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눈치 보는 당”…오세훈 ‘수직당정’ 문제 질타 [與 총선 참패 분석④]

임현범 2024. 5. 1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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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행보가 민심과 괴리돼 있을 때 과감히 지적해야”
“평소에 외연 확장을 위한 정책적 메시지 건네야”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22대 총선에서 참패했다. 108석을 확보하면서 개헌 저지선을 사수했지만, 21대 국회와 마찬가지로 여소야대가 유지되며 향후 어려운 국정 상황을 마주해야 한다.국민의힘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함과 동시에 총선 백서 TF를 가동했다. 총선 참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쇄신과 변화의 디딤돌로 삼겠다는 것이다. TF 차원의 총선 백서 편찬과는 별개로 여러 여권 인사들의 발언을 통해 이미 총선 참패의 진짜 이유가 언급되고 있다. 여권 주요 인사들의 발언을 통해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압도적인 패배를 마주할 수밖에 없었는지 심층 분석해 본다. (편집자 주)

오세훈 서울시장. 쿠키뉴스 자료사진

“당정 간 논쟁이 치열하게 붙고 협조할 건 협조해야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2대 총선의 패배 원인으로 ‘수직당정’과 ‘심판론의 한계’를 꼽았다. 해결책으로 국민의힘이 외연 확장을 해내고 보수를 결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민의힘은 22대 총선에서 참패해 개헌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108석을 얻었다.

오 시장은 지난 4일부터 총선 패배에 대한 문제점을 짚어나갔다. 그는 TV조선의 ‘강펀치 라이브’에 출연해 “이번 선거에서 간발의 차로 진 선거구가 많다. 결정적인 패착은 대통령에게 직언하는 당이 아니었다는 점”이라며 “대통령의 눈치를 보는 당이라는 인상이 마이너스 요소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 행보가 민심과 괴리돼 있을 때 과감히 지적할 수 있는 당 대표를 선출할 필요가 있다”며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분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대통령실의 민생토론회 시점과 당의 심판론 전략도 지적했다. 오 시장은 “대통령이 민생 토론을 많이 했지만 선거 직전 몇 개월에 집중됐다. 국민이 보기에 선거 전략처럼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이재명·조국 심판론을 꺼내 민주당의 ‘심판론’ 프레임에 말려들어갔다”고 질타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2년간 집권해 야당이 꺼낸 심판론이 더 세다”며 “정권 중반에 치러지는 선거에서 심판론으로 맞불을 놓는 것은 피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지난 9일 아랍에미리트(UAE) 콘레드 아부다비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2대 총선 패배를 벗어나기 위한 해결책으로 ‘외연확장’을 강조했다. 또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보수 정체성’ 회복안도 동의했다.

또 “외연 확장 방식으로 당을 운영하지 않으면 유권자들을 선거 직전에 나오는 당의 메시지로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평소에 정책 메시지를 국민에게 전달해야 한다. (22대 총선에서) 보수도 결집하지 못했고 외연 확장도 못 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당정관계는 총선 중에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받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 언급 등으로 두 차례의 갈등을 일으켰다.

유권자가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수도권 출마자 ‘당정관계·수도권 민심’ 지적

오 시장 측근 관계자는 총선 이후 수도권의 민심을 피부로 느낀 진단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16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누구나 느낄 수 있는 현실적인 본인의 생각을 말한 거 아닌가 싶다. 서울 시장으로서 피부로 느끼는 민심을 정확하게 말한 것”이라며 “영남 중심의 정당에서 느끼는 민심과 수도권의 민심은 너무나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정관계와 국정기조 변화는 당연하다. 오 시장의 성품상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당이 망가진 이유가 어디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대통령실의 거수기를 하면서 윤심을 받드는 모양새가 국민에게 상식적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의 심판을 받은 것”이라며 “수도권에서 선거를 치른 사람들은 문제점을 피부로 느꼈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에서 선거를 치른 여권 출마자도 오 시장의 문제 진단이 총선 선거운동 중 현장에서 느낀 점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선거운동 기간 현장 구민들과 대화에서 나온 지적을 고려하면 전면 쇄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거기간 수직적인 당정관계가 정책으로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 여당에게 악영향을 끼쳤다”며 “당정의 명확한 전략이 부족해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정책적인 장점이 없으니 이조 심판론을 꺼냈을 것이다. 여당이 심판론 프레임에서 야당을 이길 수는 없다”며 “이념 논쟁은 중도층을 포섭하는 데 역효과만 발생한다”고 선을 그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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