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美·동맹국, 북한 상대 군사적 위협 반대"

美·서유럽 등 서방세계 주도 체제 반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미국과 동맹국들이 북한을 상대로 군사적 도발 행동'을 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 "북한과의 대결을 고조시켜 한반도 무력 분쟁과 긴장 고조를 낳을 수 있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의한 군사적 위협(military intimidation) 행동에 반대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한 국제사회가 중국·러시아가 주장하는 '한반도 문제 건설적 이니셔티브'를 지지해야 한다는 입장도 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과 공동성명은 양국 수교 75주년을 기념해 푸틴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하면서 성사됐다.

아울러 공동성명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파괴적 정책과 보조를 맞추는 미국 인태 전략의 지역 평화·안정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에 주목한다"고도 주장했다. 미국 주도 세계 질서에 반대하는 양국 정상은 공동기자회견에서도 국제사회의 다극화 회복을 주장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에 관해선 "양국은 적대 행위의 장기화와 분쟁의 추가 고조에 기여하는 어떠한 조치도 중단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통제 불가능한 국면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하는 최선의 형태로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썼다.

또한 "양국은 우크라이나 위기의 지속 가능한 해결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근본 원인들을 제거하고, '안보 불가분의 원칙'을 고수하며, 모든 국가의 정당한 안보 이익과 우려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고 언급했다.

안보 불가분의 원칙은 일국의 안보를 위해 타국의 안보를 희생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나토의 개입에 반대하는 러시아의 입장에 중국이 동의한다는 취지다. 공동성명에는 "러시아와 중국은 지속해서 군사 분야 신뢰와 협력을 강화하고, 합동 훈련과 군사 훈련의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