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탈모’ 원인질환… 효과적인 치료 위해서는?

전종보 기자 2024. 5. 1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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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 건강똑똑 <탈모 백과사전> 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탈모 진료 환자는 2022년 기준 24만명을 넘어섰다. 환자 수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며, 환자 연령대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 그만큼 조기 진단과 치료, 관리 또한 중요해졌다. 탈모가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진 않지만, 머리카락이 계속 빠지다보면 외적·심리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지난 9일 헬스조선 공식 유튜브와 네이버TV 채널에서는 건강똑똑 ‘탈모 백과사전’ 편이 공개됐다. 영상에 출연한 강남 맥스웰피부과 노윤우 대표원장은 탈모의 다양한 원인질환부터 증상, 치료법 등에 대해 설명했다. 영상은 헬스조선 공식 유튜브와 네이버TV 채널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헬스조선 유튜브 캡처
◇ 안드로겐성 탈모,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속도 늦출 수 있어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탈모는 특정 질환이 아닌, 모발에 생기는 문제를 총칭하는 ‘증상’이다. 탈모라는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 질환은 여러 가지다. ▲안드로겐성 탈모증 ▲원형탈모증 ▲휴지기 탈모증 등이 대표적이며, 이외에도 탈모를 유발하는 수많은 원인 질환들이 있다. 노윤우 원장은 “흔한 원인 질환인 안드로겐성 탈모증, 원형탈모증, 휴지기 탈모증 정도는 알고 있는 것이 좋다”며 “다만 모든 원인 질환을 환자 스스로 구분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탈모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의사에게 진단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안드로겐성 탈모증은 유전적 탈모 질환이다. 많은 사람들이 남성만 안드로겐성 탈모증이 유전된다고 알고 있지만, 여성 역시 남성과 마찬가지로 유전될 수 있다. 남성들의 안드로겐성 탈모증을 ‘남성형 탈모증’, 여성들의 안드로겐성 탈모증을 ‘여성형 탈모증’이라고 부른다. 여성의 경우 남성과 달리 정수리 모발이 점점 가늘어지다가 없어지는 형태로 진행된다.

안드로겐성 탈모증은 상염색체 우성 패턴으로 유전된다고 알려졌다. 성별 관계없이 부모 중 한 명만 유전인자가 있어도 아들, 딸 모두에게 유전된다는 뜻이다. 다만 유전만으로 탈모 발생 시기와 진행 정도 등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며, 후천적 생활습관, 환경 등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실제 일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유전자가 똑같은 일란성 쌍둥이는 부모로부터 받은 탈모 유전가 같음에도 탈모 진행 형태가 다른 경우가 많았고, 나이가 들수록 그 차이가 확연해졌다. 같은 맥락에서 탈모 유전인자가 있어도 탈모 진행에 영향을 주는 후천적 요인들을 주의하면 탈모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노 원장은 “스트레스가 적은 환경을 조성하고 규칙적인 수면패턴을 유지하는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가진다면 탈모 유전인자를 받았어도 탈모를 최대한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헬스조선 유튜브 캡처
◇모발 이식 후에도 꾸준한 병원 진료, 약 복용 필수
안드로겐성 탈모증은 고혈압, 당뇨병처럼 한 번 시작되면 평생에 걸쳐 진행되는 만성질환이다. 꾸준히 치료·관리해야 탈모가 진행되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병원 진료를 받으면서 경구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다. 남성은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 성분 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탈모 진행을 90% 가까이 막을 수 있고, 여성의 경우 한 가지 약물로 탈모 진행을 90%까지 막을 수는 없으나 여러 약을 환자 상태에 맞게 복용하면 남성과 비슷한 수준의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이미 탈모가 많이 진행돼 약물만으로 회복이 어려울 때는 모발이식이라는 수술적 방법을 고려하기도 한다. 모발이식 수술은 현재 모발이 없어진 두피 부위에 모발을 채워주는 치료로, 탈모가 진행되는 것을 치료하는 건 아니다. 이식한 모발은 영구적으로 유지되지만 수술하지 않은 나머지 모발들은 계속 빠지므로, 수술 후에도 탈모 진행을 막는 약물을 계속 복용해야 한다. 노윤우 원장은 “탈모를 촉진하는 성분인 DHT 합성을 감소시키고 모발 고정력을 증가시키는 병의원용 헤어 케어 제품을 처방받아 쓰는 것이 좋다”며 “쉐딩 현상이 없고 치료제와 병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검증된 제품을 사용하면 모발·두피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헬스조선 유튜브 캡처
◇원형탈모는 자가면역질환… 스트레스 잘 해소해야
또 다른 탈모 원인질환인 원형탈모증은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이다. 면역세포가 모낭을 공격해 모발이 빠지는 것으로, 머리털 뿐 아니라 눈썹, 수염 같은 다른 부위에 있는 털도 빠질 수 있다. 보통 동전 모양으로 모발이 빠지기 때문에 탈모 모양을 보면 쉽게 진단 가능하지만, 면역세포가 모낭을 공격하는 형태에 따라서는 동전이 아닌 다른 모양을 띨 수도 있다. 모양이 애매한 경우 모낭이 포함된 조직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잘못된 면역반응으로 인해 생긴 문제인 만큼 주로 면역을 억제하는 치료를 진행한다.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약물이 스테로이드이다. 스테로이드를 병변 부위에 주사하거나 바르고,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 장기간 사용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원형탈모증을 치료할 때는 부작용 여부를 꾸준히 관찰하면서 치료해야 한다. 노 원장은 “스테로이드를 주사하면 피부 함몰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복용하는 경우에는 위궤양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일시적으로 혈압이나 당뇨가 동반되는가 하면, 장기 복용하는 환자는 골다공증을 겪기도 한다”고 했다.

