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효자상품' 떠오른 모임통장…소비자도 은행도 '윈윈'

이세미 2024. 5. 17.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대 금리에 생활비 관리까지 'OK'
조달 비용↓ 충성 고객↑ '일석이조'
케이뱅크(왼쪽부터)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전경. ⓒ각 사

동호회나 동창회는 물론 친구들 사이에 각종 회비를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모임통장이 인터넷전문은행들의 효자 상품으로 등극했다. 캐시백과 이자 등 혜택은 물론 다양한 서비스까지 누릴 수 있어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는 분위기다.

인터넷은행들로서도 큰 이자 부담 없이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과 함께 윈윈하며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는 모습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요구불예금 잔액은 30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4조원 가량 늘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7조2000억원 증가했다.

요구불예금은 수시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을 의미한다. 금리는 거의 0%에 가깝지만 언제든지 돈을 입·출금할수 있어 통상 월급 통장으로 많이 쓰인다. 수시입출금에는 보통예금·급여통장, 파킹통장 등이 포함된다.

카카오뱅크의 요구불예금이 늘어난 배경에는 모임통장이 자리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모임통장 잔액은 7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8000억원 늘었다. 모임통장 사용자는 올해 신규 고객 72만명 중 31만명에 달했다. 카카오뱅크의 모임통장 총 가입자 수는 1000만명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는 이미 모임통장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모임통장 전용 체크카드를 출시하고 캐시백 프로모션 등 다양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후발주자로 나선 토스뱅크도 모임통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토스뱅크는 지난달 모임통장 기능을 업그레이드해 소비 탭 관리와 게시판 기능을 더했다. 모임비 사용처를 22개의 카테고리로 지정할 수 있어 세분화된 지출 관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특히 매달 나가는 비용을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자동납부·이체 기능을 더해 눈길을 끌었다. 카드값, 통신비 등 매달 나가는 돈 관리를 편리하게 만든 것이다. 주 타깃은 부부나 커플로, 생활비 관리가 용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상품 가입자의 약 50%가 모임통장을 커플통장 목적으로 사용하는 까닭이다.

특토스뱅크 모임통장은 연 2% 이자와 결제·관리 부분에 역점을 뒀다. 기존 토스뱅크 통장과 같은 기본금리 연 2% 금리 혜택을 제공하며, 매일 이자받기 버튼을 눌러 이자를 받도록 한 것이다. 연 2%의 이자 외에도 외식·놀이·장보기 등에서 카드 이용시 캐시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케이뱅크도 금리 경쟁력을 바탕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8월 출시된 케뱅의 모임통장은 300만원까지 연 2% 금리가 적용된다. 모임비 플러스 서비스의 경우 모임원이 많아질수록 금리혜택이 늘어나는 구조로, 기본금리 연 2%에 전체 목표금액 달성시 연 3%, 성공한 인원 1명이 추가될 때마다 연 0.5%의 우대금리가 더해진다. 목표액은 최대 1000만원까지 설정할 수 있다.

인터넷은행들이 모임통장에 힘을 쏟는 이유는 모임통장이 낮은 비용 대비 자금 조달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예금자에게 줄 이자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공짜 예금인 셈이다.

인터넷은행 3사의 모임통장의 금리는 연 0.1~2% 사이로 일반 정기 예·적금, 파킹통장에 비해 낮다. 모임원들이 함께 이용하기 때문에 고객의 충성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카카오뱅크의 낮은 조달비용은 대환대출 시장에서 금리 경쟁력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8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효율적인 수신 구조를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대환상품을 운영하고 있다”며 “주택담보대출 및 전월세보증금대출 대출이동제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인터넷은행뿐만 아니라 시중은행과 저축은행들도 모임통장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간 인터넷은행들이 모임통장을 주도해온 만큼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인터넷은행이 모임통장을 주도하는 등 영리하게 운영해 왔다”며 “시중은행들이 후발주자로 모임통장에 주력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인터넷은행들과의 경쟁력에서 뒤처지고 있다”며 “향후 금리 경쟁은 물론 서비스 고도화 등 고객 편의를 위한 작업이 계속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