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차이 “오픈AI와 경쟁? 다른 기업 혁신 보는 건 좋은 일”

홍상지 2024. 5. 17.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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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AI 에이전트 경쟁


15일(현지시간) 열린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순다 피차이 CEO(왼쪽 첫째). 홍상지 기자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I/O)를 하루 앞둔 지난 13일(현지시간) 오픈AI는 음성 비서 ‘GPT-4o’(포오)를 내놨다. 스포트라이트는 자연스럽게 오픈AI에 먼저 돌아갔다. 구글 I/O는 구글이 기술력과 방향성을 전 세계에 공개하는 연중 최대 규모 행사. 하지만 I/O에서 구글이 밝힌 기술 하나하나는 오픈AI의 기술과 비교 대상이 됐다. 현장 참가자 사이에서도 ‘구글 대 오픈AI’는 주요 대화 주제 중 하나였다.

I/O 두 번째 날인 15일(현지시간) 순다 피차이 구글 CEO가 이 일에 대해 처음 입을 열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구글 사옥에서 글로벌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였다.

“우리는 계속 발전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에는 항상 작은 순간들이 있죠”

피차이 CEO는 오픈AI의 GPT-4o 발표와 관련해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게 이렇게 답변을 대신했다. 그는 “다른 기업 혁신을 보는 건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우린 혁신에 의해 분열되기도 하지만, 혁신은 우리 모두가 더 잘할 수 있도록 밀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구글은 14일 인간처럼 보고, 듣고, 배울 수 있는 범용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개발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아스트라’(Project Astra)를 공개했다. 사용자가 묻는 말에 시간차 없이 바로바로 정확한 음성 답변을 내놓는 AI 데모 영상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음 날 아스트라 체험 세션 현장은 다른 어떤 세션보다 사람이 몰렸다. 30분 정도 기다린 뒤 짧게 체험해 본 아스트라의 반응 속도는 상당히 빨랐다. 즉석에서 게 모양의 소품을 골라 카메라로 보여주며 “이게 뭐야?”라고 음성으로 묻자 바로 “네가 게를 들고 있는 것처럼 보여”라는 음성 답변이 돌아왔다. 화면에 그림을 그려가며 AI와 일종의 ‘스무고개’ 놀이도 할 수 있었다. AI는 사용자가 그리는 그림에 “혹시 사과 아니야?” “딸기인가?” 스스로 추측하며 문제를 맞췄다. 아직 한국말은 못했다. 구글은 아스트라 프로젝트의 일부 기능을 연내 구글 제품에 탑재할 예정이다.

전날인 13일(현지시간) 오픈AI가 온라인 라이브로 시연한 GPT-4o도 실시간 음성 대화가 가능한 AI다. 시연자가 스마트폰 카메라로 종이를 비춘 뒤 ‘3X+1=4’라는 방정식을 쓰자 GPT-4o는 이를 지켜본 뒤 X값을 구하는 방법을 단계별로 알려줬다. 종이에 ‘나는 GPT를 사랑한다’는 문장을 쓰자 “너무나 감동적이야. 고마워”라고 답했다. 영어·한국어 등 50개 언어에 대한 실시간 통역 기능을 갖춘 GPT-4o의 응답 시간은 평균 320밀리초(ms·1000분의 1초). 인간의 응답 속도와 유사하다. 오픈AI는 핵심 기능인 음성 대화 기능을 수주 내 챗GPT에 도입할 계획이다.

구글과 오픈AI, 두 글로벌 빅테크가 쏘아 올린 ‘AI 에이전트’ 경쟁은 해당 기술을 더 가속화 할 전망이다. 영화 ‘그녀(her)’의 남자 주인공처럼 고도로 발전한 AI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일이 현실화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15일 열린 I/O 글로벌 기자 간담회에서도 ‘사람이 앞으로 AI와 사랑에 빠지는 일이 생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나왔다. 피차이 CEO는 “나는 내 아내를 사랑한다”며 농담을 던진 뒤 “모든 기술은 긍정적·부정적 측면이 양쪽 다 있기에 누군가는 AI 에이전트와 깊은 관계를 맺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책임감 있게 기술에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운틴뷰=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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