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잠행 끝낸 김건희, '로타 인연' 캄보디아 정상 방한이 계기 [정국 기상대]

김수현 2024. 5. 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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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일만 공개행보 시작점으로 '캄보디아 총리 오찬' 왜?
'캄보디아 심장병 환우'에 각별한 애정, 캄보디아 총리도 언급
줄줄이 외교 일정 예정된 윤 대통령…'제2의 동력' 확보 효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부인 뺏 짠모니 여사와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환담 후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16일 한국-캄보디아 정상회담에 모습을 드러냈다. 여사가 공식 행보를 다시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과 함께 네덜란드를 순방한 이후 다섯 달 만이다. 정상외교에서의 '배우자 역할'과 캄보디아 소년 '로타'와의 인연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순방 이후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이 불거지자 잠행을 이어왔다. 지난 2월 고(故) 유재국 경위 순직 4주기 당시에는 물밑에서 유가족에게 추모 편지와 과일 바구니를 선물했고, 같은 달 관저에서 열린 넷플릭스 최고경영자 오찬 자리에 참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정도였다.

총선 때도 비공개 사전투표를 했으며, 루마니아 대통령이 부부 동반으로 방한했을 때도 루마니아 대통령 배우자와 비공개 일정만 소화했다. 지난해 참석했던 어린이날 공개 일정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8년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에도 참석을 검토하다 직전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김 여사가 캄보디아 총리 방한을 계기로 공식 행보를 다시 시작했다. 안방에서 해외 정상을 맞으며 '외교전'을 소화하고 있는 대통령을 위한 '내조 외교'와 캄보디아 소년 로타 군과의 인연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어린 시절부터 심장병을 앓았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후속 치료를 받지 못했던 캄보디아 소년 옥 로타 군은 지난 2022년 11월 김 여사와 인연을 맺었다.

김 여사는 동남아 순방 당시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인 앙두엉 병원과 헤브론 의료원을 방문했다가 로타 군이 수술을 받은 뒤에도 예후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튿날 정상 배우자 공식 프로그램 참여 계획을 취소하며 로타 군의 집을 찾았다.

이후 해당 사연이 알려지면서 로타에게 도움의 손길이 닿았고, 로타는 같은 해 12월 한국으로 이송돼 수술과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김 여사는 한국에서 로타 군이 수술을 받고 입원하는 동안 병원을 찾고 회복된 뒤 용산 대통령실까지 초청해 축하 자리를 만드는 등 꾸준히 로타 군을 지원해왔다. 이날 캄보디아 총리 내외와의 오찬을 공개행보 시작점으로 삼은 것도 로타와의 인연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캄보디아 소년 로타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정상외교 배우자 역할을 고려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의료개혁 문제와 총선 여파 등으로 국내서 해외 정상을 맞으며 외교전에 나서고 있다. 루마니아·앙골라 대통령에 이어 오는 26~27일 한·중·일 정상회의도 서울에서 여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 중이다.

다음 달 4~5일에는 서울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중순에는 스위스에서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다. 오는 7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도 기다리고 있다.

김 여사가 앞으로 열리게 될 외교 행사에 정상 배우자로서 임무를 수행하면 윤 대통령은 각종 외교 일정에 부담을 덜고 또 다른 동력을 확보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이날 진행된 정상회담에서도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는 양국 간 주요 교류 사례로 김 여사의 심장병 환아 수술을 꼽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에서도 이러한 사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김 여사 공식 오찬 참석 배경을 묻는 말에 "김 여사는 지난 4월 23일 루마니아 회담에서도, 4월 30일 앙골라 대통령 방한 회담에서도 배우자 간의 친교 환담을 가졌다"며 "오늘도 똑같이 캄보디아 여사 측과 행사를 가졌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영부인 리스크 대응이 필수가 된 만큼 향후 행보에도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여권 관계자는 "김 여사의 외교적 역할과 전문 분야를 살려 실력을 인정받을 기회 또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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