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이라는 숲에서 길을 잃은 당신에게

2024. 5. 17.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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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때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했습니다.

그런데 신학이라는 거대한 숲에서 길을 헤매며 비슷한 고민을 하는 신학생과 목회자, 성도가 생각보다 꽤 많았습니다.

그래서 신학이라는 숲에서 길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릅니다.

신학이라는 숲에서 길을 헤매고 있을 때 어느 정도 나침반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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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슬기로운 신학 독서(켄트 아일러스 지음, 크리스 코엘 그림, 정은찬 옮김/IVP)


신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때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했습니다. 하나님 말씀을 배운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었지만 동시에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됐습니다. 염려는 곧 현실이 됐습니다. 신학생이 됐지만 신학책을 읽어 본 적도, 관련 글을 써 본 적도 없었습니다. 연장도 없이 손으로 땅굴을 파는 것 같은 기분이었지요. 저만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신학이라는 거대한 숲에서 길을 헤매며 비슷한 고민을 하는 신학생과 목회자, 성도가 생각보다 꽤 많았습니다.

신학의 세계에서 살아가려면 이에 맞는 연장이 필요합니다. 낫이 아닌 드라이버로 벼를 수확할 순 없는 노릇입니다. 그런데 이 불가능한 일을 우리가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신학을 공부하려면 어떤 연장이 필요할까요. 가장 기본적인 연장은 올바른 신학 독서 방법과 신학적 글쓰기, 신학이 무엇인지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책에는 이 세 가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특별히 슬기로운 신학 독서에 집중하면서 나머지 부분도 다룹니다. 책이 신학 공부에 어울리는 꽤 괜찮은 연장을 갖출 수 있게 도와준다는 말입니다.

저자 켄트 아일러스는 단순히 신학 독서 요령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올바르고 지혜롭게 신학책을 읽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말합니다. 신학 공부를 하다 보면 요령부터 배우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책을 빨리 읽고 대충 소화해서 그럴듯한 과제를 제출하거나 신학 지식을 뽐내는 요령 같은 것 말이죠. 이런 요령으로 책을 읽으면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도 정확히 모릅니다. 읽은 게 내 것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저자는 신학책의 본질과 신학 독서의 근본 의미부터 시작해 다양한 신학적 글에 따른 읽기 방식에 이르기까지 친절히 설명합니다. ‘신학책’이라는 장르에 어울리는 지혜로운 독서 방법을 제안하면서 말이지요.

특별히 그는 ‘머물기 위한 신학 독서’를 제안합니다. 책을 건축물이라 상상하고 그 안에 머무는 독서를 해 보라고 권합니다. 그러면 온전히 저자가 만든 공간을 체험하면서 저자처럼 느끼고 생각하며 바라볼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저자가 만든 공간에 침투해 보물을 탈취하는 데 익숙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신학 지식을 쌓아 왔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신학이라는 숲에서 길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릅니다. 신학이라는 숲에서 길을 헤매고 있을 때 어느 정도 나침반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책입니다. 이 책으로 저처럼 숲에서 방황하는 시간이 길지 않길 바랍니다.

정은찬 교수(장로회신학대 신약학·번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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