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쇼크’ 건설업계, 제로에너지 의무화 난색

조유정 2024. 5. 17.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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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급등으로 분양가가 천정부지 치솟는 가운데 내년 도입되는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제도가 분양가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16일 "제로에너지 도입은 건물을 더 좋게 만드는 것"이라며 "냉난방 에너지, 열 관리율 등 성능을 좋게 만드는 것으로 공사비와 분양가 인상은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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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2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송파구와 강남구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곽경근 대기자 

공사비 급등으로 분양가가 천정부지 치솟는 가운데 내년 도입되는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제도가 분양가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30만가구 이상 민간 아파트에 ‘제로 에너지 건축물 인증’이 의무화된다.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은 건축물에 필요한 에너지 부하를 최소화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 소요량을 최소화하는 녹색건축물을 대상으로 에너지 자립률에 따라 1~5등급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다.

쟁점은 공사비 인상이다. 국토교통부는 제로에너지 건축물 성능 강화에 따라 가구당 약 130만원(전용 84㎡ 기준)의 건축 비용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업계는 최소 293만원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업계와 국토부 예상치는 2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대한건축학회에서는 제로에너지 건축물은 5등급 충족 기준으로 공사비가 기존 대비 26~35% 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공사비 인상으로 인해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3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54.8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2021년 3월 126.14, 2022년 3월 143.74, 2023년 3월 151.22 등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는 제로 에너지 도입으로 인한 추가 공사비 인상을 우려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 관계자는 “에너지 소비 등 주택에도 친환경적인 방향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도 “공사비 인상이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에도 공사비가 많이 올랐다”라며 “친환경 정책과 함께 공사비 인상에 대한 방안도 함께 고민돼야 업계에서도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사비 인상은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날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4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민간아파트의 최근 1년간 ㎡당 평균 분양가격(공급면적 기준)은 568만3000원으로 전월보다 0.89% 상승했다. 지난해 동월 대비 17.33% 급상승했다. 특히 서울의 ㎡당 평균 분양가격은 1177만원으로 전월보다 2.36%,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26.75% 올랐다. 3.3㎡로 환산하면 평균 분양가격은 3890만9000원을 기록했다. 

공사비 인상, 미분양 증가 등 부동산 시장 불황으로 건설업계는 주택 수주를 줄이고 있다. 지난 13일 대한건설협회가 발간한 국내건설경제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건설사들의 주거용 건축(주택) 수주액은 총 10조9592억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수치는 신규 주택 사업과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수주액을 포함한 것이다. 특히 분기 기준 주택 수주액이 11조원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4년 2분기(10조4016억원) 이후 약 10년 만이며 1분기 기준으로 봐도 10년 만에 최저치다.

전문가는 제로 에너지 건축물 도입으로 인해 주택 수주 기피가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분양가 상승과 시공능력이 부족한 중소 건설사의 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진단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16일 “제로에너지 도입은 건물을 더 좋게 만드는 것”이라며 “냉난방 에너지, 열 관리율 등 성능을 좋게 만드는 것으로 공사비와 분양가 인상은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대형 건설사들은 공사비를 더 받고 공사를 하면 되지만 사업성이 떨어지는 건설사들은 정리되는 등 위기가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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