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는 고독을 받아쓰기로 했다 [신간]

정다운 매경이코노미 기자(jeongdw@mk.co.kr) 2024. 5. 1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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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변곡점에서 필사하는 동서고금 명문장
허연 지음/ 생각정거장/ 1만8000원
중년기에 다다르면 고독은 새로운 의미를 지니기 시작한다. 이때 우리는 자주 혼자 머물며 지난날들을 돌이켜보게 된다. 친구들과의 만남은 줄어들고 가족과의 교류도 적어진다. 고독은 갑작스럽게 몰아치는 폭풍처럼 또는 서서히 밀려오는 파도처럼 우리 삶에 스며든다. 누구나 인생의 중년을 지나면서 겪게 되는 일이다. 타인에게서 위안을 구하려 해도 결국 다른 형태의 아픔을 마주한다. 결국 우리는 타인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이렇듯 인생은 근본적으로 외로운 여정이며 인간에게 고독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시인 허연은 ‘고독력’이란 그런 고독을 견디고 이겨내는 힘이며, 마흔이 돼서야 비로소 그 힘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고 말한다. 고독력은 단순히 혼자 있는 것을 견디는 능력이 아니다. 자신의 내면과 깊이 대화를 나누고 자신만의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특히 마흔의 고독력은 ‘완숙한 삶’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성장동력이다. 그런 의미에서 고독은 그 자체로 슬픈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책은 저자가 매일경제에 연재했던 칼럼 ‘책과 지성’을 모아 만들었다. 홀로서기를 시작하는 이 시대 마흔들에게 단순한 위로를 넘어 스스로 성찰과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 쓰였다. 책에는 괴테, 쇼펜하우어, 교황 프란치스코 등 현자들의 명언과 문학, 철학, 종교,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잘 혼자였던, 이른바 ‘고독의 고수’들이 깨달은 홀로서기의 의미를 들여다본다. 독자는 ‘고통과 평온함’ ‘품격 있는 삶’ ‘죽음에 대한 이해’와 같은 깊이 있는 주제를 통해 삶의 여러 면모를 발견하고 작가가 선별한 문구들을 직접 필사하며 내면화해볼 수도 있다.

책에서 저자는 가장 완전한 인간은 고독할 줄 아는 인간이라고 강조한다. ‘혼자와 함께 혼자여야 한다’는 유명한 아포리즘처럼. 고독은 우리에게 초월을 가져다준다. 집단 속에서 자신의 좌표를 찾는 사람들은 그 좌표를 잃지만, ‘잘 혼자인 사람’은 스스로가 곧 좌표라는 것. 저자는 “잘 혼자인 사람만이 스스로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0호 (2024.05.22~2024.05.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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