심하지 않은 원형탈모증은 치료가 잘 되는 편이다. 특별한 치료 없이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도 있고, 주사를 몇 번 맞은 뒤 완치되는 경우도 많다. 반면 심한 원형탈모증은 치료가 매우 어려울 수 있다. 재발하거나 습관성으로 자주 반복될 위험 또한 높아 치료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원형탈모증 역시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이다. 유전적인 소인도 있지만 안드로겐성 탈모증과는 상관없는 유전이다. 부모·형제 같은 가까운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원형탈모증이 있을 경우 원형탈모증이 생길 확률이 10~42%에 달한다. 노윤우 원장은 “취미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잘 해소해야 한다”며 “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단으로 면역을 관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헬스조선 유튜브 캡처
◇휴지기 탈모, 치료 없이 회복 가능… “정확한 진단이 가장 중요”
모발은 한 달에 약 1cm씩 자란다. 계속해서 자라는 것이 아니며, 일정 기간 자라면 성장을 멈춘다. 자라고 있는 모발을 ‘생장기 모발’, 성장을 멈춘 모발을 ‘휴지기 모발’이라고 한다. 휴지기 탈모증이 있으면 휴지기 모발이 증가하면서 머리가 많이 빠지는 증상을 보인다.

모발의 생장기는 2~8년이며, 정확한 기간은 몸 상태에 따라 다르다. 몸 상태가 좋으면 8년까지 길어질 수 있고, 심한 스트레스나 무리한 다이어트 등으로 인해 몸 상태가 나빠지면 2~3년까지 짧아지기도 한다. 생장기가 짧아질 경우 성장을 빨리 멈추고 휴지기로 넘어가는 모발이 많아져서 휴지기 탈모증이 생긴다. 생장기 기간이 짧아져 휴지기 모발이 25%를 넘어서면 휴지기 탈모증으로 진단한다. 노윤우 원장은 “휴지기 모발이 많이 늘어나는 시기와 실제 모발이 많이 빠지는 시기에 시간적 차이가 있다”며 “예를 들어 환자가 한 달 전부터 머리가 많이 빠졌어도, 상담해보면 대부분 4개월 전 쯤 스트레스, 다이어트 등 생장기가 짧아지고 휴지기 모발이 많이 늘어날만한 원인이 있었다”고 했다.

휴지기 탈모증은 안드로겐성 탈모증이나 원형탈모증과 달리 특정한 모양으로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고 골고루 빠진다. 탈모 기간이 길어져도 빠진 모발들이 새로 나기 때문에 빠지는 양에 비해 모발이 갑자기 많이 비어 보이진 않는다. 정신적인 스트레스, 심한 다이어트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수술을 받거나 약물을 복용한 후에 생기는 경우도 있다. 여성들이 출산 후 머리가 많이 빠지는 것도 일종의 휴지기 탈모증이다. 심하지 않으면 치료 없이도 잘 회복되지만, 오래 지속·악화되는 경우엔 모발 영양제를 복용하거나 두피에 성장인자를 주사해 생장기를 늘려줄 필요가 있다. 노 원장은 “탈모는 많은 사람들이 겪는 증상이고 다양한 원인이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진단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치료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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