 체력 소모가 덜한 미들 블로커로 포지션을 변경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나 한국전력은 다음 시즌을 앞두고 세대교체에 돌입하며 박철우와 결별하기로 했고, 세월을 거스를 수 없는 박철우도 끝내 은퇴를 결심했다.

박철우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은퇴는 마지막이 아닌 더 나은 사람으로 발돋음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배워서 다시 배구코트에서 만나 뵐 거라고 약속하고 싶다"라며 "배구선수 박철우는 여기까지 하겠다"라고 글을 맺었다. 

박철우는 프로배구 중계 해설 위원으로 활동하며 경험을 쌓은 뒤 지도자로 코트에 돌아올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력은 은퇴식을 열어 박철우의 새출발을 축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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